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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동도의 욕심쟁이 마을
김현정 지음 / 한림출판사 / 2025년 1월
평점 :
인천 마을설화를 바탕으로 한 그림책,
김현정 글/그림의 <교동도의 욕심쟁이 마을>을 보여드릴게요.

강화군 옛 교동도'정주'라는 마을에서 벌어진 이야기인데요.
왜 욕심쟁이 마을이라고 말하는 걸까요?
표지를 보면 물바다에서 곤란해 하는 사람들이 나옵니다.
이들이 욕심쟁이 마을 사람들일까요?
아이와 궁금증을 안고 책을 펼쳐봅니다.
갯벌에 가고싶은 남매가 있습니다.
바닷물이 빠질때를 기다릴 때까지 할머니가 인천 마을의 옛이야기를 하나 해 줍니다.
이때,
'덜커덩... 쩔그렁...'
이건 무슨 소리일까요?

먼 옛날 여기 교동도 바닷가 근처에는 '정주'라는 아름다운 마을이 있었습니다.
정주 마을은 이웃 마을보다 땅이 기름지고 농사도 잘 되어서 마음 사람들이 모두 풍요롭게 살 수 있었고, 부자가 되었죠.
그래서 집도 화려하게, 다리도 일반 나무나 돌 다리도 아닌 청동다리를 지었습니다.
이 청동다리에 달린 장식품이 부딪치는 '덜커덩, 쩔그렁' 소리가 엄청 크게 들려서 이웃 마을 사람들은 괴로워하기도 했지요.
한편 부자가 된 정주 마을 사람들은 인심도 고약했나봐요.
가난한 사람에게 먹을 것을 나누어 준적도 없고
더 나아가 시주하는 스님에게도 욕설을 해서 쫓아내기도 했지요.

스님은 마을을 떠나며 말합니다.
"당신들이 여태까지 잘산 것이 누구의 덕이었는데, 두고 봅시다."
그리고 며칠 수 정주 마을 사람들은 저 멀리 검은 구름이 마을 쪽으로 빠르게 몰려오고 있는 것을 봅니다.
'우르르 쾅, 우르르 쾅쾅'
정주 마을은 어떻게 될까요?

옛날에는 찰떡이 명절이나 결혼 등 귀한 날에 만들어 먹는 귀한 음식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정주 마을 사람들은 불씨에 군밤을 구워먹을 때 누름돌 대신 찰떡으로 누르고,
탄 찰떡은 '휙~' 버리는, 사치스러운 생활을 누렸지요.
게다가 그 탄 찰떡이라도 주워먹으려는 배고픈 사람이 생기면,
못 먹게 하려고 담뱃재를 뿌리는 등 고약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홍수로 집을 잃게 되지요.
엄마 : "정주 마을 사람들은 왜 집을 잃어 버린거야?"
아이 : "욕심부려서, 나누어 주어야 하는데!"
엄마 : "맞아, 욕심 부려서 마을이 물에 잠겼나봐. 만약 정주 마을 사람들이 가난한 사람이나 스님에게 먹을 걸 나누어 줬으면 이런일이 안 생겼을까?"
아이 : "안 생겼을거야."
엄마 : "맞아, 엄마도 그럴거 같아. 만일 배고픈 사람이 보이면 너도 나누어 줄거야?"
아이 : "응!"
엄마 : "오 진짜? 대단한데? 얼마큼?"
아이 : "(크게)요만큼, 아니아니 (작게) 요만큼!"
엄마 : "서로 사이좋게 반씩 나누어 주면 되지~"
아이 : "응, (반만) 요만큼!"
아이와 저는 욕심을 부리지 말자는 교훈을 얻었네요.
그런데 스님이 마지막에 '당신들이 여태까지 잘산 것이 누구의 덕이었는데, 두고 봅시다.'라고 하는 말이 저는 자꾸 머릿속에서 멤돕니다.
과연 누구의 덕일까요?
본인들이 일군 노력?
(정주 마을 사람들도 부자가 되기 전에 열심히 농사 짓고 일하긴 했으니깐요.)
아님 자연?
똑같이 농사를 일구어도 풍요로운 자연의 도움이 없었다면 풍년이지도 못할거에요.
정주 마을 사람들이 자연에 감사하고,
그 은덕을 부처님(글에서는 스님이 나오니깐 일단 부처님이라고 했습니다)에게 기리고,
주변 이웃에게 나눔을 베풀었다면,
정주 마을은 지금도 존재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지나친 욕심으로 물에 잠기된 정주 마을...
오늘날에는 썰물 때가 되면 교동도 갯벌에서 '덜커덩... 쩔그렁...'청동 다리 소리가 난다고 하네요.
혹시 교동도 갯벌에 가게 된다면, 정말 '덜커덩... 쩔그렁...' 소리가 들리는지 귀 기울여봐야겠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