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누가 내 생각을 움직이는가 - 일상을 지배하는 교묘한 선택의 함정들
노리나 허츠 지음, 이은경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1. 책의 내용
세계적인 경제학자이자 <가디언>이 선정한 ‘영국 최고의 지성’으로 꼽히는 노리나 허츠의 저서이다. “방금 그 선택은 과연 당신의 ‘생각’인가?”라는 질문을 책 표지에서 당당히 던지면서 시작하는 ‘누가 내 생각을 움직이는가’는 우리가 하는 이 생각이 과연 우리가 한 생각인지, 어떤 것들에 의해 그렇게 생각되도록 이끌어진 것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한다. 우리의 생각을 앞서가는 데이터 홍수의 시대에서 우리가 어떻게 생각해야 하고, 결정을 내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2. 느낀 점
책에 대한 나의 느낌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각 섹션마다 나를 생각에 잠기게 하는 책.’
나는 얼마나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고, 전문가들이라 불리는 이들의 말을 얼마나 신뢰하고 있으며, 내가 그 동안 만들었던 프레젠테이션 파일들은 어땠는가….모두 책에서 내게 던진 질문들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들 중 하나는 바로 ‘파워포인트’이다. 정확히는 파워포인트가 가지는 ‘정보 전달의 위험’이다. 최악의 정보 전달과 관련해서 파워포인트가 실례로 나온 것인데, 학교에 재학 중일 때 발표준비로 ppt를 많이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조금 더 관심 있게 읽었던 것 같다. 나는 ppt를 만들 때 최대한 간결하게 만들고 말로서 ppt에 넣지 않은 부분들을 채우고는 했다. 슬라이드에 글이 너무 많으면 보는 사람한테도 슬라이드가 너무 복잡하게 보일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파워포인트의 그러한 간결함이 초래하는 정보 전달의 위험과 결과로 제시된 사례들은 읽고 나서 정말 내가 만들었던 ppt는 그러한 정보 전달의 위험성을 조금도 안고 있지 않은가? 하는 의문을 가지게 했다.
또 한 가지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호랑이와 뱀 실험’이다. 전반적으로 2장의 내용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2장 첫 부분에 등장하는 이 실험은 호랑이 뒤쪽에 뱀이 있는 사진에서 뱀을 알아보는 쪽이 어느 쪽인지를 알아보는 실험이었다. 우리는 호랑이와 뱀을 같이 볼 수 있는 사람일까, 아니면 호랑이에 집중해 뱀을 보지 못하는 사람일까?
여기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는 우리가 마주하는 ‘눈앞에 보이는 것’이 내가 어떤 결정을 내리는데 최선이 아닐 수도 있다, 즉 눈앞의 나무 한 그루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주변에는 무엇이 있는지 봐야 한다는 것이다.
언젠가 보았던 의학드라마에서 한의사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국소적으로 그 사람의 증상만 보지 말고 전체를 보라는 말이었는데, 눈에 보이는 것만 보지 말고 주변의 것들을, 전체적으로 보라는 뜻에서 비슷한 맥락인 것 같아 생각이 났던 것 같다.
제목을 읽고 “내가 이 책을 통해 무엇을 생각하게 될까?”에 대해 생각했었다. 내가 생각하는 것들에 의심을 품고, 눈앞의 것만 가지고 판단하지 않고, 데이터 홍수 속에서 내가 어떤 기준을 가지고 그것들을 선별해내야 할지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3. 이 책과 관련해서...
서평단에 선정되기 전, 나로 하여금 이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 건 다름아닌 책의 ‘제목’과 ‘소개글’이었다. 서평이벤트 게시판에 올라와 있는 게시글들 중에서 내 마우스 클릭을 유도한 게 바로 이 도서였다.
책 제목은 내가 책을 선택하는 기준들 중 하나였기 때문에, 제목을 보고 “어, 이 책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든 순간 바로 클릭을 해서 서평단 신청을 했다.
그리고 책을 다 읽어갈 때 즈음, 나는 이 책의 제목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책에 보면 ‘파워포인트’에 대해 언급하는 부분이 있다. 글을 짧게 표현하게 되는 파워포인트의 특성이 가져오는 폐해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이 부분을 읽을 당시 한 번, 책을 다 읽고 나서 또 한 번, 책 제목을 몇 초 간 보았던 것 같다. ‘누가 내 생각을 움직이는가’ 이 제목이 함축하고 있는 수 많은 내용 중에 간과된 것은 없을까?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모두 포함되어 있을까?
책의 내용을 아우르고 독자들에게 어필하는 힘을 지니는 책의 제목, 더 나아가 세부적인 차례들까지 그 내용들을 잘 함축하고 있는 것일까? 책을 읽기 전 가볍게 지나갈 수도 있는 소제목들이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다시 생각해보면 또 처음과는 다른 시선으로 보게 될 것이다.
책을 읽기를 잘한 것 같다. 데이터 홍수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분명 옳은 데이터와 그렇지 않은 데이터를 선별하는 능력, 다수가 아닌 소수가 되는 능력이 필요하다. 내가 보고 듣는 수많은 데이터들에 내 생각, 내 판단을 빼앗기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