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실습 나갔다 사고로 죽은
어린 노동자의 카톡 메시지.
"또 야근합니까?'
열여덟 생일이 지나지 않았으니
우리 아들보다 한 살 많다.
더 짠하고 아프다.
사람값이 개값보다 못하게 된 시절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현장 실습이란 미명하에
아직 핏덩이같은 애기들 불러다 싼값에
착취하는 일은 그만할 때도 되지 않았나.
이군은 10m 긴 라인을 혼자서 담당하며
하루 12시간을 일했다고 한다.
회사는 어린 비숙련 노동자에게
경험많은 노동자 두어사람의 일을 맡긴 셈이다.
지난 달에는 심하게 다치고도
회사의 출근 재촉에 제대로 낫지도 못한채
출근했다고 한다.
아동착취와 다를바가 없다.
오늘이 수능날이다.
12년간 쌓은 배움으로
남은 삶의 행로를 결정지을지도 모를
한판 싸움을 치르는 날.
아침에 수험생 몇을 지나치며 보았다.
아무리 어른인척 해도
입매에 아직 앳된 기운이 남아있는 아이들.
이 아이들에게 나중에 어떤 현장에서도
"또 야근합니까?"라는 질문을 하게 해서는 안된다.
이민호군의 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