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의 원곡을 좋아한다,
그의 목소리로 이 노래 <빗속을 둘이서>를 들을 때면
나는 늘 서글프게 비가 내리던
어느 해 11월 어느 날 .
아산 외암리 마을의 오후를
생각한다,
그 마을 돌담 길은
낮고 길어
더 슬펐다.
하필이면.
김보경이 커버한 이 버전은
또 다른 의미로 울림이 크다.
김정호의 절박함과 처연함 대신
김보경의 노래에는
안쓰러움 같은 그 무엇이 있다.
"저 돌담 끝"에서
버려질 당신의 순정과
그런 당신에게 보내는
우리의 안쓰러움.
뭐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