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실 그 고위 공무원이 주장하는
'국민 개돼지론'에 대해선 별 감흥이 없다.
널리 알려진 영화 대사인데다
이미 이런 저런 선거에 질 때마다
시중에 널리 회자되던
자매품 '국민 개새끼론'도 있고.
정치적 자학의 우스개 소리이자
'우중론(愚衆論)의 욕설버전 아닌가.
진보 스탠스의 기자들이 옆에서
잘난 척해대니 술 자리에서 오버했다고 생각했다.
저 말의 발화자가 국가 교육 체계를 담당하는
고위 공무원이란게 문제라지만
사실 공무원 한 개인의 천박한 소신이
실제 정책으로 구체화될 만큼
망조가 든 나라도 아니고.
기실 사람 값이 짐승값 보다 나을 것 없는
세상 된지가 한참이다.
위세 떠는 양반들 만나보면
저 보다 더 한 소리들도 한다.
정작 내가 진짜로 놀란 것은 그의 이런 말이다.
기자)
기획관은 구의역에서 컵라면도 못 먹고 죽은 아이가
가슴 아프지도 않은가. 사회가 안 변하면 내 자식도 그렇게 될 수 있는 거다.
그게 내 자식이라고 생각해 봐라.
공무원)
그게 어떻게 내 자식처럼 생각되나.
그게 자기 자식 일처럼 생각이 되나.”
기자)
우리는 내 자식처럼 가슴이 아프다.
공무원)
그렇게 말하는 건 위선이다.”
공감과 연민, 측은지심이 사라진 마음 빈 자리에
개와 돼지가 들어가 산 들 뭐가 이상하랴.
나는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