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년 동안 작은 냉장고만한 아나 베타 편집기로 시작해 

영화 필름통만한 2인치, 디지베타, 네트워크로 연결된 컴퓨터까지 다양한 편집 환경에서 일했다.

특히 지난 8년 가까운 시간 동안은 대부분 맥 환경에서
일하면서도 정작 `나만의 맥`은 없었다.

사무실에서 슬쩍 고개만 돌려도 여러 대의 아이맥, 맥프로, 맥북이 돌아다니니 갖고 싶다거나 사야겠다는 생각을 안했다. 나에게 맥은 `편집 도구`일 뿐이니까.

그런데 설 연휴 마지막 날 자고 일어나서 아침 첫 담배
를 피우다가 맥북 프로 레티나가 가지고 싶어졌다.

온 동네 피디들이 같이 쓰는 장비말고 나 혼자만 사부작 사부작 호작질을 즐길 맥이 갖고 싶다고 생각했다.

작고 예쁜 맥 노트북이 어떤 영감을 줄 것이라고
마치 토템주의자인양 되뇌이면서 말이다.

그래서 샀다.

내꺼다.

아이고 좋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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