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티비를 바꿨다. 

전기를 무한정 먹어대는 42인치 PDP 티비였는데 

딱 10년이 지나니 고장났다. 


이 놈이 하도 단호하게 이별을 고하는 바람에 

뭐 함께 보낸 세월의 추억이 어쩌고 저쩌고 할 틈도 없이 

어느 날 보니 거실 장식장 위에 엄청난 덩치의 낯선 티비가 앉아 있었다. 


새로운 친구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 

유튜브 영상을 단추 하나만 누르면 

바로 받아서 보여주는 신기한 재주가 있는데 

요즘 그 신기한 기능에 아주 혹해 있다. 


지난 며칠. 

밤마다 500미리 맥주 네 캔을 옆에 두고 열두번씩 듣는 노래. 


이상하리 만큼 이 노래의 감정선에 자극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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