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요일 새벽 열두시 십칠분.

어제, 오늘 아홉 시간을 일했네.


어째 일은 줄어 들지가 않는다.


먹고 사는 일이 좋아 하는 일이라 매 시마다 꽃노래를 부를 것 같지만

그게 그렇지도 않다.


짜증나고 부아가 치밀 욱하다 심지어 살의를 느끼고.

패악질에 시러배 잡놈의 언사까지.

내어 말하지 않아도 매 찰나마다 마음은 분탕치는 하루였다.


영민하지만 순해 빠진 조연출이 내 눈치를 살피느라 애면글면하는 걸 보고

그래도 꾸역 꾸역 참고 보낸 하루.


서울까지 삼백오십키로미터를 도 는 마음으로 운전하는 내내

천오백년전에 어떤 눈 밝은 이가 별과 달의 이치 그리고

세월의 지고 피는 도리를 깨우친 연후에

주역에 남긴 이 글귀를 생각했다.


无平不陂 无往不復


평탄하기만 하고 기울지 않는 평지는 없으며

지나가기만 하고 되돌아오지 않는 과거는 없다



아. 


또 한번 아.


내일, 아니 오늘 세 시 후 다시 일하러 모여야 한다.


그래 이렇게 흘러가고 또 흘러가다 보면

无平不陂의 이치를 보는 날이 올까.



ㅈㄲ.


行行重行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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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키 2014-08-31 0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배, 일을 너무 많이 하는 것 같아요.
무리하지 말고 건강도 챙기세요.
눈치도 못채게 가을이 오고있어요.

알케 2014-09-04 22:09   좋아요 0 | URL
아이고 몰라. ㅜ 일하다 죽을테야.
진이야.추석 잘 보내거라

2014-08-31 1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9-04 22:1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