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빠이빠이 창문
노튼 저스터 지음, 크리스 라쉬카 그림, 유혜자 옮김 / 삐아제어린이 / 2006년 3월
평점 :
품절


<안녕 빠이빠이 창문>속의 귀여운 그림들을 보며 나는 어린 시절의 그리움 쌓인 풍경들을 기억해냈다. 아련하게 떠오르는 행복한 추억들이 수채화빛 고운 그림들 속에 들어 있었다. 그림책을 보며 이렇게 따뜻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것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짤막짤막한 글들도, 그리고 그 글과 어우러진 예쁜 그림들도 따뜻하게 다가온 그림책. 이 그림책을 보는 내내 나는 무척 행복했다.

이 그림책 속에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지내는 시간이 많은 아이의 일상이 들어 있다. 아이를 위해 하모니카를 불어주는 할아버지. 연주할 수 있는 곡은 하나뿐이지만 아이를 위해 매번 다르게 연주해준다. 그리고 아이에게 우유를 넣고 끓인 수프를 해주는 할아버지. 아이를 위해 바나나와 건포도도 그 안에 숨겨 넣는 것까지 잊지 않는다. 아이와 함께 물을 뿌리며 장난치는 할아버지의 모습에선 저절로 미소를 짓게 된다.

아이의 일상을 더욱 달콤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안녕 빠이빠이 창문이다. 부엌 창문을 ‘안녕 빠이빠이 창문’이라고 이름 지었는데 이 창문은 아이와 할아버지, 할머니가 장난치며 재미있게 웃을 수 있게 해준다. 아이는 창문을 톡톡톡 두드린 다음 숨어서 할머니, 할아버지를 놀라게 만들기도 하고 얼굴을 창문에 대고 꾹 눌러 할아버지, 할머니를 웃음 짓게 만들기도 한다.

<안녕 빠이빠이 창문>은 어린 시절의 즐거운 기억들을 불러일으키는, 어린 시절의 기억이 고스란히 담긴 사진첩 같다. 잠자리에 들기 전, 안녕 빠이빠이 창문 너머로 별들에게 인사하는 풍경은 어린 시절에 대한 그리움들이 더욱 애틋하게 다가오도록 만든다. 아침에 일어나 제일 먼저 가는 곳도 안녕 빠이빠이 창문인데 그 곳에서 아이와 할아버지, 할머니는 정원을 내다보며 아침 인사를 한다. 그렇게 따뜻한 풍경 속엔 “안녕, 세상아! 오늘은 우리에게 어떤 선물을 줄 거지?”라고 큰 소리로 외치는 할아버지가 있다.

그런데 가끔씩 안녕 빠이빠이 창문은 마법의 창문이 되기도 한다. 그 창문에서 바라보면 아이의 눈 앞엔 오래 전에 사라진 공룡도 나타나고 피자 배달하는 아저씨, 그리고 영국 여왕까지 나타난다. 산타 할아버지, 장화 신은 고양이가 나타날 때도 있는 마법의 창문 앞에서 아이는 신나는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그렇게 신나는 상상의 공간을 선물해준다는 것 외에도 이 책은 책장을 넘기는 순간 따뜻한 미소를 짓게 만드는 매력들이 가득 들어 있다. 특히나 어린 아이가 그린 듯한 풋풋한 그림들이 무척 좋았다. 마치 어린 시절의 아련한 행복감으로 물들어 있는 듯한, 화사한 색깔의 그림들은 다양한 색채가 사용되어서 따뜻하면서도 발랄한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전해준다. 그리고 어린 시절 경험할 수 있는 즐거운 일상이 정겹게 묘사되어 있는 내용도 마음에 들었다. 아이에겐 따뜻한 사랑을 전해주고 어린 시절을 지내온 사람에겐 따뜻한 그리움을 전해주는 그림책 같다.

<안녕 빠이빠이 창문>에 들어 있는 어린 시절의 행복했던 한때. 따뜻한 그리움의 풍경들에 마음이 참 따뜻해졌다. 사랑하는 조카에게도 크레파스와 물감으로 곱게 색칠된 따뜻한 사랑이 전해졌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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