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하우스 푸어, 벽을 넘는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벽을 넘는다 - 소통과 융합의 리더십, 서울대학교 총장 이장무의 희망 짓기
이장무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정말 좋은 내용들이 많다. 위인전이나 요즘의 자기 계발서에 나오는 좋은 말들을 모두 모아놓은 그런 책이다. 좋은 내용이 많다는 얘기는 정말 좋은 내용들 뿐이라는 것이다. 어쩌겠는가, 좋은 내용들 뿐이라는데...

 개인적으로 책을 읽을 때 희열감을 느끼는 경우가 몇 가지 있다. 그중에서 가장 큰 희열감을 느낄 때는 자기만의 새로운 가치관을 가진 저자를 만날 때이다. 생각 이상의 사고를 보여줘 독자의 사고범위의 미개척 분야를 넓혀주는 그런 저자들의 책을 만날 때마다 우리는 성장한다.  

  저자는 그런 면에서 조금 부족하진 않았나 싶다. 자서전 형식의 자신이 생각하는 소통과 융합의 리더십이라고 언급하고 있는데 이런 리더십이나 가치관을 주장한 저자들이 어디 한둘이었겠는가? 새로운 가치관보다는 고전에서 찾을 수 있는, 때론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이미 사회적으로 성공을 이룬 사람이 한다고 해서 이제 독자들이 달리 느낄만한 무언가를 찾아낼 수 있을까? 

 

 한 가지 묻고 싶다. 이장무 현 서울대학교 총장의 리더십에 관한 내용을 다룬 이 책은 좋은 내용이 많다. 더불어, 책에서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는 내용은 서울대학교에 관한 내용이다. 배경으로 등장하든, 주된 내용으로 등장하든 간에 서울대학교 이야기는 매우 자주 언급된다. 읽고 있노라면, 서울대학교 학생들 입장에서라면, 모교의 사회적 지위에 관한 자부심과 애교심을 고취시켜줄 수 있을 그런 책이다. 독자들 중에서 서울대학교 출신이 아닌 사람이 읽다보면 서울대학교 자화자찬 시리즈에 질릴법도 한데 왜 이런 이야기들을 콩밥에서 콩 찾아내듯이 넣어뒀을까? 

 

 또한 이 책은 개인적으로 이장무 총장의 인품을 존경하는 이가 읽으면 무척 좋을 책이다. 이장무 총장의 세상에 대한 견해와 지난 세월에 대한 자신의 독백이 종합선물세트처럼 나열되어 있다. 이장무 총장은 사회적으로 명예와 부를 모두 쥔 사람이다. 글 속에서 느껴지듯 인품이 훌륭하리라고 예상되지만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하고 싶다. 책을 읽다보면 이 분 입장에서는 세상은 아름다운 곳이다. 단지 아름답기만 할 뿐이고, 우리는 도전해야 한다. 하지만 구조적인 문제 등에 대해서 꼬집은 부분은 대체로 없고 자신의 친일조상 내역에 대한 해명과 자신이 잘 한 내용에 대해서만 언급해 놓았다. 성공한 사람으로 남기 이전에 인간적인 모습을 더 보여줄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우스 푸어, 벽을 넘는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하우스 푸어 - 비싼 집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
김재영 지음 / 더팩트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오징어 

                                      _유하 

눈앞의 저 빛! 

찬란한 저 빛 

그러나 저건 죽음이다. 

 

의심하라. 

모오든 광명을! 

 

철학자 강신주의『철학적 시읽기의 즐거움』에서는 유하 시인의 시를 인용해 '욕망의 집어등'이란 표현을 쓰고 있다. 나는 대한민국에 세워진 아파트들을 향해 나도 한 건 해보겠다며 미친듯이 달려드는 우리와 우리 이웃들도 이 책에서 인용된 시처럼 오징어와 같지 않는가하는 생각이 든다. 태양처럼 비추는 환한 집어등으로 죽는 길인줄 알면서도 미친듯이 달려드는 오징어들. 얼마나 불쌍한가. MBC PD수첩 팀의 김재영 PD는 그런 오징어와 다를바 없는 우리, 그리고 우리의 이웃에게 불편한 진실 하나를 한 권의 책으로 담아 소개한다. 

 

'강점 하나. 팩트(Fact)를 철저히 분석' 

 

이 책의 강점이다. 각종 부동산 광고와 분석 수치, 심지어 강남 부동산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은마 아파트의 4,000여 세대가 넘는 등기부등본을 모두 참고해 철저히 분석하고 그 분석 수치가 말해주는 현상을 분명히 우리들에게 보여주었다. "~카더라" 라는 남의 말을 듣고 와서 내놓는 허풍도 아니고 그냥 이것이 진실이라고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수치까지.

 

'아파트 공화국 대한민국의 불편한 진실들' 

 

내 뒤에 누군가가 또 내 집을 사려고 달려들겠지 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바로 우리다. 우리 서민과 중산층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아무도 없다. 이젠 어느 누구도 사려고 달려들지 않는다. 부동산이라는 허망의 성은 바로 건설업체와 국민의 재산권 보호가 아닌 건설업체의 호황을 위해 노력하는 정부가 만들어 낸 걸작이었다. 

놀라운 것은 부동산 시장의 정보를 가장 먼저 제공받는 소위 권력자들. 고위 공직자들은 이미 2004년 이후부터 강남은 물론 아파트 자체를 구입했다는 기록이 없다는 것. 이미 부동산 시장의 포화를 예감하고 그들은 발을 뺐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더욱 놀라운 것은 90년대 재건축에 대한 규제가 전무하다 싶을 당시 큰 시세차익을 얻은 공직자들이 무척이나 많다는 사실! 그들의 양심에 대해 다시 한번 회의감을 품게 만든다. 아니면 아닌 것이라지만 저자는 보여도 너무 속이 보인다고 언급한다. 

부동산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발로 뛰는 또 하나의 일꾼! 바로 언론이다. 건설업체의 광고를 수주받는 언론사들은 건설업체의 지속적인 호황과 자기네 수입의 꾸준함을 위해 대한민국 국민들을 속일 준비가 얼마든지 되어 있다. 이 책에는 광고인지 기사인지도 모를 홍보성 기사로 난무한 각종 언론사의 행태들, 건설업체의 허위성 광고를 대대적으로 보도해주는 작태들을 여실히 보여주고 꼬집고 있다.  

그리고 일본의 부동산 시장이 붕괴해서 90년대 수준으로 떨어지고 말았다는 사실, 미국의 부동산 시장 또한 하염없이 붕괴되고 있는 현실이 지금 이 순간 태평양 건너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 또한 우리는 분명히 알아야 한다. 

 

'우리들의 의식을 돌려놓으려는 책' 

 

집은 살아야 하는 곳이지 재산의 대상이 아니다. 은마 아파트의 실 거주자 비율이 11.4%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대한민국 사회에 한탕주의와 기회주의가 얼마나 만연해 있는지를 증명하는 또 하나의 지표다.  

재건축을 위해 이전까지 사이좋게 지내던 이웃들과 이젠 죽이네 살리네 한다. 건설사의 온갖 마케팅 수법에 넘어가 무조건 용적률만 올리면 된다며 아무것도 모르는 조합장은 사람들을 설득한다. 하지만 용적률은 사람들의 동의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도시계획법에 따른 심의가 뒤따라야 되는 것이라 저자는 강조한다. 또한 무작정 용적률만 올려 고층 아파트를 지었다고 했을 때, 도시 미관을 해치고 많아진 인구로 인해 교통체증, 범죄율의 증가 등을 재건축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또한 강조한다. 이것은 우리들이 경제 관념만을 인생의 가치관으로 살아온 이들의 이기심이자 무지함이었다. 

밝고 환하게 빛나는 집어등이 실제로는 죽음으로 가는 길목이라는 것을 안 오징어들은 깜깜한 어둠 속에서 평온한 삶을 지속할 것이다. 우리들은 아파트 공화국 대한민국의 불편한 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이 책을 읽자. 모든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진실 그 자체로서 여러분의 의식에 찬물을 끼얹어 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브레인 어드밴티지, 나를 다스리고 천하를 경영한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브레인 어드밴티지 - 창조적인 리더를 탄생시키는 뇌의 비밀
매들린 L. 반 헤케 외 지음, 이현주 옮김, 황상민 감수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읽고 있노라면 논문 모음집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든다. 매들린 L. 반 헤케의 뇌 과학 연구 실적과 그 외 3명의 인지과학, 기업 경영 컨설팅 관련 전문가들이 모여 기업 조직과 관련한 자기계발서가 탄생했다. 이름하여 뇌를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  

 단순히 ‘행동을 바꾸고 마음가짐을 다잡으면 자기의 인생이 변하기 시작한다’라고 말하는 자기계발서들과 다른 관점에서 이야기한다. ‘인간이 특정 상황에서 왜 이렇게 행동하는지?’, ‘왜 이런 모습을 보이는지?’에 대한 포괄적인 분석을 먼저 보여준다. 심리학과 비슷한 형태의 분석 형태를 보이기도 하지만 인간의 다양한 행동패턴과 생각패턴을 뇌와 관련시켜 분석하는 모습은 오렌지 쥬스만 마시던 아이가 시큼한 레몬에이드를 마셨을 때의 색다른 느낌과 같다고 하면 적절한 비유가 될 듯 보인다. 내가 먹던 것과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그런 느낌? 

 더욱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점은 책의 주제를 우리의 일상에서 공감할 수 있고 적용시켜볼 수 있다는 ‘기업 조직’에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크게 4개의 대주제로, 작게 24개의 소주제로 이루어져 있는데 소주제의 제목들이 대부분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조직의 문화와 관련된 주제들이다. 그리고 더욱 와 닿는 것은 소주제들이 대부분 사람 간의 관계와 의사소통, 조직의 문화 등 하드 스킬(Hard Skill)보다는 소프트 스킬(Soft Skill)에 관련되었다는 것이다. 우리가 조직 생활에서 얼마나 소프트 스킬에 대해 고민하는지를 생각해보면 소주제들이 더욱 가슴으로 와 닿을지도 모른다. 

 책의 구성은 무엇보다도 가장 칭찬해주고 싶은 부분이다. 소주제 내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갈 때, ‘무슨 이야기인가?’ 라는 첫 번째 꼭지글을 통해 주제와 관련한 짤막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이를 뇌 과학 측면에서 분석해준다. 이어지는 ‘흥미롭기는 한데 그래서 어떻다고?’의 꼭지글에서는 이런 뇌 과학과 적용시켜볼 수 있는 기업의 조직 상황을 말해준다. 마지막으로 이어지는 ‘만약 이렇게 해본다면?’에서는 뇌 과학과 기업 컨설팅 전문가들이 나름의 대안과 해결책들을 제시해 놓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작은 충격이었던 것은, 뇌의 오류는 역설적으로 우리가 숙달될수록 ‘오히려’ 생각을 적게 하게 된다는 점이다. 이는 이 책의 결론과도 같다. 회의 중에, 또는 대화 중에 무심결에 생각보다도 말이 먼저 나와 버리는 경험을 적잖이 했었다는 점, 리더가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증명해낼 수는 없지만 무작정 자신의 직관이 옳다고 단호하게 믿어버리는 경향은 사실 무척이나 위험한 생각이라는 것. 뇌의 감성적인 영역이 무시할만한 것이 못되기 때문에 조직에서도 리더의 진정성이나 신뢰 등 감성적인 영역이 세심하게 신경쓰여져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 이 책은 자세히 서술하고 있다. 뇌에 대해 안다는 것은 우리의 심리학적(정신적) 측면과 육체적 측면을 동시에 결부시켜 알 수 있다는 것과 같다. 뇌에 관해, 그리고 그와 관련된 조직 문화, 사람 간의 관계 등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대안을 찾고자 고민하고픈 분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대한민국 2030 위기돌파 재테크 독하게 하라>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대한민국 2030 위기돌파 재테크 독하게 하라 - 월급 220만으로 시작해도 누구나 10억까지
이광배 지음 / 베가북스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나는 먼저 이렇게 묻고 싶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행복이란 돈으로 모두 귀결되는가? 어쨌든 간에 돈이 먼저라고 우선시한다면 이 책을 읽어도 좋다고 말해주고 싶다. 이 책은 안정되고 풍요로운 노후를 위한 자금을 모으는 것에 주력한 장기적 관점의 실무서이기 때문이다.

행복의 조건은 다양하다. 행복이 10억, 100억을 버는 경제적 자유일수도 있고 자신만의 꿈을 이루는 과정일수도 있다. 일상 자체의 행복을 바라는 이도 있을 수 있다.『4개의 통장』과 같은 나름 경제, 경영 분야에서 방법론에 입각한 베스트셀러를 읽은 경험이 있다. 이를 통해 방법론에 입각한 책들은 철저히 방법에 치중하며 사람들에게 다양한 방식의 대안을 제공해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앞부분을 읽으며 적절한 재무설계를 위해 항상 꾸준히 자기 자신에게 진정으로 원하는 삶의 모습은 무엇인지?, 나의 현재 재정상태? 미래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문제는 없는지? 자녀 교육비는? 창업의 열망은 언제? 노후자금은 충분한지? 등을 물어야 한다는 몇 가지 목록을 발견했을 때는, 이 책도 읽어볼 만 하겠구나 싶었다. 읽어볼만 하겠구나 싶었던 이유는 단순히 방법론에 치중한 책들보다 재무설계의 철학을 던져주는 그 이상의 책일지도 모른다는 기대 때문이었다. 

 책을 보면서 장점과 단점을 극명하게 발견할 수 있었다. 장점은 경제관련 용어나 기본 지식에 관해 매우 쉽게 풀어놨는데 재테크와 경제에 관해 문외한인 이들도 충분히 습득 가능한 순서로 책이 구성되어 있다. 또한 도표와 그래프, 특정 주제를 설명할 때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표를 첨부함으로써 한 번에 이해하기 쉽도록 되어 있는 것도 책의 구성 측면에서 다른 장점이다. 증권이나 펀드, 예금 등에 대해 종목 별로 라이벌 형식으로 비교 분석해 놓은 부분과 작은 주제로 할당해 분석해 놓은 부분은 이 책에서 가장 추천하고 싶은 부분이다. 디테일의 차원을 넘어 다소 자세히 설명해 놓은 부분을 읽다보면 이런 것까지 알고 있어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어설픈 자기계발서를 따라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점은 이 책의 아쉬운 부분이다. ‘부자들의 마인드 10가지’라고 해서 언급된 것은 아침형 인간, 부지런해라, 발품을 팔아라, 대중교통을 이용해라 등등 우리 사회의 금언과도 같이 수많은 자기계발서에서 수없이 들을 수 있는 이야기를 나열해 놓은 것은 인상깊지 않는다.  

돈의 노예가 아닌 돈의 주인이 되어 돈을 부리기 위한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 재무설계라고 저자는 또한 언급한다. “어떻게 하면 일순간의 횡재할까?”라는 단기적인 안목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재무설계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만큼 이 시대의 사회 풍조. 특히 20대들의 ‘최대한 돈을 빨리, 그리고 많이 모으자’라는 잘못된 마인드를 꼬집는 말이기도 하다. 이점은 분명 젊은 세대들이 반성해야 한다. 책 속에서 ‘모으고 싶다면 새는 것부터 줄여라’ 라고 할 만큼 지출의 최소화를 강조하며 나름 방법론과 20대 두 직장인의 이야기까지 보여주는 것은 우리의 소비가 얼마나 무계획적이며 검소한 생활방식을 잃어버렸는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책의 내용에 집중하다보면, 자기 나름의 철학을 내놓는 저자의 입장에서 말의 모순을 찾을 수 있다. 책의 첫 부분에서 부자와 중산층의 비교가 그렇다. 10억원을 벌어 1억원을 쓰는 사람과 1억원을 벌어 5천만원을 쓰는 사람을 비교하며 쓰는 비율로서 부자는 그만큼 버는 것보다 쓰는 것의 비율이 적다라는 것을 강조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부분을 단순히 비율로 비교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부자들이 넉넉히 쓰는 1억원과 중산층이 써야 하는 5천만원 사이의 사회구조적 간극은 왜 설명하지 않는가? 1억원만 써도 넉넉한 사회와 5천만원이나 썼어야 했던 살기 급급한 사회를 저자는 물론 이해한다 한들 이 책에서 왜 적나라하게 적어내지 못했는가? 책의 진정성이 의심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 책은 위기감을 조성한다. 냉혹한 사회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전제를 깔고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각오를 해야 한다’, ‘~냉엄한 현실이니...’, ‘노후의 삶, 생각보다 만만치 않은 일이다’, ‘10억원!’ 등 책을 읽는 독자에게 한숨이 절로 나오게 할 그런 글귀를 여과 없이 사용한다. 경쟁 심리와 군중 심리를 이용해서 내가 그 축에 끼지 못하면 안 되고 나도 이렇게 해야 할 것만 같다는 불안감을 유도한다. 

세상의 돈을 벌어 쓰는 관례가 한 길로만 간다고 할 만큼 당연히 자동차는 구입해야 한다는 무의식적인 전제를 깐다. 차는 최대한 늦게 사라고 한다. 그리고 4,50대가 되면 차를 교체해야 한다고 당연스레 금액을 산정한다. 아이들의 교육비, 20대의 결혼비용 등을 사회가 말하는 대로 산정한다. 그것이 진짜 금액일까? 대안은 절대 없나? 사회가 말하는 당연한 소비 관례를 만드는 일은 누가 하는가? 바로 언론이 한다. 관례는 누군가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한, 두명이 분위기를 조장하다보면 그렇게 군중들이 따라가는 것이다. 

또한 저자 자신도 이렇게 분위기 조장에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은 왜 인지하질 못하는가? 프랑스 철학자 몽테스키외의 말이 바로 중학교 윤리 교과서에 실려 있다는 사실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인간은 개인 스스로는 윤리적일지 모르나 군중으로서는 결코 윤리적이지 않다.’ 

 

 

 나는 경제에 대해 잘 모른다. 그렇게 공부한 적도 없는 20대다. 경제 신문 1,2개 정도는 읽어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부자가 되려면 저렇게 하면 도움이 될 수는 있으나 필요조건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는 사람에게 다시 한 번 묻는다. 당신이 생각하는 ‘행복이란 무엇인가?’ 행복에 재무조건이 필요하다면 이 책을 읽어라. 이 책에서 분명히 방법론만 참고해라. 행복의 조건은 우리 각자 스스로가 만들어 가면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브레인 어드밴티지, 나를 다스리고 천하를 경영한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나를 다스리고 천하를 경영한다
둥예쥔 엮음, 허유영 옮김 / 시아출판사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역사책을 좋아하는 개인적 취향 때문인지 이 책이 색다르게 다가왔다. 책을 읽는 초반에는 역사책인가 싶을 정도로 강희제를 중심으로 당시 청나라의 상황이 구체적으로 그려지는 것을 볼 수 있었으나 책장을 넘길수록 이런 방식으로 역사를 재조명 해보는 것도 가능하구나 싶었다. 시간 관점으로 역사를 바라보는 전통적 방식에서 벗어나 반란 평정, 용병, 정치, 관리 다스림, 인재등용, 수신(修身) 등 각 관점 별로 역사를 재정리해보는 과정이 이 책 속에 고스란히 정리되어 있다. 테마별로 역사를, 그것도 중국의 대표적인 흥망사를 재조명해 본 이 책은 역사 해설서와 현대인들이 배울 수 있는 자기계발서 내지는 경제경영서 경계를 아슬하게 걸쳐있는 그런 책이다. 

 

 서양의 합리주의, 모더니즘적 관념에 익숙한 현대인들은 현실을 통해 미래를 정확히 예측 가능한 분명하고 논리적인 해결책 내지는 방법에 익숙하다. 그래서 동양의 사상을 이해하기 어려워한다. 경제경영서 관점에서 보자면 중국의 흥망사를 통해 교훈을 얻고 일상에 실천하고픈 마음이 있겠지만 이 책 속의 강희제는 결코 분명하게 말해주지 않는다. 

 

 단적인 예로 ‘관리 다스림의 도’ 부분에서 강희제는 관리의 조건으로 부귀영화를 바라지 않는 청빈함을 중요하지만 청빈함이 옹졸함으로 보여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관리는 분명 덕을 지니고 있어야 하지만 덕을 지닌 것에 비해 무능력하다고 판단되면 등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한 단면이 아닌, 인물의 여러 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스스로 평가할 수 있는 눈을 길러야 한다고 강희제는 말하고 있다. 모든 일을 행함에 있어 강함과 유연함을 함께 사용해야 하며, 너무 관대하거나 너무 엄격해서도 안 된다고 하는 것. 이는 바로 ‘강유병거’의 관점이고, 동양의 주된 사상인 ‘중용’이었다. 

 

 이 책 속의 강희제는 현실주의자였다. 현실을 분명히 직시할 줄 아는, 허세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군주였다. 8살의 어린 나이로 황제의 자리에 올랐을 당시, 권력을 쥐고 흔든 보정대신 오배를 인정했다. 당시로서는 이길 수 없었던 상대였기 때문이다. 청렴한 관리 조신교가 무관들이 군량미를 빼돌린다며 탄핵상소를 올렸을 때는, “무관들은 성격이 거칠어 너무 억눌러서 좋을 것이 없다. 천하를 다스리려면 평화로움을 가장 중시해야 한다”라고 말하며 덮어두기도 했다. 관리들이 조세를 걷을 당시 조금 더 거둬들여 자신의 사적 재산으로 삼는 ‘화모’라는 관습이 있었다. 강희제는 탐관오리는 증오했지만 화모는 눈감아주었다. 오히려 화모의 수준을 결정해주는 어지까지 내릴 정도였다. 강희제는 종교를 싫어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승려, 신부들을 마뜩찮은 눈으로 바라보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백성들이 종교에 의지해 마음의 평안을 찾는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 다양한 종교적 자유를 인정하고 종교 지도자들을 존중해 주었다. 삼번의 난을 평정할 당시에는 회유책을 사용했다. 청에 투항하는 반란군들은 과거의 죄에 상관없이 모든 죄를 사해주었고 공을 세워오기까지 하면 상을 내렸다. 

 

 하지만 그는 이상적인 세상을 꿈꿨다. 그래서 더 엄격했고 분명했다. 배신자는 과거에 상관없이 용서해주었지만 다시 배신하는 자는 결코 용서하지 않았다. 신중을 기해 관리를 등용했지만 한 번 믿은 관리는 끝까지 믿었다. 종교적 자유는 인정했지만 종교적 제한은 분명히 두었다. 화모는 인정했지만 비리와 횡령을 일삼은 탐관오리에게만큼은 어떠한 관용도 베풀지 않았고, 무관들이 전투에서 무기력하게 대응하는 경우에는 전투와 전쟁이 끝난 후 공과 벌을 분명히 행하였다. 그것은 황족이라고 해도 제한이 없었다. 

 

 이상적인 세상을 꿈꾼 강희제는 시행착오를 겪으며 그 세상을 만들어갔다. 만주족 팔기군의 용맹함이 중원의 평화 속에서 무기력해졌다는 것을 깨달은 강희제는 과감히 한족 장군들을 중용하기 시작했고, 폐태자를 두 번이나 겪으면서 그는 한평생 태자를 세우지 않는 새로운 방식의 권력구조를 만들어냈다. 비밀상소를 통해 관리들을 스스로 단속하게 만들었으며 황하강의 치수를 위해 몇 십년에 걸쳐 치수 공사를 단행했다. 

 

 강희제는 결과적으로 백성들의 삶의 안정과 나라의 태평성대를 원했다. 그래서 그는 법보다 덕으로 나라를 다스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8살에 황제의 자리에 올랐던 강희제는 삼번의 난을 겪으며 나라의 태평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관리들에게는 엄격함을 요구했지만 백성들에게는 한없이 관대했으며 그들의 삶의 세세한 부분까지 봐주려 노력했다. 

 

 현실적 이상주의자. 강희제를 이렇게 부르고 싶다. 현실을 철저히 인정하지만 자신이 꿈꾸었던 이상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사람. 천하를 다 가졌던 한 인간도 웅대한 자신의 이상을 위해 끊임없이 자기절제와 인생의 신중함을 기했던 꿈을 가진 사람이었다. 강희제의 현명함 속에서 그도 어쩔 수 없는 인간이구나 하는 순간을 들춰보며 그에게서 교훈을 얻고 싶은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