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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너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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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자신을 실망시키는 삶에 끝까지 실망하지 않을 수 있었던, 평범하면서도 위대한 한 사람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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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신형철 지음 / 한겨레출판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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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문장은 화려하지 않으면서 미문이고, 대상이 되는 글과 저자를 아끼는 마음이 따뜻하게 전해져서 좋다. 이 책은 슬픔에 대해 말한다. 나의 슬픔은 내것이기에 힘들고 타인의 슬픔은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기에 곤혹스럽다. 이 책으로 슬픔에 대해 조금이나마 더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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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강 소설
한강 지음, 차미혜 사진 / 난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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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일 당신이 아직 살아 있다면, 지금 나는 이 삶을 살고 있지 않아야 한다.

지금 내가 살아 있다면 당신이 존재하지 않아야 한다.

어둠과 빛 사이에서만, 그 파르스름한 틈에서만 우리는 가까스로 얼굴을 마주본다. - 117쪽

 

누군가의 불행이 내 행복의 디딤돌이 되고

누군가의 죽음이 내 삶의 연장이 되는

그렇게 원하지 않아도 뚜벅뚜벅 살아지는 생의 굴레 속에서

타인의 불행과 죽음은 나라는 존재와 끊을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을

'꿰매지 않은 자리마다 깨끗한 장막을 덧대 가린',

그래서 일상 속에서 외면한 어떤 것들을 그녀의 글에서 찾을 수 있었다.

 

.. 왜나하면, 당신은 언젠가 반드시 나를 버릴 테니까.

내가 가장 약하고 도움이 필요할 때,

돌이킬 수 없이 서늘하게 등을 돌릴 테니까.

그걸 나는 투명하게 알고 있으니까.

그걸 알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으니까. - 99쪽

 

애써 외면하던 삶의 불행이 나에게 닥쳤을때

내편이라 생각했던 삶이 나를 배신했다고 느낄 때

왜 살아야 하는지, 차라리 존재하지 않았다면 좋았겠다고 생각될 때

그럴 때, 이미 존재할 기회를 잃어버린 누군가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면

삶과 다시 화해할 수 있을까.

 

.. 물큰하게 방금 보도를 덮은 새벽 눈 위로 내 검은 구두 자국들이 찍히고 있었다.

백지 위에 쓰는 몇 마디 말처럼. - 123쪽

 

백지보다 더 흰 말들을 백지 위에 쓸 수는 없을 것이다.

 

.. 죽지 마, 죽지 마라 제발.

말을 모르던 당신이 검은 눈을 뜨고 들은 말을 내가 입술을 열어 중얼거린다. 백지에 힘껏 눌러쓴다. 그것만이 최선의 작별의 말이라고 믿는다. 죽지 말아요. 살아가요. -128쪽

 

이미 죽어버린 존재에게 건네는 말은 그 존재를 지나 나에게 돌아왔다.

어쨋든 살아있으니 죽지 말라고/죽이지 말라고.

흰 종이를 더럽히더라도.

누군가의 불행과 죽음을 외면할 수 없더라도.

나를 살아있게 한 삶이 나를 죽일듯이 괴롭히더라도.

 

피로만큼의 때가 묻은 삶을 다정하게 닦아 주는 하얀 천처럼

삶을 직시하면서도 위안을 주는

그런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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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우천왕기 세트 - 전6권
이우혁 지음 / 엘릭시르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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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나올 퇴마록 외전~ . 너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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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코맥 매카시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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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내가 읽은 그 어떤 책보다 가장 깊고 순수한 절망을 말하고 있다.

모든 것이 회색 재에 뭍힌 길.

보잘 것 없는 먹거리와 안전을 위해 떠도는 삶.

끊임 없이 인간성을 시험받는 상황.

남자와 소년은 서로의 존재를 증명해주는 유일한 척도이다.

단지 살아남는 다는 것이 그들에게 오늘과 내일을 이어주는 단하나의 끈이 되어 준다.

그들에게 희망이 있었을까.

나는 모르겠다.

그들이 왜 그렇게 생에 집착했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솔직히 말해 이 책에 나오는 글 중 1/3은 명확히 독해할 수 없었다.

그러기에 이 책은 신비롭게 보인다.

예언자들이 머리속에서 혼란스러운 미래의 환영을 보듯이

나 또한 뿌연 재가 날리는 그 길 위의 남자와 소년을 흐릿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절망이 뿌리내린 무너진 도로엔 미래의 희망따윈 버틸 수 없었다.

오히려 종종 그들은 희망적인 상황 앞에서도 절망했다.

그들에겐 현재와 서로만이 있을 뿐이었다.

나는 그 절망의 순수함에 감동했다.

그래서 마지막에 그 작위적인 희망은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하지만 작가가 몇번이나 반복해서 말하는 것,  

어둠속에서 가슴속의 불을 옮기는 것,  

그리고 아들을 지키기 위해 모든 외부에 경계를 하는 아버지에게 오히려 남을 배려할 것을 말하는 아들.  

그것은 인간이 원초적으로 善한 존재임을 그리고 모든 절망적 상황속에서도 인간은 마음의 불(희망)을 밝게 태울 수 있는 존재임을 작가는 말하고 있다.

[매카시는 이 작품을 “아버지와 아들이 길을 떠나는 이야기”라고만 말했다(실제로 매카시는 이 작품을 어린 막내아들에게 헌정했다). 그리고 이 소설이 아들에 대한 사랑 고백임을 숨기지 않았다. _서평 중]

아들과 작별할 시각이 얼마 남지않은 70대 작가는 이 어두운 세상에 그래도 아들이 살아남아주길 그래서 언젠가 찾게될 희망을 발견해 주길 바라고 있다.  

그 아들의 아들에게 또 아들에게 .. 인류 전체에..

[그는 어디로 달려가고 있는지 모르는 이 세상에 살면서도 ‘그래도 우리가 아직 여기 있다는 것’이, ‘이 땅 위에 아직 발 딛으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_서평 중]

나는.. 모르겠다. 우리가 이 땅 위에 살아가는 것이 그렇게 중요할까?  

죽음이란 통로를 지나면서 어떤 존재가 될 지 모르는데, 어떤 다른 형태의 삶이 계속 될지 모르는데..  

아니, 알것도 같다. 지금이 힘들다고 다른 세상을 바라는 것은 그 세상에 희망이 있기를 바라는 순진한 마음 때문이다.  

작가는 여기나 거기나 별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냉정한 사실을 말하려는 것인지도 모른다.  

중요한것은 피하지 않는 것, 포기하지 않는 것, 견디는 것. 그리고 그 견딤 속에서 이세상, 혹은 저세상에서도 달라지지 않을 어떤 진실을 발견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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