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해빙 - 부와 행운을 끌어당기는 힘
이서윤.홍주연 지음 / 수오서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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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는 지 궁금해서 읽었고 책 내용과 저자들의 이력이 나에게 설득력을 갖거나 메시지적으로 크게 남는 것은 없었다. 같이 읽은 이 중 한 명은 이 책이 거의 사기이며 사람들을 호도하고 있다고 격분했고, 다른 한 명은 부자까지는 모르겠지만 마음을 평온하게 하는데 도움은 될 것 같다고 하였다.

 

나는 이 책의 내용보다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읽고 이 책의 내용을 받아들였다는데서 한 가지를 깨닫게 되었다. 지금까지 자본주의 경제시스템의 구호는 '(너에게 없는 것을) 욕망하라!'는 것이었다. 욕망하고 그것을 간절히 원하고(시크릿) 그것을 위해 열심히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언젠가는 그것을 가지게 될 것이라는 게 자본주의의 이데올로기고 그것이 시스템을 돌아가게 하는 원동력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제 사람들은 좁혀지지 않는 양극화와 불평등 때문인지 그런 희망고문을 더 이상 믿고 싶어하지 않는다.

 

물론 이 책도 부자가 되고 싶다는 욕망을 부추긴다. 그런데 그 방법은 자본주의적인, 무언가를 획득하는 식의 노력이 아닌 행운에 가깝다. 자신에게 '없는 것'을 욕망하는 게 아니라 1) '이미' '현실적으로 가지고 있는' '구체적인 것'에 집중하라고 말하며 2) 그것을 통해 행복감과 긍정적인 기운을 느끼면 그런 기운이 부가 흘러들어오는 흐름을 만든다고 말한다. 1)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지속적으로 없는 것이 아닌, 있는 것에 집중하고 그것에서 행복을 느끼는 것은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자본주의적 마인드를 어느정도 뒤엎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1)을 통해 실제적으로 2)가 이루어지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부가 흘러들어오는 흐름'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는가? 본인이 그냥 믿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일단 '해빙'을 믿으면 사소한 운도 '해빙'덕이 되고, 이러한 믿음은 선순환을 일으킨다. 마치 종교와도 같다.

 

이 책의 내용이 실제 부를 가져오는지와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은 이 책의 내용을 믿고 호평한다. 그렇게 믿고 싶은 것이다. <해빙>은 말한다. "있는 것에 집중하라, 없는 것을 욕망하지 마라, 그러면 저절로 얻게 될 것이다!"
자본주의의 희망고문에 대한 불신과, 그럼에도 자본주의 속에서 시달릴 수 밖에 없는 부에 대한 욕망 사이의 줄타기를 이 책은 절묘하게 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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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하 2022-07-26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합니다. 양쪽을 절묘하게 줄다리기하며 흥행에 성공 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