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감자와 두더지 ㅣ 온그림책 35
유미 지음, 섬 그림 / 봄볕 / 2026년 10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제목을 보며 '감자와 두더지는 어떤 접점이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을 했다.
둘의 조합이 낯설게 느껴졌기에
감자와 두더지가 어떻게 함께 있는 건지 궁금해졌다. .
두더지는 지렁이나 달팽이 같은 것을 먹기 때문에
감자와 마주할 일이 없는데 말이다.
두더지가 사는 동네는 지렁이가 많았지만
오염으로 인해 땅 속 벌레가 많이 사라졌다.
배가 고픈 두더지는 우연히 감자를 발견하고
감자라도 먹으려고 하는데
감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감자는 가족들과 함께 트럭에 실려가다가
트럭에서 떨어져 여기에 오게 된 것이다.

감자는 '뿌리는 내린다는 것'에 대해 두더지에게 알려준다.
식물들은 뿌리를 아무데나 내리지 않는다.
마음에 드는 곳에 자리를 잡으면 몸에서 싹과 뿌리가 나온다.
그 뿌리가 흙을 움켜잡아 계속 거기서 살게 되는 것이다.
감자는 지금 그런 장소를 찾고 있고
한 동네에 오래 산 두더지 역시 감자의 말을 듣고
함께 뿌리를 찾아 떠나게 된다.
두더지에게 떠난다는 것은 굉장히 큰 용기이다.
나 역시도 한 곳에 오래 정착해서
다른 곳으로 떠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에
두더지가 얼마나 큰 결심을 했는지 느낄 수 있었다.
같은 고슴도치도 아니고 평소라면 전혀 마주할 수 없을
감자와 함께 떠나는 여정...
하지만 그 감자 때문에 두더지는 기존의 벽을 허물고
새로운 곳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것 같다.
단순히 두더지가 데구르르 구르는 것 밖에 할 수 없는
감자를 도와준 것만을 아니라는 것이다.

두더지가 앞장서서 산까지 가는 길을 내어주면
감자가 그 길을 따라 함께 굴러간다.
함께 떠나는 여정은 쉽지만은 않다.
상처도, 흠집도 나지만 서로가 서로를 보듬고
끝까지 손을 놓지 않았기에 그렇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이다.
두더지는 두더지대로
감자는 감자대로
자기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서로에게 도움을 준다.
홀로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서로가 서로를 보듬고 함께 가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감자와 두더지의 여정을 응원한다.
감자는 감자의 방식으로, 두더지는 두더지의 방식으로
온전히 뿌리 내리고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쉼터를 찾길 바라는 마음이다.
작은 것들에 대한 작가님의 따스한 시선이 담겨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