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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아주 신기하고 멋진 리모컨 ㅣ 저학년 씨알문고 14
전은숙 지음, 김정진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24년 8월
평점 :
* 북멘토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아이가 요새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는 말을 많이 해요.
왜 어른이 되고 싶냐고 물어보니 유치원에서 잘못을 하면 선생님께 혼나는 것이 싫으니 얼른 어른이 되고 싶대요.
어른이 되도 직장에서 혼날 때도 있고 그런데 말이지요.
또 어른이 되면 자기가 좋아하는 영화를 보고 싶어서라고 하더라구요.
여기 나오는 신기한 리모컨이 저희 아이의 소원을 들어줄지도 모르겠어요^^

늘 꾸물대고 학교에도 자주 지각하는 주인공 홍병구
우연히 어느 할아버지의 리어카를 밀어드리게 되고 할아버지는 병구에게 도와준 대가로 리모컨 하나를 줍니다.
그 리모컨은 시간을 조종할 수 있어요.
우리가 TV로 영화를 보다보면 빨리 보고 싶으면 빨리 감기, 아까 봤던 곳을 다시 보고 싶으면 되감기, 잠시 정지 시키고 싶으면 정지 버튼을 누르지요?
이 리모컨은 시간을 그렇게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어요.
정말 이런 리모컨을 우리가 갖게 되면 마냥 좋기만 할까요?

처음에는 병구는 이 리모컨이 마냥 좋았어요.
지루한 수업 시간을 빨리 감기로 돌리고, 좋아하는 시간은 되감기로 다시 반복...
그러다 학원 가는 것도 싫고 엄마 잔소리도 싫어서 되감기로 갓난 아기 시절로 가보기도 하지요.
아기가 되면 마냥 좋은지 알았는데 계속 누워만 있으니 아무것도 못하고 좀 지루하고 답답함을 느끼기도 하죠.
저도 가끔은 학창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데 돌아가면 사실 마냥 좋지만은 않아요.
정말 하기 싫은 공부도 해야 하고 시험도 봐야 하니까요...

그래도 좋은 점도 참 많이 있지요.
시험에서 20점을 받은 병구가 답을 외운 후 다시 되감기로 돌아가 시험을 보고 100점을 받기도 하지요.
친구들은 병구를 부러워하고 오래간만에 선생님 칭찬도 받으니 기분이 최고였겠지요?
저희 아이는 시간을 돌리는 게 재미있는지 많이 웃으며 이 책을 읽었어요.
그런데 어른이 되고 싶어 병구가 시간을 돌렸는데...
좋은 일만 있지는 않았거든요.
저희 아이는 그 부분을 보고 나서는 너무 슬프다며 거의 오열하다시피 했어요.
요새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는 말을 달고 사는 아이였는데....
이 책을 보고 그 말이 쏙 들어가 버렸어요.
빨리 어른이 되는 게 좋은 것만은 아님을 알아버렸어요.
뭐든지 정해진 순리대로 흘러가는 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과거로 돌아간다고 100% 만족할 수도 없고 미래로 빨리 간다해도 100% 만족할 수는 없으니까요.
재미있기도 하면서 또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동화였어요.
저학년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