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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의 하얀 우편함 ㅣ 푸른숲 그림책 36
아사이 유키 지음, 이와가미 아야코 그림, 양병헌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24년 2월
평점 :

이 책은 제20회 일본 그림책대상에서 '스토리' 부문 대상을 수상한 책이라고 해요.
'스토리'부문 대상이라고 하니 어떤 내용이길래 대상을 받았을 지 무척이나 궁금하더라구요.

라라는 혼자 살고 있고 옷감을 짜는 일을 하고 있어요.
옷감을 짜는 재주가 뛰어나기 때문에 마을 사람들을 라라를 부러워하지요.
그리고 금요일 마다 먼 곳에 있는 아빠에게 편지를 씁니다.
편지의 내용을 조금 살펴보니 '옷감 짜는 일이 즐겁고, 친구들과도 사이좋게 잘 지내고 있다'는 내용이네요.
이런 편지를 아빠가 받으면 '우리 딸이 아빠는 없어도 잘 지내고 있구나' 생각하시며 안심하고 일하실 수가 있겠지요?
제가 라라의 부모라도 딸과 떨어져 있으니 조금 걱정은 되겠지만 이런 편지를 받으면 그래도 안심이 될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 라라의 이런 이야기는 다 거짓말이었어요.
실력은 뛰어났지만 라라는 옷감 짜는 것도 무척이나 힘들어했고, 가까이 지내는 친구들도 없었어요.
라라의 마음속은 힘들고 슬픔 등 부정적 감정으로 가득했지만 겉으로는 행복한 척을 한 거지요.
이런 라라의 모습을 보니 '가면 우울증'이라는 용어가 생각나더라구요.
가면 우울증은 겉으로는 밝아 보이는데 남을 많이 의식하고,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는 사람에게 찾아오는 병이라고 해요.
라라는 남을 많이 의식하는 것 같아요.
마을 사람들이 라라의 옷감 짜는 실력을 칭찬하니 그런 마을 사람들을 실망시키긴 싫겠지요.
그리고 특히 아빠를 많이 의식하는 것 같아요. 멀리 계시는 아빠가 자신의 이런 모습을 알면 얼마나 걱정을 하시겠어요. 딸이 이러는데 일이 손에 잡히는 부모가 어디있겠나요.
아빠를 생각해서 거짓 편지를 보내는 라라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라라의 마음은 점점 곪아가고 있는 거지요...
힘든 라라가 생각한 방법은 편지를 두 통을 쓴 다음 한 통은 거짓 마음을 담은 편지를 보내는 거도, 자신의 진짜 속마음은 뒤뜰에 새로 만든 하얀색 우편함에 넣게 되어요.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라라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는 있겠지요.

하지만 그 방법은 라라의 답답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해소하는 임시 방편은 되겠지만 근본적인 해결방법은 아닌 것 같아요.
라라는 여전히 마을 사람들과 아빠를 속이고 있으니까요.
어느 날 실수로 지나 마음이 담긴 편지가 아빠에게 보내는 빨간 우체통으로 들어가게 된 거지요.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지만 라라의 진짜 마음은 아빠에게 전달되었겠지요?
우리는 점점 커가면서 다른 사람을 의식하며 살아가게 되요.
그래서 때로는 가면을 쓰고 다니게 되지요. 하지만 그런 사람들의 시선에서 벗어나 진정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찾고 주체적으로 삶을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지요.
라라의 처지를 보며 라라가 진정 원하는 삶을 저도 모르게 응원하게 되더라구요.
감정을 억누르고 숨기는 것이 문제의 해결 방법은 아니라는 것. 때로는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털어놓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자기 자신을 위해 용기내어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책이랍니다.
이 책은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많은 울림을 주는 책이라고 생각해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