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냥한 거리
민지 지음 / 다림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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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냥한'이라는 제목에 이끌려 보게 된 책이예요.

내 어릴 때와 비교하여 요즘 세상은 대체적으로 삭막한 것 같아요.

저도 마찬가지지만 어딜가나 각자 핸드폰 화면 보느라 바쁘고, 서로에게 무관심하죠.

또 매일매일 진상, 갑질로 시작되는 내용의 뉴스가 얼마나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나요.

의인화 된 선인장 사람들이 뾰족뾰족 가시를 세우고 있네요.

아직 가시가 없는 아이는 엄마에게 계속 '언제 가시가 생기는 지'에 대해 질문을 해요.

얼른 어른들처럼 가시가 생기고 싶은 걸까요?

아이의 눈에는 가시는 커가면서 당연히 생기게 되는 것인지? 아니면 뭔가 조건부적인건지 궁금할 것 같아요.

사실 누구나 가시는 돋아요.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으니까요. 다만 가시의 양이나 가시의 뾰족한 정도가 상대적으로 다를 뿐이죠.

이 아이의 질문을 보며 나는 어떤 가시가 있을까 생각해봤어요.

물론 남들에게 큰 피해를 주고 살고 있지는 않지만 가끔 나의 차가운 말투, 외면하는 시선, 무뚝뚝함, 거리 두기에 등에 의해 나의 가시는 조금씩 많아지고 자라고 있고, 더 뾰족해 지는 거 같아요.

가시가 많으면 많을 수록, 가시가 뾰족하면 더 뾰족할 수록 그 사람 곁에 다가가기는 쉽지 않죠.

가시는 누구에게나 돋는다는 엄마의 첫 마디 말 뒤에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건 꽃도 핀다는 거야"


이 부분이 참 마음에 와 닿더라구요.


뭔가 거창하지 않더라도 우리가 상대에게 보이는 작은 미소, 그리고 인사

크진 않지만 소소한 도움 등은 우리 마음속에 꽃을 피우게 하지 않을까요?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꽃을 피우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 같아요.

당장 나부터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먼저 미소 지으며 인사해 보려고 합니다.

그동안은 먼저 인사한 적도 있지만 핸드폰만 쳐다보다 누군가가 인사하면 마지못해 인사한 적도 많거든요.

너무 핸드폰만 보지 않고, 주변을 둘러보고 혹시 나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없는지 살펴볼까 합니다.

예전에 하나의 작은 친절이 또 다른 친절을 낳고 계속 퍼져나가는 내용의 그림책을 읽은 적이 있어요.

비슷한 맥락으로 이 책에 나온 문장처럼 상냥한 마음으로 꽃을 피우면 그 꽃도 자꾸자꾸 퍼지겠지요.

이 세상이 가시보다는 아름다운 꽃으로 가득 차는 세상을 꿈꾸어 봅니다.

지금은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우리 아이들도 그 마음이 변치 않기를...

우리 아이들이 점점 커가면서 이곳저곳 많은 가시가 생기는 게 아니라 마음속에 친절의 꽃, 미소의 꽃, 따스함의 꽃 등 각양 각색의 아름다운 꽃들로 환하게 물들기를 바랍니다.

글밥은 얼마 없지만 문구 하나하나가 마음을 울리는 멋진 그림책인 것 같아요.


*다림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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