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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여행하는 법
마리 꼬드리 지음, 최혜진 옮김 / 다그림책(키다리) / 2023년 12월
평점 :

여행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이 책이 참 끌렸다. '여행하는 것도 방법이 있나?'
고양이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고 심각해 보여서 무슨 고민이 있을까 궁금하기도 했다.

여기 두 마리의 고양이가 있다. 노란 고양이는 페넬로페인데 외향적이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새로운 곳에 잘 적응하며 모험을 즐긴다. 그의 절친인 까만 고양이 필레아스. 그는 조용하고 정적이며 어딘가를 돌아다니기 보단 원래 있던 곳에서 자기만의 세계를 키워간다. 완전 극과극, 정반대의 두 고양이가 어떻게 절친이 된걸까? 궁금증이 생겼다.
또 요즘 엄청 유행하는 MBTI가 생각났다. MBTI로 따지면 페넬로페는 의심할 것도 없이 극 E이며 필레아스는 극I인 셈이다.
이야기는 페넬로페가 여행을 가고 싶은데 필레아스를 데려가고 싶어하는 데서 시작된다.
연애 만큼이나 여행도 누군가와 함께 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
나도 참 여러 친구들과 한달 정도씩 배낭 여행을 한 적이 많다. 모두 다 친한 친구와의 여행이었지만 어떤 친구와 함께할 때는 죽이 잘 맞고 너무 즐거웠는데 어떤 친구와는 절친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달라 여행이 정말 힘들었고 다녀오고 나서는 사이가 소원해지기도 했다.
필레아스는 사실 여행을 가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너무나 친하고 아끼는 친구이기에 어쨌든 기꺼이 그의 여행에 동행하게 된다.
너무나도 다른 이 둘의 여행은 어떨까? 걱정되기도 하고 앞으로의 전개가 궁금하기도 했다.

여행지에서도 페넬로페는 페넬로페대로 필레아스는 필레아스대로의 여행을 한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말이다.
서로가 서로의 여행 스타일을 존중하면서 말이다.
서로의 성향을 알기에 절대 자신의 방식을 강요하지 않는다. 물론 저녁에는 함께 여행의 경험을 나누긴 하지만 말이다.
필레아스도 페넬로페와 함께 새로운 사람들과 어울리고 새로운 곳에 가보고 싶은 마음이 조금은 있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의 성향 때문일까? 결국 몇번이나 그 문턱을 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은 행복하다.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을까?
너무 다른 둘의 성향을 뛰어넘은 보이지 않는 힘은 무엇일까?
이 책은 너무도 다름에도 불구하고 함께 어울리고 어우러지는 둘의 모습을 담았다.
보기만 해도 미소가 지어진다.
마음이 따뜻해진다.
강렬하고 알록달록한 색감도 참 마음에 들었고 책을 읽고 나서도 계속 여운이 맴돌았던 책이다.
*도치맘카페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