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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최고의 수영 선수 바다거북 ㅣ 지구를 살리는 그림책 15
린 콕스 지음, 리처드 존스 그림,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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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사는 동물들이라면 저마다 '수영이라면 내가 최고지!'라고 말할 것이다.
그런데 이 책 제목이 '지구 최고의'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길래 '더 빠르게 수영하는 바다 동물이 많을텐데 왜 바다 거북이가 지구 최고의 수영선수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바다 거북이에게 그런 수식어가 붙은 이유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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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태어난 거북이는 지구의 힘을 느끼며 인도양으로 향하는 길을 찾는다. 그 여정은 순탄하지 않다.
달랑게와 붉은 여우가 공격한다. 바닷속으로 들어간 거북은 또 다른 세상을 만난다. 아름다운 바닷 속 세상이 펼쳐지지만 그곳에서도 먹이사슬은 존대하고 거대한 고래상어를 만나기도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기 거북의 모습도 변한다. 등껍질은 적갈색으로 변하고 하트 모양이 된다. 여러 시련을 이겨내며 더 단단해졌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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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의 험난한 여정을 보며 이젠 어딘가에 정착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잠시.. 그물에 걸리고 만다. 살려고 발버둥을 치는 거북이가 무척이나 안쓰려워 보인다. 이렇게 거북이는 정해진 그의 운명을 다하는 것일까?
다행히도 찾한 어부를 만나고 치료를 받으며 더 튼튼해진 거북. '요시'라는 이름도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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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의 다음 여정은 어디일까? 궁금했는데 요시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아쿠아리움에서 살게 된다. 그것도 무려 20년이나! 요시는 이곳에서 그렇게 오래 살 줄 알았을까?
20여년이 세월이 흐르고 요시는 어른 바다거북이 된다.
다행히 사람들은 요시를 원래 서식지인 바다로 돌려주기로 한다. 그런데 한 가지 걱정은 요시가 너무 오래 수조안에 살았기 때문에 '머나먼 거리를 헤엄쳐 원래 서식지로 돌아갈 수 있을까?'이다.
익숙함이라는 것은 때론 무섭기도 하다. 익숙해진다는 것은 때론 그렇게 고착화되어버리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20년이라면 정말 긴 세월인데 그 긴세월을 뒤로 하고 요시는 머나먼 거리를 헤엄쳐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을까? 그냥 평생 아쿠아리움에서 사는 게 더 낫지 않을까? 내심 좀 걱정되기도 했다.
다행히 바로 방류된 건 아니고 18개월동안 훈련을 받는다. 그리고 등껍질엔 위치 추적 장치를 달고 그는 다시금 긴 여정을 떠나게 된다.
모든 아쿠아리움은 인간의 재미를 위해 존재하는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있는 '투 오션스 아쿠라이움'처럼 바다 동물의 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곳이 있구나 하는 것도 알게 되었다.
요시의 방류는 단순하게 생각할 것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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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개월 동안 장장 37,000km를 헤엄쳤고 마침내 그곳에 도착했다.
나는 이 이야기를 읽으며 왠지 허구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맨 마지막 작가의 말은 읽고 참 놀랐다.
일단 바다 거북의 회귀 본능이 너무 놀라웠다. 20년을 넘게 다른 곳에 있었는데 어떻게 그렇게 멀리 떨어진 곳을 다시 갈 수 있었을까? 하는 것에 대해 말이다.
또한 그 먼 여정이 지치고 힘들었을 텐데도 포기하지 않고 그곳에 다다른 바다 거북의 열정, 투지에 박수를 보낸다.
지구상 바다 속에는 여러 수영 선수들이 있지만 이 '요시'는 진정한 수영 선수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내용도 따뜻했지만 그림책이 가지는 색감도 참 아름답고 따스해서 눈길이 가는 책이다.
*도치맘 카페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