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의 나무 - 2022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최우수 일러스트레이터 선정작 ㅣ I LOVE 그림책
임양희 지음, 나일성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2월
평점 :
따스한 색감과 나무를 행복하게 바라보는 아이의 모습이 사랑스러워 보이는 표지에 이끌려 읽어보게 된 책이다. 이 책에서의 '나의 나무'는 어떤 의미일까? 궁금하며 책을 펼쳐 보았다.
낯선 타국으로 오게 된 한 아이. 이 아이의 마음이 어떨지 내가 이야기 속 아이라고 생각해 보았다. 단순히 다른 지역으로 이사한게 아니라 우리 나라에서 떨어진 머나먼 나라, 그리고 알아듣기 어렵고 내 생각을 자유롭게 내뱉기 힘든 낯선 언어, 한국과는 또다른 문화의 충격속에 이 아이는 얼마나 이 모든 상황이 낯설고 혼란스러울까? 이런 상황에서 무언가를 붙들거나 의지할 수 있다면 그래도 마음이 안정이 되겠지. 아이에게 그런 대상은 한국에 살 때 집 뜨락에 있던 감나무와 비슷한 새로 이사한 집 앞 마당에 있던 나무이다. 낯선 곳에서 만난 익숙한 대상인 '자두랑' 이라고 이름붙인 나무는 모든 것이 낯설고 혼란스러운 아이에게 안정감과 편안한 마음을 선사하는 깜짝 선물같은 존재일 것 같다.
이 나무가 이 아이곁에 계속 있었다면 좋으련만 이 책의 현실을 그렇게 녹록지 않은 것 같다. 세찬 바람에 쓰러져버린 나무. 하지만 아이는 슬퍼하고 절망하지 않는다. 비록 나무는 쓰러졌지만 그래도 이 아이옆에 있으니까 말다. 아이의 상상 속에서 나무는 자신의 역할을 다한다.
하지만 완전히 사라져버린 나무. 그 앞에서 아이는 무슨 감정을 느꼈을까? 어마어마한 상실감을 느끼지 않았을까? 나는 이 주인공이 걱정되었다. 텅 비어버린, 나무가 있던 곳을 바라보는 아이의 그림을 보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저 아이에게 무언가 도움을 주고 싶었다. 나무는 쓰러져도 이 아이곁을 지켜주었는데 나무가 사라져 버린 이 상황은 대체 어떻게 전개되고 마무리되어질까? 하는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상실, 그리고 그리움... 그 끝은 다행히 따뜻했다. 아빠와 함께 새로운 자두랑이 있던 자리에 자두 나무를 심으며 다시 일어선다. 마지막 결말은 참 따뜻하고도 사랑스럽다.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진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주인공에 이입되어 다양한 감정을 느꼈다. 낯설음. 외로움. 그 속에서 만난 익숙함에 대한 기쁨, 그리고 상실과 슬픔. 새로운 만남과 기대, 희망... 이 아이가 낯선 타국에서도 한국에서의 생활과 변함없는 그런 평범한 일상을 이어나가길 소망한다.
이 책의 글과 그림의 저자 두 분 모두 이민 작가라서 그런지 그 분들의 실제 경험과 감정이 이 그림책에 스며들어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따뜻한 내용의 글 그리고 그 내용을 더욱 빛나게 하는 사랑스러운 그림이 잘 어우러진 아름다운 그림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