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실존주의 철학의 선구자로 추앙받는 덴마크의 철학자 키에르케고르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걸으면서 나의 가장 풍요로운 생각들을 얻게 되었다. 걸으면서 쫓아버릴 수 없을 만큼 무거운 생각이란 하나도없다."
- P217

83세의 나이로 장수한 그는 방대한 양의 작품을 남겼으며, 현재 출간된 ‘전집‘은 큰 책으로만 90권에 이른다. 거대하다‘라는 뜻의 형용사인 ‘톨스토이‘가 집안의 성姓이 된 것을보면, 흐르는 피 속에 크고 강인한 몸의 유전자를 갖고 태어났을 것이다. 하지만 슈테판 츠바이크가 쓴 평전 〈톨스토이를 쓰다>를 읽으면서 지금껏 몰랐던 놀라운 사실을 알았다.
"자전거 타기를 배우려는 호기심이 67세의 노인을 유혹하는가 하면, 70세에는 스케이트를 타고 얼음판을 미끄러져나가고, 80세에는 체조를 하면서 날마다 근육을 단련했다. 죽기 바로 직전인 82세에도, 그는 말을 타고 20여 킬로미터나 질주하곤 했다."
- P218

<미생> 4권에서 프로 기사가 된 장그래를 앞에 두고, 사범은 바둑만 잘 두라고 가르치지 않는다. 오히려 바둑보다 더 중요한 것은 ‘체력‘이라고 말한다.
"네가 이루고 싶은 게 있거든 체력을 먼저 길러라. 평생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되거든 체력을 먼저 길러라. 게으름, 나태,
권태, 짜증, 우울, 분노, 모두 체력이 버티지 못해서, 정신이 몸의 지배를 받아 나타나는 증상이야."
정신력을 뒷받침하는 것은 체력이다. 날이 선 정신노동자로 길게 살려면 무엇보다 체력부터 키워야 한다. 체력이야말로 죽는 그 순간까지 키우고 유지해야 할 일생일대의 프로젝트다. 이제 좀 설득이 되는가?
- P221

슈트케이스 대신 배낭을 메고, 구두 대신 운동화를 신고,
땀을 줄줄 쏟으며 걷고 싶다. 끝없이 펼쳐진 위대한 자연의 품으로 들어가 천국을 음미하고 싶다. 아무리 돈이 많은 재벌이라도 제 발로 걷지 않고는 갈 수 없는 곳, 아무리 시간이 많은여행자라도 체력 없이는 꿈꿀 수 없는 곳. 앞으로는 그런 데를우선순위로 골라 여행할 참이다. 튼튼한 체력의 소유자만이누릴 수 있는 천혜의 절경 말이다.
- P230

스티브 잡스가 스탠포드 대학 졸업식에서 했다는 축사는진정성 있는 내용으로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었다. 미래를 전혀 예측하지 못한 채 그가 선택한 과거의 일들이, 뒤돌아보면현재 이뤄 놓은 성과들과 모두 이어져 있다고 했다. 그러니 현재 하는 일들이 반드시 미래로 이어진다고 우직하게 믿으라는조언이었다.
- P238

우리는 너무 다양하고 특이하다. 영구적인 조화는 불가능하다. 우리에게 가장 적합한 파트너는 우연히 기적처럼 모든 취향이 같은 사람이 아니라, 지혜롭고 흔쾌하게 취향의 차이를 놓고 협의할 수 있는 사람이다."
- P241

마흔 살에 시작한 운동은 멋진 쉰 살을 맞게 해주었다. - P260

눈부시게 발전한 현대 의학 덕분에 죽음으로 가는 길은 점점 더 길고도 느린 과정이 되었다. 인간답지도, 아름답지도 않게 변해 버린 인간의 마지막 순간에 대해, 아툴 가완디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서 이렇게 말한다.
"아주 나이가 많은 사람들의 경우, 그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죽음이 아니라고 말한다. 죽음에 이르기 전에 일어나는 일들, 다시 말해 청력, 기억력, 친구들, 그리고 지금까지 살아왔던생활 방식을 잃는 것이 두렵다는 것이다. 실버스톤 박사의 표현대로 나이가 든다는 것은 계속해서 무언가를 잃는 것이다."
나이 들면서 잃을까 봐 두려운 것은 돈이 아니다. 존엄, 우아, 품위, 독립, 자율, 자유, 위엄, 존경이다. 육체의 건강이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이 모든 것들이 한꺼번에, 주체할 수 없을만큼 급속도로 사라져 버릴 것이다.
비록 내 의지와 상관없이 세상에 태어났지만, 내 생명 끝나는 그날까지는 내 의지로 잘 살다가 마무리하고 싶다.  - P263

참고 문헌〈서른과 마흔 사이, 어떻게 일할 것인가), 김준희, 리더스북(유혹하는 글쓰기>, 스티븐 킹, 김영사(동네 조경에서 진짜 마라톤까지), 이홍렬, 디자인하우스〈아침형 인간, 강요하지 마라〉, 이우일 외 공저, 청림출판(아인슈타인과 자전거 타기의 행복), 벤 어빈, 이룸북(철학자가 달린다), 마크 롤랜즈, 추수밭(두려움 : 행복을 방해하는 뇌의 나쁜 습관〉, 스리니바산 S. 필레이,
웅진지식하우스〈그릿〉, 앤절라 더크워스, 비즈니스북스〈플레이, 즐거움의 발견〉, 스튜어트 브라운 & 크리스토퍼 본, 흐름출판(프레임), 최인철, 21세기북스〈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 3 교토의 역사〉, 유홍준, 창비〈아웃라이어〉, 말콤 글래드웰, 김영사소설가의 일〉, 김연수, 문학동네〈어떻게 살 것인가〉, 유시민, 생각의길습관의 힘), 찰스 두히그, 갤리온<사피엔스>, 유발하라리, 김영사<호모 루덴스), 요한 하위징아, 연암서가야성의 사랑학〉, 목수정, 웅진지식하우스먼 북소리),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사상사〈스페인, 너는 자유다>, 손미나, 웅진지식하우스어차피 레이스는 길다〉, 나영석, 문학동네〈나를 부르는 숲), 빌 브라이슨, 동아일보사〈아메리카 자전거 여행〉, 홍은택, 한겨레출판(나이 들기엔 아까운 여자, 나이 들수록 아름다운 여자〉, 사라 브로코,
북하이브<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조지프 캠벨, 민음사〈인간의 품격〉, 데이비드 브룩스, 부키〈자전거 여행〉, 김훈, 문학동네〈굿 워크), E. F. 슈마허, 느린걸음톨스토이를 쓰다), 슈테판 츠바이크, 세창출판사〈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사상사(미생), 윤태호, 위즈덤하우스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알랭 드 보통, 은행나무나라 없는 사람〉, 커트 보네거트, 문학동네《떠나는, 머물든.), 베르나르 올리비에, 효형출판〈이것은 자전거 이야기가 아닙니다), 랜스 암스트롱 & 샐리 젠킨스, 체온365〈새로 만든 내몸 사용설명서>, 마이클 로이젠 & 메멧 오즈, 김영사〈스콧 니어링 자서전>, 스콧 니어링, 실천문학사〈어떻게 죽을 것인가>, 아툴 가완디, 부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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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허영심과 자기애가 천재 숭배를 조장한다. 천재를 우리와 동떨어진 특별한 존재로 여길수록, 우리의 부족함을 느끼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신적인 존재‘로부르면 우리는 그와 경쟁할 필요가 없어진다."
- P10

내가 존경하는 업계 선배 김준희 대표는 자신의 저서 <서른과 마흔 사이, 어떻게 일할 것인가)에서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삶의 차이는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가 아니라 일어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똑같은 상황이라도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상반되게 나타납니다. 그리고 그 선택은 늘 자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 P24

영화 <매트릭스>를 보면, 거의 마지막 장면에 모피어스가네오에게 이런 명대사를 날린다.
"갈 길을 아는 것과, 그 길을 걷는 것은 다르다." - P36

현실과 가상 세계를 넘나들며 인류를 구원하려는 한 영웅에게 던지는 심오한 말이다. 가야 할 길이 어딘지 알면서도, 그길을 걸어가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머릿속 시뮬레이션만으로는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안다고 해서 꼭 걸을 수있는 건 아니라는 말이다. 몸으로 해 보는 경험이 중요하다.
- P37

젊을 때는 길을 몰라도 괜찮았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으니까. 알아도 일부러 안 걷는 거라며 객기를 부릴 수도 있었다. 의지만 있으면 걷는 건 언제든 가능할 테니까. 하지만 걷지 않으면 결국엔 걷지 못하게 되는 법이다. 의지와는 상관없이 점점 능력 부족, 경험 부족으로 접어든다. 그걸 깨달은 순간, 이미 청춘은 저만치 달아나 버렸다.
- P37

적어도 6개월 이상 계속 강습을 받아야 자유형과 배영, 평영, 접영까지 대충 섭렵한다. 그쯤 되면 몸에 힘이 빠지면서 물에 대한 두려움을 떨칠 수 있다. 그 시간을 견디지 못하고 중간에 그만두면, 내 경험으론 말짱 도루묵이다. 미처 재미를 느낄 만한 단계에 오르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수영을 못 한다거나, 본인과 잘 안 맞는다고 고개를 젓곤 한다.
- P39

수영을 배우면서 깨달은 바가 하나 있다. 내가 해낸 운동량을 내 몸이 정확히 기억한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나는 25미터를 수영한 뒤 꼭 벽에 매달려 멈추곤 했다. 호흡이 가쁘니잠깐 쉬었다가 다시 출발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수영이 잘늘지 않는다. 내 몸이 딱 25미터 간 거리만큼만 기억하기 때문이다.
쉬지 않고 50미터를 수영해 내면? 처음엔 힘들겠지만 내몸은 곧 50미터에 맞는 폐활량을 기억한다. 그리고 거기에 맞는 체력이 생긴다. 즉 내 몸이 잘 기억하고 익숙해지도록 조금씩 운동량을 늘려 나가면서 꾸준히 강도를 유지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내가 깨달은 모든 운동의 기본이었다. - P50

"자전거를 타며 느끼는 자유가 아이를 독립적으로 만든다면, 어른이 되어 자전거를 타면 다시 아이가 된 듯한 기분을 느껴볼 수 있다. 자전거를 자주 타는 사람이라면 동감할텐데, 언제든 자전거를 타면 그리운 행복을 불러일으킨다.
무지개, 별똥별, 크리스마스로나 느낄 법한 기분 말이다."
- P64

〈철학자가 달린다>를 쓴 중년의철학자 마크 롤랜즈의 말이 맞았다. 달리는 이유는 십인십색일 수 있지만, 가장 순수하고 최고인 달리기의 목적인은 그저 달리는 것" 이 되어버렸다.
- P67

하버드 의과대학 교수가 연구한 두려움, 행복을 방해하는 뇌의 나쁜 습관>이라는 책에선, 왜 인간의 뇌가 그런 희망을 품는 것이 중요한지 강조한다.
"로저 배니스터는 1마일을 4분 안에 주파한 최초의 인물이었다. 닐 암스트롱은 달에 처음으로 간 사람이었다. 에드먼드 힐러리 경은 텐징 노르가이와 함께 에베레스트 산 정상에도달한 최초의 인물이었다. 이 위업들이 이루어지기 전에, 수많은 사람이 그것을 시도했지만 그 사람들은 다 실패했다. 그런데 한 번 성공이 일어나자, 많은 사람이 그것을 똑같이 해냈다. 왜일까? 뇌는 어떤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면, 그곳으로가는 대략의 지도를 그린다. 배니스터, 암스트롱, 힐러리는 상식을 거슬러 희망을 품어야 했다. 그들의 뇌에, 목표에 이르는지도를 그리라고 요구해야 했다. 그들의 뒤를 따른 사람들은앞서 달성된 위업을 지도로 이용했다."
- P77

‘용기‘란 두려움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어떤 것이 두려움보다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더 중요한 우선순위가 생기면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 P95

"연습은 어제보다 잘하려고 매일 단련하는 종류의 끈기를말한다. 그러니까 특정 영역에 관심을 느끼고 발전시킨 다음에는 온 마음을 다해 집중하고 난관을 극복하며 기술을 연습하고 숙달시켜야 한다. 하루에 몇 시간씩, 몇 주, 몇 개월, 몇 년동안 자신의 약점을 집중적으로 반복 연습해야 한다. 그릿은현재에 안주하기를 거부한다. 관심이 무엇이든, 이미 얼마나탁월한 수준에 이르렀든 상관없이 그릿의 전형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금보다 나아질 거야!‘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 P100

길을알면, 모르는 길을 가는 것보다 훨씬 쉽다는 말이다. 그러니경험은 많이 해 볼수록 유리하다.
이것은 일을 할 때도 그대로 적용되는 법칙이다. 연습하면 익숙해지고, 그 익숙함은 경험이 된다. 두 번, 세 번 경험이 많아질수록 처음 가졌던 두려움은 사라진다. - P102

따로 있다. 평지에서는 잘 생기지 않는 ‘근력‘이다. 고개를 넘는 동안 몸에도, 마음에도 근력이 생긴다. 다음에 또 고개를만나면 왠지 만만하게 느껴진다. 그런 근력이 쌓여 실력이 되는 것이다. 그걸 알면서도 어찌 고개를 오르지 않겠는가.
- P116

유복한 환경에다 케임브리지 대학교를 수석 졸업한 철학자 알랭 드 보통, 살면서 실패 따위는 안 해 봤을 것 같지만,
‘인생학교‘의 모든 수업을 관통하며 그가 강조하는 덕목이 있다. 한계를 인정하기. 그리고 성공보다 더 중요한 건 실패 후의 회복 탄력성‘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실패 앞에서 부끄러워해서는 안 된다. 정작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 있다면, 그런 실패 때문에 더 나은 사람으로성장하지 못하는 것이다."
- P124

운동이나 놀이를 통해서 경험해 보는 실패는 일종의 가상현실과도 같다. 스트레스 지수는 비슷하지만, 매우 안전하면서도 얼마든지 다시 도전해 볼 가능성이 열려 있다. 현실과 달리 큰 경제적 손실을 입지 않는다. 자주 두드려 맞고도 내일은더 잘해 보겠다는 마음의 맷집이 강해진다.
그래서 평탄하고 무난한 삶을 살아 온 사람일수록 다양한 운동을 통해 좌절과 실패를 연습해 보길 권한다. 혹여 진짜인생길에서 자빠지는 일을 당했을 때, 그렇게 실패를 극복해본 경험과 요령은 심적으로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P124

어떤 사람은 나면서부터 알고 或生而知之(혹생이지지)어떤 사람은 배워서 알며 或學而知之(혹학이지지)어떤 사람은 노력해서 안다(…) 或因而知之(혹곤이지지)(..
)그러나 이루어지면 매한가지다. 及其成功一也(급기성공일야) - P126

재주가 없으면, 훈련과 경험을 쌓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
는 말이다. 그러면서 〈중용〉에 나온 공자님 말씀을 한마디 더인용한다. 어떤 방법으로 도달하든 간에 이루어지면 매한가지‘라고, 타고난 천재가 아닌 나 같은 평범한 이들에게 ‘노력과 훈련‘이 남아 있다는 희망의 여지를 준다.
- P126

오랫동안 꾸준히운동을 하기 어려운 사람은, 다양하게 종목을 바꿔 가면서 기본 체력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하나의 요령이다.
- P129

내가 꾸준히 운동을 하는 이유는 어떻게 죽을지는 알 수없지만, 최소한 죽는 순간까지 건강하게 움직이고 싶기 때문이다. 골골 100세는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체력을 쌓는 이유가 단지 그것뿐이라면, 가슴이 두근거리지는 않을 것이다. 재미가 없을 테니까. 사실 내 진짜 속셈은 따로 있다. 언제라도손짓하며 지나가는 기회란 놈의 앞머리를 확 잡아챌 수 있도록 몸 상태를 준비해 놓고 싶다.
- P130

지금 돌이켜보면 버스 면허‘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언제든 버스를 운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싶다는 욕구였다. 체력이 강해지면서 그동안에 꿈도 꾸지 못했던 근사한 버킷 리스트가 생겨났다. 유럽 자전거 여행, 몽블랑 트레킹, 사하라 사막 마라톤, 필리핀 스킨 스쿠버, 실크 로드 도보 여행 등등. 그리스트의 꼬리는 라푼젤 머리카락 자라듯이 늘어져만 간다.
이런 모험은 돈과 시간이 많다고 해서 누구나 할 수 있는게 아니다. 짧은 시간 안에 후다닥 능력을 갖출 수도 없다. 꾸준히 운전 연습을 하듯 체력을 단련하다가, 기회가 내 앞에 다가왔을 때 주저하지 않고 버스 운전대에 앉을 수 있어야 한다.
- P131

그러다 소설가 김연수가 쓴 소설가의 일이란 에세이를읽고, 책 정리의 달인에게서 힌트를 얻었다.
"내 서가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진다. 한 부분은 읽은 소설, 또 한 부분은 읽은 비소설, 나머지는 읽지 않은 책들이다. 읽은 책들은 내가 보기에 좋은 순서대로 꽂는다. 그러니까 제일 좋은 책이 맨 앞에 있고, 뒤를 이어서 그 다음 좋은 순서대로 책들이 쭉 꽂힌다. 물론 판단은 주관적이다. 그렇게 해서 평생에 걸쳐서 소설 365권과 비소설 365권을 선정한 뒤 일흔 살이 지나면 매일 한 권의 소설과 한 권의 비소설을 읽으면서 지내고 싶다. 그러니 내 노후대책이라면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730권의 책을 마련하는 것이랄까."
- P138

반백 년을 살아 본 경험으로 나는 독서에다가 두 가지를더 덧붙이곤 한다. 독서, 그리고 운동과 외국어다. 우리를 절대로 배신하지 않는 세 가지, 사람을 매력 있게 만드는 세 가지이기도 하다.
- P139

그러고 보니 우리를 절대로 배신하지 않는 세 가지에는공통점이 있다. 첫째, 노력과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다. 둘째,
강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 셋째, 꾸준히, 오랫동안 해야만 효과가 나타난다. 넷째, 좋은 건 누구나 알지만 시급하지 않아서, 당장 실천하기 어렵다.
- P141

이렇게 현실의 모든 것을 잊을 만큼 흠뻑 몰입하는 고양상태를 ‘희열‘이라고 부른다. 어릴 때는 누구나 놀면서 맛보곤 했던 이 감정을 어른이 되면서 다들 잊어버린다. 아니, 어른이 되기 전에 이미 중고등학교에 접어들면서부터 의식적으로 멀어진다. 노는 것은 어린애들한테나 어울리는 일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공부와 일은 권장하지만, 노는 행위는 나쁘다는 의식이 사회 전반에 만연래 있기 때문이다. - P154

그러나 한 번 가슴속에 울렸던 ‘먼 북소리‘는 잊어버리기 어렵다. 다시 미국으로 유학을 가서 마흔한 살에 학위를받은 그는 ‘인생 후반부로 들어가는 통과의례‘로 아메리카자전거 여행을 선택한다. 이번엔 로키 산맥 정상을 자전거로기어올라 가는 사람을 보고 난 충격이 ‘나도 해보자‘는 오기로 변질된 탓이다. 한국 친구들은 물론 미국인들조차도 이구동성으로 미쳤다고 말렸다. 하지만 결국 80일 동안 6,400킬로미터를 달려서, 대서양과 태평양 사이를 가장 돌아가는길인 ‘트랜스 아메리카 트레일‘을 주파한다.
"평크는 열한 번 났고, 나를 추격해 온 개는 100마리쯤되는 것 같고, 여름철이었지만 영하 1도에서 영상 43도까지의 온도와 해발고도 0미터에서 3,463미터까지의 높이를 체험했다. 또 뭐가 있을까? 열 개 주를 건넜고, 대륙분기선을열네 번 통과했고, 시간대가 다섯 번 바뀌었다. 페달은 한150만 번쯤 돌렸고, 하루 5,000칼로리 이상 섭취한 것 같고,
결과적으로 몸무게는 3킬로그램 정도 빠졌다."
그가 쓴 <아메리카 자전거 여행>은 사색적이면서도, 빌브라이슨의 글을 옮기면서 익숙해진 탓인지 유머가 넘친다.
- P170

그러니 최고의 지성을자랑하던 미국의 작가 수전 손택마저 마흔 살에 접어들면서불안에 시달렸다고 한다.
"여성에게 아름다움이란 언제나 젊음과 동일시되기 때문에, 나이듦에 대해 여성이 남성보다 더 깊이 상처받는다."
- P175

세상이 여성에게 요구하는 아름다움을 따라가기 위해 부단히 기를 쓰고 싶지 않다. 나보다 젊고 아름다운 여자를 부러워하기 보다는, 내가 원하는 미의 기준에 맞춰 살고 싶다. 남과 비교하는 게 아니라, 오늘은 어제보다 좀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
내 눈엔 강하고 우아한 것‘이 아름다워 보인다. 단단하고두꺼운 허벅지, 근육이 도드라진 팔뚝, 잔 근육이 자글자글 발달한 등, 새까맣게 그 얼굴, 짧게 친 커트 머리, 화장 안 한주근깨 가득한 얼굴에 눈길이 간다. 광활한 자연 속에서 뜨거운 태양 밑에서, 걷고 달리고 땀 흘리며 큰소리로 웃는 여성이멋져 보인다.
운동을 통해서 체력에 자신감이 생긴 사람은 자기도 모르게 특별한 아우라를 내뿜는다. 그 어떤 고급 화장품을 바르고비싼 옷을 입어도 만들어지지 않는 생기와 건강함이다. 코트를 휘젓고 다니는 운동선수들한테서 느끼는 매력과 비슷하다.
하지만 언젠가는 그런 생기와 강한 여시, 젊음처럼 세월에 무너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밥 먹는 태도 같은 사소한 버릇에서부터,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행동처럼 중요한 에티켓까지, 나이 들수록 우아한 태도가 몸에 배어 있는 사람이고 싶다. - P176

여기선 오리 새끼가 주인공이지만, 사실 이러한 변신 과정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전해져 내려오는 신화, 혹은 전설 속영웅의 공통된 특성이다. 저명한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은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에서, 그런 영웅의 공통된 궤적을 크게
‘출발-입문-귀환‘ 이라는 3단계로 구축했다.
- P178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들이 이런 영웅의 궤적을 다룬스토리에 몰입하고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왜 끝없이 무한 복제가 되는 것일까. 평범한 아니, 오히려 보통 조건보다.
더 암울하기 그지없는 환경에서, 한 개인으로 하여금 잔혹한현실을 밑바닥까지 긍정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멈추거나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모험에 도전할 수 있는 용기와 영감을 일깨워 주기 때문이다. 칸트의 유명한 말을 빌리자면, ‘인간이라는 뒤틀린 목재가 깨달음을 통해 좋은 행동을 반복함으로써 온전한 인격으로 완성되는 과정을 보여 준다.
- P179

책이든 사람이든, 나는 이런 ‘반전‘을 좋아한다. 국어사전에서 ‘반전‘을 찾으면 다음과 같다.
1. 반대 방향으로 구르거나 둘. 2. 위치, 방향, 순서 따위가 반대로 됨.‘
상황이 안 좋으면 그대로 주저앉거나 포기하는 것이 인지상정인데, 반대로 더 열심히 바닥을 차며 올라오는 사람. 겉으로 보기에는 전혀 상상할 수 없는 기질과 재능을 속 안에품고 있는 사람, 누구나 가는 길을 택하지 않고, 전혀 생각지도 못한 다른 길로 삶의 방향을 트는 사람. 사람들의 일반 상식을 뛰어넘어 의외의 엉뚱한 짓을 저지르곤 하는 사람.
- P180

나는 큰 변화를 싫어하고, 용기가 부족한 범생이과다. 인생이 바뀔 만큼의 큰 기회나 시련을 잘도 피해 나갔다. 내 앞에 놓인 트랙에서 크게 벗어날 생각을 못 했다. 더군다나 나이가 들수록 삶의 키를 돌릴 수 있는 확률은 점점 줄어들지 않는가. 모험보다는 안정과 편안함을 더 희구하기 때문이다. 그랬던 내가, 마흔 넘어 운동을 시작하고 트라이애슬론의 세계에뛰어들었다. 책이나 읽다 죽어야지 싶었던 에디터의 삶에 대단한 반전을 일으켰다.
- P183

그럼에도 "온전하게 현재에 존재하는 느낌, 진정한 나 자신이 되기 위해 해야 할 어떤 것을하고 있을 때 느끼는 희열" 때문에 그 길을 따라간다. 조지프캠벨은 그것을 가리켜서 ‘블리스‘라고 불렀다.
내 인생에 반전이 될지도 모를 블리스를 따라가지 않고주저앉으면, 어떠한 영웅담도 만들어지지 않는다. 닥쳐온 모험을 외면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내 인생도 한 편의 영웅 드라마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자. 오히려 가장 민감한 내 아킬레스건을 극복해서 반전을 일으켜 보자. 인간의 품격>을 쓴 데이비드 브룩스는, 영웅은 자신의 가장 약한 부분에서 가장 강한힘을 발휘한다고 말한다.
"고내 그리스의 데모스테네스는 말을 더듬었음에도 불구하고‘가 아니라, 말을 더듬었기 때문에‘ 위대한 웅변가가되었다고들 한다. 결함이 오히려 그와 관련된 기술을 완벽하게 연마하도록 동기를 부여한 것이다."
캠벨의 말처럼, 우리는 누구나 자기 인생의 영웅이 될 수있다. 위대하는 소박하든, 영웅은 영웅이다.
- P184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踏雪野中去(답설야중거)
함부로 어지럽게 걷지 마라.
不須胡亂行(불수호난행)
오늘 내가 걸어간 이 발자욱은 
今日我行跡(금일아행적)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 것이다. 
遂作後人程(수작후인정)

서산대사가 남겼다고 알려진 선시 - P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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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배웠다.
고살기 위해 사는 삶과 진짜 삶은 다르다는 걸.
마야 안젤루 - P9

안전하다는 느낌은 내 안에 뿌리내려 있었다. 나는 안전했고 단 한번도 거기에 의문을 품지 않았다. 더이상 그렇지 않다는 걸 깨닫기 전까지는.
- P49

그는 여자들이 고마워하는 것을 질색하게 되었다. 그것은 토끼가꼬리치며 따르는 것이나 시럽을 뒤집어쓴 것과 같아서 떼어 낼 수가없다. 그로 인해 일에 차질이 생기고 손해를 본다. 여자들이 고마워할 때마다 그는 찬물로 목욕을 한 듯한 기분이 든다. 그들은 진심으로 고마워하는 게 아니다. 그가 고마워해야 한다는 것이 숨은 속뜻이다. 그들은 속으로는 그를 무시한다. - P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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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생애에 이중성이나 변절이 없기를 바랐다.  - P5

산과 자연은 사랑하는 사람이 가지게 되는 법이다.  -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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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은 조국의 온갖 죄업 때문에 개인적으로 끊임없이 공격을 받는 데 신물이 난다. 더군다나 그 상대가, 얼마 전에 양심을 찾았으니 그 전까지 양심 없이 굴었던 것은 용서된다고 생각하는 듯한 영국 본토인들이라면더욱 그렇다. - P129

잠자고 있는 그녀의 의식을 깨우고, 무의식 너머를 살피고, 그곳에 묻혀 있을 게 분명한 기억을 찾는 것이 나의 목표라네. 나는 잠겨 있어서 맞는 열쇠를 찾아야하는 상자를 대하듯 그녀의 의식으로 접근하고 있지. 그런데 솔직히 인정하건대, 아직까지는 성과가 많지 않다네.
- P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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