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들나루의 누렁이 사계절 아동문고 41
김상균 지음 / 사계절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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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을 소재로 한 많은 작품이 있지만 대부분 감동적인 사랑을 다루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개와 인간의 사랑보다는 동물간의 사랑과 동물의 용맹스러움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결투장면이나 경주장면 등은 남성적인 이미지를 물씬 풍기게 하기도 한다. 여기에 나오는 누렁이는 종자를 알수는 없지만 아마도 진돗개인듯 싶다. 그리고 그밖에 나오는 누렁이의 적수는 일본의 개, 서양의 개 등 다른나라 동물들이다. 시간적 배경이 1950년대 전후인지라 민족적 우수성을 표현하고자 한 작가의 의도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이러한 설정들이다. 때문에 누렁이는 못하는 것이 없고, 싸우면 이기고 달리면 최고가 된다. 그리고 그나마 좋은 이미지로 등장하는 동물은 비슷한 종인 백설이다.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통쾌한 기분이 든다. 왜냐하면 누렁이의 만능 때문이다. 이런 점은 우리가 갈구하고 원하는 것들을 통쾌하게 이루어주는 대리만족의 효과가 크기 때문일 것이다. 어린이 도서에서 이러한 점은 중요하다. 특히 악당의 존재도 또한 중요하다. 아동 누구나 남보다 우월하고 싶어하고 남을 이기고 싶어한다. 그리고 때로는 파괴하고 싶고 괴롭히고 싶은 마음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때문에 이런 시기의 아동에게는 그러한 욕구를 대리만족 시켜줄 수 있는 가까운 영웅과 악당과의 싸움을 그린 이러한 도서가 적당한 것이다. 더욱이 그 매체가 아이들과 친숙하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이 책이 좋은 점은 바로 이러한 점이 표현되어 있다는 점이고 시대적 배경과 어울리게 등장한 다른 동물도 악당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민족적인 성격도 다분이 띠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러한 개를 여전히 사람이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과 누렁이의 사랑과 용맹함도 결국은 사람의 지배 하에 가능하다는 점은 조금 우울하기도 하다. 그리고 여성이 읽는다면 다분히 남성우월적인 느낌도 떨쳐버릴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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