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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 ㅣ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15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롤프 레티시 그림 / 시공주니어 / 200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작가의 의도처럼 이 작품을 읽으면서 저절로 웃음이 나오고 편하게 읽을수 있는 책이었다. 삐삐는 아이들이 하고 싶어하는 그리고 하지 못하는 말과 행동을 너무나 자연스럽고 거침없이 한다. 그래서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통쾌한 대리만족같은 것을 느끼게 한다. 어떻게 보면 불쌍하고 가엾은 아이지만 삐삐의 행동은 전혀 그렇지가 않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은 면이 내가 보기에는 더욱 동정심을 느끼게 했다. 외로움을 표시하지 못하는 것은 사랑을 느끼지 못해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작품의 특징은 여자 주인공의 다재다능한 성격으로 인한 페미니스트적 특성과 흔히 생각하는 아동에 대한 관점을 뒤집어 버렸다는 점이다. 그리고 여기에 등장하는 어떠한 어른들도 삐삐를 이해하지 못하고 어떤 조치나 행위도 하지 못한다. 그런 점을 본다면 삐삐는 기성세대들의 관점을 역전시킨 점이다. 그리고 삐삐로 인한 사건은 너무나 쉽게 일어나서 우숩게 끝나고 만다. 동화라고 해서 반드시 어떤 메시지를 포함하라는 관념은 없지만 갈등의 부재와 극적 장치의 미비가 어쩌면 가볍게밖에 읽힐수 없는 이유일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점이 이 책의 매력이라고 할수도 있다. 이 작품에 대한 논쟁은 많지만 어쨌거나 재미가 있다는 사실은 누가 뭐래도 인정할 것이다.
그리고 책이 즐거움을 준다는 것은 너무나 행복한 일이기도 하다. 때문에 나는 이 작품을 참 좋아하게 되었다. 린드그렌의 작품속에서는 삐삐와 같이 외롭고 버림받은 아이들이 많이 나온다. 또한 그들의 불행을 다루기 보다는 그들의 능력을 오히려 부각시킨다는 점에서 뛰어난 작가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