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무스와 방랑자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38
아스트리드 린드그랜 지음, 호르스트 렘케 그림, 문성원 옮김 / 시공주니어 / 200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고아원에서 외롭게 자란 라스무스가 사랑스런 가족을 찾게 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가출이라 함은 가정에서 벗어나는 것이지만 라스무스는 가정이 없었기에 비범한 출발을 한다. 그러던 중 조력자인 방랑자 오스카를 만나서 방랑의 길에 접어들게 되고 사랑을 주고 받으면서 성숙해지는 내용이다. 라스무스는 그 성숙의 과정에서 강도사건에 연루되어 자신의 잠재된 능력과 용기를 맘껏 발휘하여 스스로 삶을 개척하고 선택할만큼 자라게 되는 것이다.

이 작품을 이루고 있는 배경은 우리에게 조금은 낯설은 오솔길과 숲 그리고 수많은 자연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내가 오솔길을 휘파람을 부르면서 걷고 있는 느낌을 받는다. 이렇게 사람을 흡입하는 아름다운 배경을 바탕으로 전개되는 사건은 대다수 탐정소설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과정과 비슷한 길을 걷지만 주인공이 행복을 되찾는 과정에서 부와 명예와 안정을 되찾기보다는 또 다시 모험을 택하게 되면서 시골길에 어울리는 소박한 행복을 찾아가는 점이 무엇보다 인상적이다.

그리고 적절한 극적 효과로 주인공이 당할까봐 보는 이로 하여금 애태움을 느끼게 하는 스릴 또한 이 작품의 큰 묘미라고 할 수 있다. 심리학의 관점에서 본다면 라스무스는 자기 마음속에 있는 긍정적인 '아니마' 상을 찾아 헤메면서 부정적인 '아니무스'를 통해 진정한 '아니무스'와 '아니마'를 만나게 되는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몇 년전에 유럽을 여행한적이 있는데 그곳에서 특히 인상적이었던 곳은 네덜란드의 치즈마을과 풍자마을이었다. 암스테르담의 퇴페적인 희락과는 달리 그곳은 라스무스와 오스카가 거닐던 시골길만큼이나 낭만적이고 푸근했었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머릿속에는 그때 그곳을 거닐고 있어 너무나 행복하고 그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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