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포세대라는 말이 있습니다. 3가지를 포기한 세대라는 뜻인데요, 연애, 결혼, 출산 3가지를 포기한 세대라는 뜻이랍니다. 저를 포함한 요즘 젊은 20~30대를 이르는 말이죠. 근데 나꼼수인가, 나꼽살인가를 들어보니 어떤 대학생 친구가 삼포가 아닌 사포세대라고 했답니다. 연애, 결혼, 출산과 함께 이젠 희망도 포기했다는 말이었죠. 한창 미래를 봐야할 학생에게서 그런 말이 나왔다는 것이 끔찍하면서도 슬픕니다.
대학 5학년은 이제 대부분 학생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일이 되었습니다. 비싼 등록금, 궁핍한 가정경제로 공부만 하며 대학을 다닌다는 것은 옛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대학생 가운데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는 학생은 거의 없으며, 최소한 2개 이상의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교를 다닙니다. 저도 일본에 있을때 일을 하며 학교를 다닌적이 있는데요, 정말 죽도 밥도 안됐습니다. 일도 제대로 안되고 공부도 제대로 되지 않더라구요. 이렇듯 사포세대인 20~30대 젊은 층에겐 도저히 희망을 찾기 어려울까요?
일본인 사회적기업가 야마모토 시게루는 이야기합니다. '하고 싶은 일이 없는 사람은 사회적기업가가 되어라'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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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모토 시게루 트위터(@YamamotoShigeru)
'하고 싶은 일이 없는 사람은 사회적기업가가 되어라'의 저자 야마모토 시게루는 현재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사회적기업가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그는 NPO법인 NEWVERY의 대표로 일본의 젊은이들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이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이 문제라면 일본은 구직활동을 포기한 젊은이들을 일컫는 니트(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Training) 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이태백도 따지고보면 니트죠) 야마모토 시게루는 이들의 자립과 자활을 돕는 올니트니폰(일본은 전국이라는 말을 '전일본'이란 말로 씁니다) 이란 라디오 방송국을 만들었습니다. 니트를 양산하게 되는 이유 가운데 하나인 '중퇴'(실제로 일본은 왕따를 비롯한 여러가지 문제로 인해 중고등학교에서 중퇴생이 많아지고 있으며,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 사회로 인해 대학생 중퇴생도 늘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 중퇴예방연구소'라는 사업도 하고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만화가 지망생들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토키와장 프로젝트'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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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 일본중퇴예방연구소, 토키와장 프로젝트, 올니트니폰
야마모토 시게루가 벌인 사업의 면면을 살펴보면 공통점이 하나 나옵니다. 자의든 타의든 어떠한 이유로 인해 넘어지고 좌절한 사람들을 도와 그들이 일어서고 활동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라디오 방송국 올니트니폰은 니트의 자립활동을 위한 활동, 일본중퇴예방연구소는 미래의 니트를 막고 학생들의 중퇴를 막는 활동, 마지막으로 토키와장 프로젝트는 만화가가 되기 위해 도쿄에 상경한 지망생들을 돕는 활동입니다.
여기서 궁금한게 있습니다. 야마모토 시게루는 도대체 어떤 일을 했던 사람인데 이렇게 사회적기업가가 될 수 있었을까요? '하고 싶은 일이 없는 사람은 사회적기업가가 되어라'를 보시면 그가 사회적기업가가 되기까지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습니다. 아마모토 시게루도 대학 5학년을 다니던 학생이었습니다. 그도 대학생 시절에는 꿈과 미래가 없어, 마치 한국의 사포세대와 다를바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없으면, 하고 싶은 일이 있는 사람을 돕는 것은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는군요.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하고 싶어하는 것-이 책에는 니즈(Needs)라고 했습니다-를 찾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시작했던 야마모토 시게루는 사람들의 니즈를 파악해 어려가지 프로젝트를 실행시켰습니다. 때론 실패하여 지속가능할 수 없는 모델이 되기도 했지만, 꾸준히 노력한 끝에 성공하는 프로젝트가 하나 둘씩 나오기 시작했습니아. 올해 35세인 야마모토 시게루는 일본에서 주목받는 사회적기업가로 성장했고,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며 지속가능한 사회적기업을 만들고 운영하는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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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학생들은 정말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의무교육 12년동안 학교와 학원을 오고가며 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고, 대학에 들어와선 취업을 위해 외국어 공부, 자격증 공부, 해외연수 등 쉴새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더해 끝없이 올라간 등록금으로 인해 취업준비, 공부할 시간은 줄어들었고 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야합니다.
이런 불행의 고리를 끊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거리에 나가 꾸준히 반값등록금을 외치는 방법,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 학생들 자신이 아르바이트 노조를 결성하는 방법(청년 유니온) 등이 있습니다. 이들은 다른 학생을 도와 학생의 본분인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있게 노력하는 것이죠. 이렇듯 자신이 할 수 없는 것, 뚜렷하게 하고 싶은 일이 없다면 주위를 둘러보고 내 또래의 사람들이 어떤 니즈가 있는지 파악하고 니즈를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 그것을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만드는 것, 이것이야말로 사회적기업의 창업입니다.
방황하는 20~30대 젊은 층들에게 이 책, 하고 싶은 일이 없는 사람은 사회적기업가가 되어라를 추천합니다. 저 또한 20대에 고민했던 것이 책의 내용과 일치하고, 지금 제가 생각하고 있는 부분과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 와닫는 부분이 정말 많았습니다. 또한 그가 사회적기업가가 되기 전까지 경험했던 일들이 주된 내용이라 읽기도 편합니다. (저도 2시간만에 다 읽었습니다. )
자신이 방황하고 있다면, 혹은 사회적기업가를 꿈꾸고 계시는 분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세요. 후회하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