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행복하니? - 보통 아이들 24명의 조금 특별한 성장기, 2004년 올해의 청소년 책
김종휘 지음 / 샨티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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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어른들은 모르고 있을 뿐이다. 뒤엉킨 실타래처럼 더운 꼬여만 가는 교육 제도, 낡아빠진 사회 관념, 쏟아지는 광고들, 치맛바람에 들썩이는 이웃집 사례 등 너무나 많은 유혹과 협박 앞에서 무기력하기 때문이다. 내 아이를 위한 길이 무엇인가를 있는 그대로 간명하게 바라보지 못할 만큼 두 눈에 들보가 씌였기 때문이다.

 행여나 내 아이의 미래를 망칠까봐 두렵기 때문에 혹은 내 아이는 지극히 평범하기 때문에 모두들 몰려가는 그 길에 악착같이 달려들어서 내 아이 손을 붙잡고 열심히 뛰고 또 뛸 뿐이디. 그 끝없는 달리기 때문에 부모도 아이도 일찍 지쳐 멍이 드는데도 말이다. 남보다 가장 먼저 골인을 한 아이와 부모마저 끝내는 허망하게 한숨쉴 수 밖에 없는 이치가 자명한데도 말이다.    p. 239 에필로그 중

 

세상에는 참으로 많은 책들이 나오고, 그 덕에 좋은책인데도 묻혀 버리는경우가 종종 있다. 내 기준에선 이 책도 그러하다. 내가 이 책을 특별하게 사랑스럽게 보는 이유는 청춘들의 진솔함 때문이다.  흔히 만나게 되는 처세서와는 전혀 다른 시각으로 인생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어른들이 젠체하며 인생은 이렇게 살아야해...라고 말하지 않고, 이렇게  살아가는 또래들도 있다고 보여주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 또래들이 거창하게 잘난 아이들이 아닌것도 매력이다.

 이 인터뷰집은,  '보통 아이들 24명의 조금 특별한 성장기'라는 부제가 책을 그대로 설명하는것이다.  정말 독특하고 특별하게 보이는 아이들인데도 굳이 평범하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어른들이 기회만 준다면 모두 이렇게 자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란다. 그들이 특별하다면 단지 '지금 여기에서 나는 행복하다'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 뿐. 하긴, 점점 더 각박해져만 가는 이 땅의 현실에서 이 아이들은 매우 독특하고 범상치 않다. 게다가 그 나이에 자신의 인생길을 정했다는 점이 가장 큰 '존경'거리일게다.

쉽고 간결하고 짧은 인터뷰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저 시절의 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살았던가. 지금 나는 제대로 살고 있는가. 깊고 넓은 생각을 갖고, 세계를 보는 눈을 가진 어린 친구들이 존경스러울 정도다. 저 친구들이 오히려 어른스럽다. 내가 그 나이에 제대로 하지 못했던 생각, 일, 인간관계, 공부. 과연 내 아이는 그리 할 수 있도록 조금이라도 도와줄 수 있을까.

누구에게라도 권하고 싶다. 친구,어른, 아이들 모두에게. 감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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