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엘리엇의 특별한 요리책
크리스티나 비외르크 지음, 레나 안데르손 그림, 오숙은 옮김 / 미래사 / 2003년 10월
평점 :
"암소는 하루에 보통 20리터의 우유를 만들 수 있어. 송아지를 낳은 뒤엔 우유가 더 많이 나오지만 송아지를 낳기 직전엔 전혀 안 나온단다." 전화를 받은 아저씨가 대답해 주셨습니다.
그럼 1년이면 평균 5,200리터가 된다는 얘기예요! 그보다 더 많이 만들어 내는 암소들도 많답니다.
"암소 한 마리가 그만큼의 우유를 만들어 내려면 약 11톤의 먹이와 약 2만 리터의 물이 필요하단다." 목장 아저씨가 설명하셨습니다. p. 13
도서관에서 우연히 집어든 아동용 요리책.
이런 류의 어린이를 위한 요리책들은 생각보다 많은데, 그 동안 보아왔던 책들보다 이 책이 훨씬 맘에 드는 이유는 아주 개인적인 것이다.
우선, 리네아 시리즈<모네의 정원에서>,<꼬마정원>, <신기한 식물일기> 의 작가들이란 점. (아유, 정말 너무 사랑스러운 책들이다)
쉬운 요리(찐 감자)부터 시작해서 꼬맹이가 직접 만드는 만찬(전채, 메인, 후식까지!)으로 마무리 되는 스토리가 있다는 점.
실제로 아이들과 요리하며 가르칠 수 있는 이야기거리들이 있다는 점.
베이킹 파우더가 아닌 이스트를 이용하여 빵을 만든다는 점.
마지막으론 육식 정확히는 남아도는 식량에도 불구하고 굶는 사람들에 관해 언급하고 있다는 점.
이런 개인적인 취향으로 이 책은 아동 요리책으로는 강추. (사실 어른들한테도 한번쯤 읽어보라고 하고 싶은 책)단점이라면 스웨덴 사람이 쓴 책이니 한식 요리는 없다는 점이겠지만, 이 땅의 아이들은 더이상 빵과 우유와 스파게티가 낯설지는 않으니까 그리 나쁘진 않겠다.
아이들은 요리를 좋아한다. 실제로 듬성듬성 빵칼로 야채를 썰기도 하고, 주먹밥을 만들기도 하면서 즐거워하고, 안 먹던 야채도 선뜻 먹기도 한다. 아이와 함께 요리를 하는 시간은, 엉터리 요리지만 만드는 동안 즐겁고, 어질러 놓은 걸 치울 생각에 좀 아찔하기도 하다. (아휴) 이제 겨우 달걀 깨뜨려 '뽀그리 달걀' (스크램블드 에그) 정도만 할 줄 아는 녀석이랑 언제 빵을 만들어 먹을꼬.
그나저나, 그러려면 작은 오븐도 있어야겠고, 흔치 않은 이스트는 이 시골동네서 어떻게 구해야 하나 고민 좀 해봐야겠구나. 아니, 무엇보다 알라딘에선 왜 품절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