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풍경 - 김형경 심리 여행 에세이
김형경 지음 / 예담 / 200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휴우...다시한번 내 삐딱함을 깨닫게 되는 책. 얼떨결에 강매당하여 읽은 책인데, 좋다는 사람, 읽기 편했다는 사람 별별 사람 다 있더만, 나는 영 진도가 나가질 않더라. 뭐가 심리/여행 에세이라는거냐. 여행을 다닌게 아니고 장소만 옮겨다니면서 사람들을 재단하고 다녔더라. 그러면서 뭐라? 자신의 가치관으로 타인의 행동을 재단하는 사람이 싫다고? 저자가 딱 그런 자세로 글을 쓰고 있는걸. 쯧쯧

 

자기을 유난히 따르던 어린 학생들은 모성애 결핍이기 때문이고, 자신을 칭찬하는 사람들은 자신을 지배, 조종하려는 사람들이다. 관광객인 저자에게 기쁘게 담배를 권하는 마오리족 여자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준다는 행위에서 자신의 존재가치를 인정받는 중독에 취약한 사람이다. 한밤에 전화하여 고민을 털어놓는 후배에겐 '너는 조언이 필요한게 아니고 엄마의 사랑이 필요한거야. 이제 다 컸으니 자신은 스스로 돌보라'고 단칼에 재단해 준다.

 

뭐 이런 사람이 다 있나? 자신이 몇 년동안 정신분석을 받은 것을 토대로 이야기하고 있는데, 거기서 끝나지 않고, 자신의 상담결과를 텍스트북으로 하여 모든 사람들을 다 똑같이 판단한다.

'내가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행동하는건 어릴적에 이러저러한 결핍이나 억압 때문이었다고 하더라. 앗, 저 사람이 나랑 똑같이 행동하네. 저 사람도 분명히 나랑 똑같은 상처가 있을거야.'

이게 무슨 선무당 사람잡는 행동인가 모르겠다. 몇 년간 정신분석 받으면 덩달아 심리 상담가가 되는건가? 아니 점장이라도 되는건가보다. 여행 중 스쳐지나는 사람들을 단 몇 분, 길어야 몇 시간의 만남으로 단칼에 정의한다.

 

진짜 맘에 안 드는 저자다. 내가 문학과 멀리 떨어져 산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이러한 판단도 물론, 편견이다. 책 한 권으로 저자를 내모는것. 하지만, 이런 식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저자라면 굳이 소설 찾아 읽고 싶지 않다.

 

그런데, 글 쓰는 사람이라는거 이런 땐 참 편리하기도 하네. 이런 글을 묶어서 책으로 낼 수도 있고. 이렇게 사람들에게 찬사도 받고. 나처럼 맘에 안 든다고 하는 사람은 몇 없더라. 역시 나란 인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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