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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학교 아이들
커티스 시튼펠드 지음, 이진 옮김 / 김영사 / 200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호밀밭의 파수꾼>을 압도한 21세기 새로운 고전의 탄생!
이라는 마케팅 문구는 넘쳐도 너무 넘친다. 물론 매력적인 책이긴 하지만.
이쁘지도 않고, 공부를 잘하는것도 아닌 리 피오나가 비싼 학비의 사립기숙고등학교에서 보낸 4년동안의 이야기는 말 그대로 '성장'에 관한 이야기다. 남의 눈에 띄지 않기를, 그러면서도 눈에 띄기를 바라는 그 모순된 감정에 시달리는 사춘기 소녀의 마음이 어찌나 공감되던지. 내가 사춘기 마음을 가진것은 아니다만, 그 시절을 지나왔으니 이해하는것이리라. 새로운 친구를 만날때마다 흔들리고, 새로운 사람을 만날때마다 뒤로 주춤 물러나는 그녀는 그러면서 커 나가고 있으니. 때로 충동적이고 때로 너무 진중하던 시절들.
리는 자신이 정말 좋아했던 크로스와 연인이 될 수도 있었지만, 스스로를 비하하는 바람에 그 기회를 놓친 꼴이 되었다. 크로스처럼 완벽한 남자가 공기처럼 존재감 없는 자신을 좋아할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므로, 자신을 연인의 자리에 세우지 못했다.
'그 때 나는 알지 못했다'라는 문장이 여러곳에서 반복되는 것은 그 시절과 달라졌다는 얘기며, 성장했다는 뜻이고, 그 파란만장하고 롤러코스터같은 시절을 지나 슬기를 얻거나 혹은 지루한 삶을 살게 된다는 뜻일게다.
자신을 사랑하는것. 스스로 귀하다고 여기는 것.
그러한 삶의 자세는 사춘기가 지나면 모두들 절로 얻게 되는 것일까?
열여섯 사춘기를 지난지가 벌써 언제인데, 난 아직도 어린 리와 비슷한 상태를 자주 겪는걸까 싶어진다. 살 수록 그 마음가짐이 필요하고 소중하다는걸 느끼는데 말이다.
좀더 자신감을 가질 것. 좀더 턱을 들고 걸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