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선택의 재발견 마이크로 인문학 3
김운하 지음 / 은행나무 / 201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가끔, 신이 선택해 주면 좋을 텐데, 만유인력의 법칙이 선택해 주면 좋을 텐데, 햄릿이 선택해 주면 좋을 텐데(애는 자기 앞가림부터 해야 하지만), 메피스토펠레스가 선택해 주면 좋을 텐데, 아니면 포로리라도...(때릴꺼야?).

우유부단함을 어깨에 짊어지고 태어난 인간으로서 선택은 무의식이 해 주지 않는 이상 나에겐 지상 최대의 난제다. 로또도 자동만 하는 이 선택의 어려움.

이 책이 어떤 특별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운명론을 지지하는 것 같이 보이기도 한다. 요지는 사회구조적인 문제가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을 지적하고 그런 제약 속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한 후, 그것을 후회하지 않을 선택 또는 나의 주체적인 결정을 긍정할 수 있는 선택을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실패한 선택을 후회만 하지 말고 그것을 반면교사로 삼아 앞으로 더 나은 선택자가 되자는 것이다.

아아. 모든 선택이 후회로 이어지는 내겐 반면교사가 넘쳐납니다. 인생이 그냥 반면교사입니다. 그러면 학습효과가 있어야 하는데, 나는 왜 여전히 하루에 스물다섯번씩 후회할까? 이 책으로 많은 심리적 요인들에 대한 예시와 긍정을 경험하고서도 나라는 인간은 선택에 대한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그건 아마도 인간이 태어나서 죽기까지 너무나 너무나 너무나 많은 선택을 해야 하는 고뇌하는 인간이기 때문일 것이다. 피해 갈 수 없으면 즐겨야 한다니, 선택은 절대 피할 수 없는 삶의 불가피이니, 우리는 선택을 긍정할 필요가 있다고 밖에 결론이 안 난다. 결정과 후회를 긍정하는 게 아니라 그냥 애초에 선택이라는 행위 자체를 긍정하자는 말이다. 인생은 선택이라는 도박이 있어서 재밌지 않은가 말이다. 오광에 고도리에 홍단, 청단, 초단에 쓰리고에 흔들기까지 한 환희의 순간이 나에게 오지 말란 법도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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