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정말 헤어졌을까
대니얼 핸들러 지음, 노지양 옮김, 마이라 칼만 그림 / 달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1. 그네에 앉아 있는데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만 끝내자.

옆그네에는 네가 있었다. 우리는 학교에서부터 이 놀이터까지 단 한 마디도 안 하고 걸어 온 터였다. 너는 항상 나의 반응에 민감했고 나는 감정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제멋대로인 10대였다.

“나 사실 너 좋아하지 않아. 혼자인 게 싫어서 너랑 있었던 거야.”

너는 일어서서 갔다. 그 뒷모습에는 모멸감과 분노와 애증이 뒤엉켜 있었다.

#.2. 수능이 끝났다. 우리는 친구네 방에 모여 처음으로 소주를 마셔 보았다. 1병쯤 마셨을 때 문득 친구가 이야기했다.

“야, 우리 작문선생님, 우리 언니랑 결혼해.”

나는 그날 밤 친구고 뭐고 대성통곡을 했다.

 

여기까지, 내 10대의 첫사랑을 털어 놓았다. 그리고 여기 그때 내 또래의 ‘민’이라는 소녀의 짝사랑을 읽었다. 노파심에 말하자면, 이 소설은 청소년 문고도 아니고 10대의 사춘기를 거치며 적당히 달콤하고 전형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화법이 참으로 독특하고 톡톡튀는 게 읽다보면 무척 즐겁다.

화자인 민의 편지글로 이루어진 소설이다. 시작은 민이 에드와 사귈 때의 사연이 얽힌 추억의 물건들을 전부 상자에 담아 에드의 집 문앞에 놓고 간다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리고 그 안의 넣은 구구절절한 편지가 이 책의 내용이다. 구성도 재밌는데, 추억의 물건이 마이라 칼만의 그림으로 들어가고 그 물건에 얽힌 사연을 민이 에드에게 보내는 편지글로 솔직하고 재기발랄하게(그러나 결말에는 처절하게ㅠ_ㅠ) 속속들이 들려준다. 끝까지 읽으며 남자들은 다 이런거 아녀? 하는 의구심과 난 이별할 때 저렇게 난장판 치지 말아야지ㅋㅋㅋㅋㅋ 하는 교훈을 얻었다.

이 책을 얼른 소개하고 싶어 두서없이 써내렸갔다. 그래서 한마디로 리뷰 급 마무리.

재밌다! 추천이다! 재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