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49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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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소설을 읽으며 역시 나는 온다 리쿠를 버릴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뭐 지금까지 머리 싸매고 고민한 것은 아니었으나 최근작들이 ‘음, 별로군’ 싶었기 때문이다(그러니까 나오는 족족 꼬박꼬박 읽기는 했다는 얘기). 게다가 나는 호러를 싫어라 해서. 하지만 언제나처럼 이번 소설도 그녀의 이야기꾼 본능을 확실히 보여준다. 이 에피소드는 도대체 어떻게 전개될까 눈 뎅그렇게 뜨고 즐겁게 읽었다.

 

이 소설의 서술형식은 가지치기다. 쇼핑센터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손님들이 패닉에 빠져 도망치려는 과정에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한다. 그리고 그 사건에 관계되었던 기자, 부상자, 경비대, 구조대원, 생존자의 가족 등과의 인터뷰가 주욱 이어지는 게 이 소설의 형식이다. 단순히 인터뷰만 이어지는 게 아니라 식물이 자라며 가지를 쳐 나가는 듯 교묘히 크고 작게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역시나 인터뷰가 진행될수록 ‘얼굴만이 아니라 뒷통수까지 보여주는’ 온다 리쿠식 이야기가 전개된다.  

 

재미있는 건, 같은 사건을 두고 인터뷰이들이 자기가 보고 싶은 것이나 보고 싶지 않은 것만 보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이나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인간은 자기 멋대로군, 하는 온다 리쿠식 인간상들이랄까.  

 

‘온다 리쿠식’이란 말을 많이 썼는데 그만큼 그녀의 소설은 개성이 있다. 그리고 나는 바로 그것을 사랑한다는 것을, 이 기회를 빌어 고백한다. 온다 여사! 다음 소설도, 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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