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카의 말 - 주체적이고 행복한 삶을 위한 철학 에세이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지음 / 메이트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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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미래를 위해 계획을 세우기도 하지만, 인생에서 가장 큰 낭비는 오늘 할 일을 뒤로 미루는 것이다. 이는 자신에게 주어진 하루를 하나씩 내던지는 것이며, 앞으로 다가올 미래 때문에 주어진 현재를 버리는 것이다." (63쪽)

<세네카의 말>은 스토어학파의 철학자인 세네카의 인생론과 행복론, 화 다스리는 방법에 관해 철학 초심자도 이해하기 쉽게 풀어쓴 철학 에세이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 세네카의 인생론>에서 세네카는 과거나 불확실한 미래에 얽매이지 말고 지금 이 순간을 충실히 살라고 충고한다. 죽음과 불행을 두려워하지 말고 의연히 대처하도록 격려하면서, 인생의 모든 것을 내 소유가 아닌 잠시 빌려 쓰는 것으로 여기라는 말이 특히 인상적이다.

<2부 : 세네카의 행복론>에서는 쾌락에 흔들리지 않고 미덕을 추구하며 나의 악덕을 반성하는 태도로 살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음을 역설한다. 내 인생의 목적과 목표를 스스로 정하고, 남을 무작정 따르지 않아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3부 : 세네카의 화 다스리기>에서는 가장 나쁜 악덕이 "화"임을 강조하면서, 화라는 감정의 실체를 파악하고 화의 지배에서 벗어나 현명하게 화를 다스리는 방법을 상세히 알려준다. 나 역시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하고 욱할 때가 많아 늘 이런 성격을 고쳐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챕터를 읽으며 더욱 나의 태도를 깊이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철학 문외한인 사람도 부담 없이 현인의 지혜를 배울 수 있게 도와준 책이다. 인생을 대하는 마음가짐을 바꾸고 후회 없이 행복한 삶을 살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 책을 통해 세네카를 만나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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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의 과학 - 나와 세상을 새롭게 감각하는 지적 모험, 2023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
사라 에버츠 지음, 김성훈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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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늘 여름이 두려웠다. 기온이 조금만 올라도 땀이 폭포수처럼 흘러내리는 지독한 다한증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지문 인식은 늘 땀 때문에 한 번에 제대로 성공하는 일이 드물었기에 거의 사용하지 않았고, 다른 사람과 악수라도 할 일이 생기면 늘 상대에게 사과하느라 바빴다.

다한증 때문에 생활에 지장이 생기는 일이 갈수록 늘면서 진지하게 다한증 치료 방법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보톡스나 수술적 치료 방법이 있었지만 무시무시한 부작용을 감수하고 치료를 단행할 자신이 없어 결국 단념하고 말았다. 그 덕분에 아직도 늘 여름이 두려운 다한증 환자로 살아가는 중이다.

땀을 너무 많이 흘리면 청결하지 못한 사람으로 취급받곤 한다. 도대체 인간은 왜 그렇게 많은 땀을 흘리는 걸까? 땀을 줄이는 방법은 없는 걸까? 이런 고민을 거듭하던 중 책 <땀의 과학>을 만났다.

이 책은 우리가 간과하고 있던 땀의 중요함을 일깨우고 땀을 향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꿀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저자는 땀을 응원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말한다.

"이 책의 가장 큰 목적은 땀을 응원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땀은 곁눈질을 받을 만큼 받았다. 이제는 땀을 흘리는 즐거움을 발견할 시간이 되었다," (23쪽)

땀은 체온을 조절하는 데 도움을 주고, 몸의 위험신호를 감지하게 하고, 이성에게 매력을 느끼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사람들은 땀을 흘리며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돈을 들여 사우나를 이용하면서도 때로는 땀을 없애기 위해 돈을 들여 땀 억제제와 체취제거제를 구매하기도 한다.

저자는 이러한 땀에 관한 부정적 인식은 기업들이 오랫동안 세뇌시킨 결과라고 이야기하면서, 땀에 관한 부정적인 인식을 버릴 것을 권한다.

"땀을 위해 건배를 하고 싶다. 우리는 땀 덕분에 하루하루를 살아갈 수 있다. 그리고 땀은 다른 많은 생명체가 사용하는 냉각 방식보다 훨씬 덜 불쾌하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체온을 조절해준다. 몸을 식힌다는 명목으로 소변을 보고, 구토를 하고, 똥을 싸는 것보다는 차라리 땀을 흘리는 것이 훨씬 유쾌한 경험이다." (344쪽)

이 책 한 권을 다 읽었다고 해서 당장 땀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지는 못하겠지만, 그동안 부당한 취급을 받았던 땀을 옹호할 마음이 조금이나마 생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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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바라기 - 방황하는 어른을 위한 삶의 의미
존 콜먼 지음, 정지현 옮김 / 프리렉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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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의미 있게 만들어 줄 모험이 부를 때까지 계속 기다리거나 찾아 나선다면, 거의 확실하게 발견하기보다는 실망하게 될 것이다. 목적은 찾아내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삶에서 목적을 직접 캐내고 다듬어 일과 사생활에 엮여 넣어야 한다. 모험의 부름은 내가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삶에 유일무이한 목적이 있다고 믿으며, 생애 동안 삶의 목적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삶에서 의미와 목적을 발견하지 못한 이들은 패배감과 무력감에 빠져 시간을 헛되이 보내거나 방황하곤 한다. 만약 유일한 삶의 목적을 찾지 못한다면, 그 사람의 삶은 실패한 인생인 걸까?

 

존 콜먼의 책 《목적바라기》는 그동안 우리가 갖고 있던 목적에 관한 고정관념을 일깨우고, 삶의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목적을 만들고 삶의 의미를 캐내는 방법을 알려준다. 저자는 실제 삶에서 다양한 목적과 의미로 가득한 삶을 살아가는 11명의 인물을 통해 스스로 가꾸는 삶의 의미와 목적의 중요성을 설파한다.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 목적을 시작하다>에서 저자는 목적을 “일과 삶에 의미와 중요성, 또는 영향력이나 깊이, 방향성을 부여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그는 목적이 있어야 비로소 번영하는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하며, 인생에서 목적 설정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2부 : 목적에 대해 다시 생각하다>에서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목적에 관한 고정관념을 세 가지로 나누어 설명한다. 우리는 흔히 목적이 우리 인생에서 유일무이하고 절대 불변하는 단 하나의 진리이며, 생애 동안 삶에 주어진 단 하나의 목적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목적은 우리 스스로 ‘캐내고 만드는’ 것이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할 수 있고 삶의 전 영역에 걸쳐 여러 개가 존재한다. 우리는 다양한 원천을 활용해 삶의 여러 분야에서 목적을 발굴하고 삶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저자는 충만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위한 목적의 다양한 원천으로 ‘LABORS’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각각 사랑(Love), 취미와 자기 계발(Avocations & Self-improvement), 아름다움(Beauty), 직업(Occupation), 종교와 철학(Religion & Philosophy), 봉사(Service)로 구성된 이 개념은 우리가 삶 속에서 성취할 수 있는 다양한 목적을 찾는 데 도움을 주는 유용한 도구가 된다.

 

<3부 : 목적을 만들다>에서는 삶의 의미와 목적을 만드는 다양한 방법을 소개한다. 특히 ‘잡 크래프팅(job crafting)’은 업무에 변화를 주거나 의미 있는 새로운 과제를 맡음으로써 일 속에서 새로운 목적을 찾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일(직업)이나 취미 속에서 ‘장인 정신’을 추구하고, 우리 삶에 도움을 주는 긍정적인 관계에 투자하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4부 : 조직에서의 목적>에서는 개인 차원을 넘어 조직 차원에서 목적을 만들고 이를 추구하는 방법을 다룬다. 개인의 목적은 변할 수 있고 다면적이며 개인적이지만, 기업의 목적은 개인에 좌우되지 않고 모든 구성원에게 똑같은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조직 차원의 목적 설정은 구성원의 사기 진작과 조직 성과 향상을 끌어낼 수 있다. 기업을 이끄는 리더라면 주의 깊게 읽어볼 만한 챕터이다.

 

이 책은 우리 삶의 목적이 단지 ‘커리어’ 안에서만 존재하지 않고 삶의 여러 분야에 존재하며 그것을 발굴하는 것은 우리 자신에게 달려있음을 알려준다. 또한, 내가 하는 일에 확신이 없을 때 ‘내려놓아야 할 신호’를 포착하고 적절한 시기에 변화를 꾀함으로써, 내 삶의 능동적인 주체로 살아갈 수 있도록 조언한다. 지금 하는 일에 보람과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고 공허함에 빠져 있다면,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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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놀라게 한 미생물과 감염병 이야기
사마키 다케오 외 지음, 오시연 옮김, 여상인 감수 / 북스힐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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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의 세상은 우리가 아는 것보다 더욱 넓고 경이롭다. 미생물은 지구 생태계에서 인간이 살아갈 때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들은 우리의 적이자 친구다.” (7쪽)

한동안 코로나가 무서워 바깥 외출을 삼가고 집과 회사만 왕복하는 단조로운 일상을 살았다. 그러나 나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결국 코로나에 걸리고 말았다. 처음에는 목이 따끔거리기 시작하더니 이어 열이 났고 심한 기침, 가래 증상에 시달렸다. 무엇보다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은 인후통이었다. 침을 삼킬 때마다 칼 조각을 삼키는 것처럼 목이 아파 밥도 제대로 먹을 수 없었다. 격리 해제가 된 이후에도 보름이 넘도록 잔기침을 달고 살았다. 평소에 특별히 아픈 곳 없이 건강한 편인데도 이토록 힘들었는데, 연로하신 어르신들은 오죽할까 싶었다. 코로나의 무서움을 실감하고 나니 올가을 코로나 재유행이 몹시 걱정됐다. 개인위생을 철저히 관리하고 면역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지난 2년여간 이어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우리의 일상은 완전히 바뀌었다. 많은 직장이 재택근무로 전환했고, 언택트 소비 패턴에 재빨리 대응하지 못했던 많은 영세기업은 문을 닫아야 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고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면서 점차 일상으로 돌아가는 중이지만,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의 삶으로 완전히 돌아가기란 쉽지 않을 듯하다. 앞으로 코로나뿐만 아니라 다른 감염병이 유행할 것이고 인류가 언제든 지금과 같은 위기에 빠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또 다른 감염병의 대유행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그저 막막하기만 하다.

《세상을 놀라게 한 미생물과 감염병 이야기》는 인간에게 해로울 때도 있지만 도움을 주기도 하는 다양한 미생물을 소개하고, 인류를 위협했던 감염병 유행의 역사를 설명해 주는 책이다. 미생물과 감염병에 대한 기초 지식이 부족한 사람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도록 쉽게 쓰였다. 책을 읽기 전에는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미생물은 항상 인간에게 질병을 유발하고 해롭기만 한 존재일 거라고 막연히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며 미생물에게 가졌던 편견이 어느 정도 사라졌다. 미생물은 생물의 사체를 분해해 생태계의 물질 순환을 돕는다. 미생물이 없다면 생물의 사체는 썩지 않고 영원히 쌓이기만 할 것이다. 저자의 표현처럼 미생물은 “우리의 적이자 친구”인 것이다.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인체에 감염을 일으키는 다양한 미생물을 소개하고, 2장은 인류를 위험에 빠뜨렸던 감염병 유행의 역사를 자세히 다룬다. 3장에서는 인간에게 도움을 주는 다양한 쓰임새를 지닌 미생물을 소개한다. 발효식품 속의 미생물, 인체 상재균, 치료와 미용 목적으로 활용되는 보툴리누스 독소, 조미료, 세정 및 정화 목적으로 사용되는 다양한 미생물을 다루고 있다. 4장에서는 미생물의 범주에 속하는 바이러스, 균류, 원생생물, 세균류를 소개하면서 각각의 미생물이 지닌 특징을 설명한다.

흔히 감염병의 유행을 생각하면 새롭게 발생한 신종감염병의 유행만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책에 따르면 기존에 존재하던 재흥 감염병이 유행하는 경우도 많고 이 역시 인류 건강에 큰 위협이 된다. 감염병 유행을 막기 위해서는 신종감염병과 재흥 감염병 모두에 대한 철저한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부분은 기후 변화와 환경 파괴로 감염병의 발생과 대유행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삼림 파괴로 야생동물과 접촉할 기회가 늘면 그만큼 전염병 유행의 위험성이 높아진다. 기후 변화로 사막화와 영구 동토 해빙이 진행되어 기후 난민이 금세기 말 연간 1억 명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고 한다. 인구가 대이동 하면 위생 상태가 불량해지고, 이동 거리가 늘어나면 감염병이 쉽게 퍼질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진다. 인류의 생존을 위해 무엇보다 기후 위기와 지속 가능성 위기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언젠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전 세계 대부분의 항공기 운항과 공장 가동이 중단되자 공기가 깨끗해지고 인간의 발길이 끊긴 곳에 사는 동물들이 자유를 누리게 되었다는 내용의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지구상에 인간이 없어진다면 다른 생명체들은 조화롭게 더불어 살아갈 것이다. 인간이 지구의 암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새삼 인식하자 그저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환경을 보존해 지속 가능성 위기를 해결하고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인간이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와 공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환경 보호를 위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찾아보고 작은 것부터라도 실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다양한 미생물에 관해 공부하고 연구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자연을 보호하고 다양한 생명체와 더불어 사는 길을 도모해야 궁극적으로 인간 역시 생명을 보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해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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