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의 과학 - 나와 세상을 새롭게 감각하는 지적 모험, 2023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
사라 에버츠 지음, 김성훈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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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늘 여름이 두려웠다. 기온이 조금만 올라도 땀이 폭포수처럼 흘러내리는 지독한 다한증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지문 인식은 늘 땀 때문에 한 번에 제대로 성공하는 일이 드물었기에 거의 사용하지 않았고, 다른 사람과 악수라도 할 일이 생기면 늘 상대에게 사과하느라 바빴다.

다한증 때문에 생활에 지장이 생기는 일이 갈수록 늘면서 진지하게 다한증 치료 방법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보톡스나 수술적 치료 방법이 있었지만 무시무시한 부작용을 감수하고 치료를 단행할 자신이 없어 결국 단념하고 말았다. 그 덕분에 아직도 늘 여름이 두려운 다한증 환자로 살아가는 중이다.

땀을 너무 많이 흘리면 청결하지 못한 사람으로 취급받곤 한다. 도대체 인간은 왜 그렇게 많은 땀을 흘리는 걸까? 땀을 줄이는 방법은 없는 걸까? 이런 고민을 거듭하던 중 책 <땀의 과학>을 만났다.

이 책은 우리가 간과하고 있던 땀의 중요함을 일깨우고 땀을 향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꿀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저자는 땀을 응원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말한다.

"이 책의 가장 큰 목적은 땀을 응원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땀은 곁눈질을 받을 만큼 받았다. 이제는 땀을 흘리는 즐거움을 발견할 시간이 되었다," (23쪽)

땀은 체온을 조절하는 데 도움을 주고, 몸의 위험신호를 감지하게 하고, 이성에게 매력을 느끼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사람들은 땀을 흘리며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돈을 들여 사우나를 이용하면서도 때로는 땀을 없애기 위해 돈을 들여 땀 억제제와 체취제거제를 구매하기도 한다.

저자는 이러한 땀에 관한 부정적 인식은 기업들이 오랫동안 세뇌시킨 결과라고 이야기하면서, 땀에 관한 부정적인 인식을 버릴 것을 권한다.

"땀을 위해 건배를 하고 싶다. 우리는 땀 덕분에 하루하루를 살아갈 수 있다. 그리고 땀은 다른 많은 생명체가 사용하는 냉각 방식보다 훨씬 덜 불쾌하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체온을 조절해준다. 몸을 식힌다는 명목으로 소변을 보고, 구토를 하고, 똥을 싸는 것보다는 차라리 땀을 흘리는 것이 훨씬 유쾌한 경험이다." (344쪽)

이 책 한 권을 다 읽었다고 해서 당장 땀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지는 못하겠지만, 그동안 부당한 취급을 받았던 땀을 옹호할 마음이 조금이나마 생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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