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 오늘의 젊은 작가 13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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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은 서술되어있기 보다는 기술되어있다. 거리감을 두고 메마르게 기술되고 있는 김지영의 삶은 고통으로 가득하지만 그로 인해 격한 감정이 드러나거나 특정 인물에 대한 책망이 그려져있지는 않다. 오히려 의도적인 절제가 드러난다. 그러한 형식은 ‘김지영 씨‘를 보편의 것으로 만든다. 아무도 아닌 사람에 대한 묘사가 누구나와 같은 사람의 얼굴이 되듯이.

소설은 르뽀나 재연 드라마의 형식을 닮았다. 형식적 측면이 진실을 부각시키고 있다. 조직된 허구는 개별적인 실제의 사실과는 멀어진다. 남성우월주의를 지키고자 하는 자들은 이 책에 허구적으로 조직된 사례들 각각을 반증하는 예들로 소설의 논지를 공격할지 모른다. 하지만 오히려 허구적으로 조직된 소설적 현실이 진실과는 가까울 것이다. 그리고 개별적 사례를 통한 반박들은 그러한 현실이 개별적으로밖에는 공격할 수 없으며 총체적으로는 도저히 그 진실성을 부정할 수 없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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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신이 아니야 - 듀나 연작 소설집 창비청소년문학 53
이영수(듀나) 지음 / 창비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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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초능력을 소재로 한 이 책이 판타지가 아니라 SF인 이유는 치밀한 세계관 때문이다. 치밀하다는 것이 디테일하다거나 과학적으로 정합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설득력이 있다는 의미와 가까울 것 같다.

그러한 설득력을 주는 요소가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그것은 아마도 소설이 상징하고 있는 세계가 지금의 우리 세계의 모습을 너무도 익숙하게 반영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몇몇은 알레고리로 보일 정도로 우리의 현실과 닮아 있다.

듀나의 장점이라고 내가 꼽고 싶은 것은 그것들에서 더 나아간 무언가이다. 이 시대, 이 현실의 상징이 가득한 이야기를 유치하지 않게 만들었다는 점. 그리고 각각의 이야기들이 제각기 다른 방식으로 흥미진진하다는 점. 여러 이야기들이 별자리처럼 공통의 주제의식으로 수렴한다는 점이다.

하여튼 이 연작 소설집은 다양하게 재미있고 장점이 많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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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노름꾼 열린책들 세계문학 97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이재필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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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꺼풀이 없는 것 같은. 광인들. 혹은 사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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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슬로베니아 - 사랑의 나라에서 보낸 한때
김이듬 지음 / 로고폴리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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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시인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참 각별하다. 어쩐지 정서적으로 유대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

시인은 남들보다 먼저 느끼는 존재들이라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었다. 시인들이 먼저 느끼는 것들을 내가 뒤늦게 느끼거나 같은 것을 느낀다고 생각하는 순간, 시인과 시인의 시들을 좋아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김이듬 시인은 나에게 그런 존재였다. 시인의 시가 나보다 먼저, 내가 보고 느끼고 싶은 감정을 전해주는 것 같은. 그래서 어쩐지 친구 같은.

제주도에 갈 때면, 늘 내 친구들이 이야기해주는 곳으로 간다. 그곳에서 나는 친구들이 먼저 느꼈을 것들을 떠올려본다. 그런 식의 교감이 마음 속에 무엇인가를 더해주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이 책은 친구들과 여행이야기로 교감했던 것처럼 따끈한 설렘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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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지음, 김명남 옮김 / 창비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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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치에가 하는 이야기는 당연한 이야기다.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은 사회에 대한 이야기다. 아니, 자명한 것이 당연한 것이 되지 못한 사회에 대한 이야기이거나. 그것도 아니, 사회라는 거창한 것이 아닌, 나에 대한 이야기인 것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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