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초능력을 소재로 한 이 책이 판타지가 아니라 SF인 이유는 치밀한 세계관 때문이다. 치밀하다는 것이 디테일하다거나 과학적으로 정합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설득력이 있다는 의미와 가까울 것 같다.그러한 설득력을 주는 요소가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그것은 아마도 소설이 상징하고 있는 세계가 지금의 우리 세계의 모습을 너무도 익숙하게 반영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몇몇은 알레고리로 보일 정도로 우리의 현실과 닮아 있다.듀나의 장점이라고 내가 꼽고 싶은 것은 그것들에서 더 나아간 무언가이다. 이 시대, 이 현실의 상징이 가득한 이야기를 유치하지 않게 만들었다는 점. 그리고 각각의 이야기들이 제각기 다른 방식으로 흥미진진하다는 점. 여러 이야기들이 별자리처럼 공통의 주제의식으로 수렴한다는 점이다.하여튼 이 연작 소설집은 다양하게 재미있고 장점이 많은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