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 오늘의 젊은 작가 13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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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은 서술되어있기 보다는 기술되어있다. 거리감을 두고 메마르게 기술되고 있는 김지영의 삶은 고통으로 가득하지만 그로 인해 격한 감정이 드러나거나 특정 인물에 대한 책망이 그려져있지는 않다. 오히려 의도적인 절제가 드러난다. 그러한 형식은 ‘김지영 씨‘를 보편의 것으로 만든다. 아무도 아닌 사람에 대한 묘사가 누구나와 같은 사람의 얼굴이 되듯이.

소설은 르뽀나 재연 드라마의 형식을 닮았다. 형식적 측면이 진실을 부각시키고 있다. 조직된 허구는 개별적인 실제의 사실과는 멀어진다. 남성우월주의를 지키고자 하는 자들은 이 책에 허구적으로 조직된 사례들 각각을 반증하는 예들로 소설의 논지를 공격할지 모른다. 하지만 오히려 허구적으로 조직된 소설적 현실이 진실과는 가까울 것이다. 그리고 개별적 사례를 통한 반박들은 그러한 현실이 개별적으로밖에는 공격할 수 없으며 총체적으로는 도저히 그 진실성을 부정할 수 없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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