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세공
고바야시 야스미 지음, 김은모 옮김 / 시공사 / 2026년 9월
평점 :
예약주문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수세공>이라는 제목을 보고 처음에는 성형수술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보석을 세공하듯 사람의 겉모습을 다듬는 이야기쯤으로. 그런데 첫 번째 수록작에서 만난 유카는 선천적 신체 결함으로 돼지의 장기를 이식받아온 인물이었다. 이식받은 부분도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읽는 동안 가장 의아했던 건 그렇게 많은 부분을 바꾸고도 아무 문제 없이 살아간다는 점이었다. 이게 가능한가 싶어 실제 이종이식 사례까지 찾아봤는데, 찾아볼수록 소설 속 상황이 더 이상하게 느껴졌다. 궁금해서 시작한 검색이 오히려 의심을 키웠다.


조금씩 예상되는 결말이 있었지만 그 답만은 아니길 바랐다. 내가 모르는 설명이 있겠지, 다른 비밀이 있겠지 하며 계속 다른 가능성을 찾았다. 유카가 너무 간절하게 인간이기를 바라니 나도 같은 답을 원하게 됐다. 솔직히 그쪽이 훨씬 덜 끔찍하기도 했다.


자료가 하나씩 드러날수록 마음은 더 불편해졌다. 보통 추리할 때는 예상이 맞으면 반가운데, 이 이야기는 뒤로 갈수록 내가 틀렸으면 했다. 다 읽고 나서는 “설마”, “거짓말”, “아, 진짜 짜증 나” 같은 말이 먼저 나왔다. 

그러면서도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싶어 경이로웠다. 내용 때문에 화가 나는데 상상력에는 감탄하게 되는 기분이었다.


함께 실린 〈흡혈귀 사냥〉은 읽는 맛이 달랐다. 사촌 누나를 유혹하는 ‘흡혈귀’를 알아차리고 누나를 구하려는 여덟 살 소년의 이야기다. 아이의 상상과 믿음을 조금 가볍게 보며 읽었는데, 마지막에는 “거기까지 간다고?” 싶은 어이없음이 컸다. 이쪽 역시 만만하게 볼 이야기는 아니었다.


읽는 재미는 〈흡혈귀 사냥〉 쪽이 더 깔끔했지만, 경의로운건〈인수세공〉이다. 무슨 일이 벌어질지 궁금해서 읽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예상한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라며 읽었다. 정답이 보일수록 끔찍했고, 그래서 끝까지 내가 틀렸으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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