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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 소설이라는 이름의 소설 괴담
사와무라 이치 지음, 강영혜 옮김 / 리드비 / 2026년 7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감상입니다*

제목부터 괴담을 강조하여, 얼마나 무서운 괴담일까. 하는 궁금증을 유발한다.
완벽하게 무서움만을 위한 괴담집은 아니었고,
무서움과 다른 여러감정을 같이 엮어서 보여주는 괴담이었다.
내 기준 : 무서움 70 + 그 외의 감정 30 정도.
처음부터 무서운 분위기로 오싹했던 이야기도 있지만,
안타깝고 씁쓸하기도 했고,
인간이 너무 추악해서 역겹기도 했으며,
어떤 이야기는 설정 자체가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총 일곱 편의 단편.
무엇보다 이야기의 순서가 잘 짜여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첫 번째 [고속괴담]은 이 책의 시작으로 딱 좋았다.
서로 괴담을 이야기하며 시작하는데,
읽다가 순간적으로 '아, 이게 반전이었구나.'
싶은 지점이 나오지만, 그게 끝이 아니다.
반전이라고 생각했던 순간을 다시 한번 뒤집고,
마지막에는 충격적인 결말과 찝찝함까지 남긴다.
서서히 조여오는 공포로 문을 열어
'자, 이제 괴담을 시작합니다.'
하고 독자를 괴담 속으로 끌고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일곱 편 중 가장 무서웠던 것은 여섯 번째 [마른 우물의 목소리].
정체를 알 수 없는 소설이 등장한다.
제목은 [마른 우물의 목소리].
그런데 누가 썼는지 모른다.
어디에서 출판됐는지도,
어떤 잡지에 연재됐는지도 알 수 없다.
누구는 이 잡지에서 읽었다고 하고,
누구는 저 책에서 읽었다고 하고,
기억하는 작가의 이름마저 사람마다 다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괴담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말한다.
그 소설이 정말 무서웠다고.
자신이 읽은 것 중 가장 무서운 이야기였다고.
모두가 같은 제목을 기억하고,
모두가 가장 무서웠다고 말한다는 사실 자체가
점점 공포스럽게 느껴졌다.
처음에는 그저 정체불명의 소설을 추적하는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읽을수록 분위기가 이상해졌다.
그리고 결국,
일곱 편 중 가장 무서웠던 단편으로 남았다.
마지막 [괴담괴담]은 길게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이 책의 끝을 장식하는 이야기로 기억에 남는다.
앞선 이야기들과 달리 무섭다기보다 안타깝고 나름데로 아름다웠다.
공포보다 슬픔과 여운을 남긴 이야기로 마지막을 장식하기 좋았다.
첫 번째 [고속괴담]으로 서서히 괴담의 문을 열고,
각기 다른 공포와 감정을 지나
[마른 우물의 목소리]에서 가장 무서운 순간을 만든 뒤,
마지막 [괴담괴담]에서는 뜻밖의 슬픔과 아름다움으로 끝낸다.
무서운 이야기만을 들려주는 책은 아니기에,
무서움만을 원하는 이들은 조금 아쉬울 수도 있다.
하지만 공포와 함께 다른 감정까지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매력이다.
무서움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그 안에는 안타까움과 씁쓸함,
인간에 대한 혐오,
충격과 슬픔이 함께 섞여 있다.
그래서 완벽하게 무섭기만 한 괴담집은 아니었지만,
오히려 그 안에 섞인 다른 감정들 덕분에
일곱 개의 괴담이 각자 다른 모습으로 기억에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