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개와 같은 말
임현 지음 / 현대문학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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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감이 좋지않은 책이다. 왠지 재수없어보이는 책이다. 첫 느낌은 그랬다. 이딴게 신간이야? 하는 느낌도 있었다. '그 개 같은 말.'이라고 하면 될 것을 [그 개와 같은 말]이라고 되어있는 이유는 뭘까...


다 읽은 지금도 왜 [그 개와 같은 말]이었는지 잘 모르겠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 소설은 잘 모르겠다. 시작부터 잘 모르겠고, 알았다고 생각했는데, 뒤로갈수록 모르겠고, 알겠는데, 결국은 모르겠다. 결국 말장난인 것 같은데, 다시 되돌아보면, 허탈한 웃음이 터지듯 한다. 왜일까. 이 소설을 설명할 수 없는 이유는 왜 그런 것일까.


임 현의 소설집은 과연 그런 매력이 있다. 기승전결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던 것 같다. 현재는 무난하고, 과거는 나빴는데, 결국 나아지는 것은 없었다. 항상 삶이 그자리 어딘가에서 고군분투 중인 채로 마무리 짓는다. 그래서 단편 하나씩 끝날때 마다 뭔가 더 있을 것 같고, 찜찜하고, 다시 읽어보게 되는 것 같다. 다시 읽는 것도, 그때 그랬지 싶으면서 이해되면서 읽히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느껴져서 더욱더 난감하다.


이건 마치 점으로 찍어진 화폭을 보는 것 같다. 책을 다 읽고 덮으니, 창문에 비치는 의자가 더욱더 왜곡되어 보인다. 


현대문학의 어떤 시발점이랄까... 드디어 획을 그은 한국소설이라고 했던가... 띠지에 새겨진 문구를 나는 좀처럼 납득하기 힘들었다. 결국엔 재미있었는데, 이렇게나 알듯말듯 재미있고, 누군가에게 소개하기 어려운 책이면, 한국문학은 오덕의문화가 되어야하는 걸까. 그래서 책 좀 읽어본다는 사람은 임 현을 거쳐야 하는 것일까 하고...


이 소설이 어땠냐고 묻는 한 사람이 생기면 책장에서 이 책을 꺼내 다시 읽어보게 될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내 인생에서 나갈길이 없다.

나는 우연히 보물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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