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의 거리를 둔다
소노 아야코 지음, 김욱 옮김 / 책읽는고양이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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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일이다.
근무지를 파견나와 잠깐 다른 하급 작업자(이하 P라고하자.)와 일하고 있었는데, 영 까탈스러웠다. 새로운 근무지에서 일하는 것은 근무에 대한 전반적인 틀은 알지만, 사소한 것들은 생소하다. 복사기 위치라던지, 작두기는 어디있는지... 등등
그런데 P는 혼자 바쁜지 이리저리 내가 물어보는 것이 그것도 모르냐며 상급인 나에게 들으라는 듯 중얼 거렸다. 나는 처음엔 좀 시큰둥 했지만, 일처리가 확실한 P에게 다른말은 하지 않았다. 나도 좀 바빴고, 대신 처리해주면 고마워서 고맙다는 말을 진심으로 전했다.

일관된 짜증에 대해 나는 채념했다. 본래 구름처럼 가만한 나의 성격탓도 있었다. 하지만 끝무렵엔 대판 싸워볼까 생각했는데, 그 무렵. P가 한마디 건넸다.
˝죄송했어요. 원래 제가 이렇게 지랄같지 않은데 피곤하다보니... 하하...˝
하며 항상 그렇듯 얼버무리곤 인사하고 퇴근했다.

기분이 나쁘지도 않고, 좋지도 않다. 하지만 약간의 거리를 두었다는게 참 잘한 일이다.

소노 아야코의 [약간의 거리를 둔다]는 특별하다. 목표를 두고 달려가는 사람에게 운명은 결정되어 있다고 말하는 편이며, 수긍하는 순간 행복이 찾아온다고 주장한다. 또 인간관계에 거리를 두는 것이 삶에 여유가 찾아온다고. 남에 감정에 끌려다니지않고, 자기 소신껏 살아가는 것. 그것이 행복이라고 말하고 있다.

나는 누가 시비걸면 묵묵히 참는 성격이고, 가만히 있었다.
생각에 패턴은 바뀌었다.
너와 나는 다르며, 너는 화낼 수 있지만, 나는 너와는 다르니 화내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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