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여섯시 반, 집을 나섰다.

느지막이 나오니 한낮의 더위가 가셔서 좋네.

 

 

 

 

오류고가차도. 

 

 

 

궁동저수지 생태공원. 

 

 

 

궁동터널.

저번에 작동터널 지날 때 위로 산길 넘어가느라 힘들었던 게 생각나서

그냥 통과했는데 터널 내 소음이 무시무시함;

어쩐지 성북동 비둘기가 된 기분- (옷도 흰 거 입었는데)

'"돌 깨는 산울림에 떨다가..." 

 

 

우왕... 오랜만에 보는 내가 좋아하는 아카시아 나무. 

 

 

 

아카시아 보고 좋았는데 저 글씨 보고 확 깼다;

다시 꽃으로 시선을 돌리는데

어디선가 들리는 외마디 비명같은 개 짖는 소리.

고개를 돌리니 저 아래 내 방의 반만한 크기의 우리 안에

열 마리 정도의 백구가 있었다... 

 

 

저 하얀 꽃잎처럼 애처롭게 대롱대롱 매달린 백구들의 목숨.

그 다음 걸으면서 어딜 어떻게 지나갔는지

귀에 꽂은 이어폰에서 무슨 노래가 흘러나왔는지 기억이 안난다. 

 

 

여기는... 내가 마지막으로 수능을 보았던 금옥여고.

당시엔 붉게 묽든 단풍으로 학교가 아주 예뻐 보였는데.

 

 

 

 

여기는 비행기가 아주 가까이 보이네. 

 

 

계속 걸을 기분도 안 나고... 많이 어두워졌고

마침 6640번 버스 정류장이 있어서 바로 집으로 갔다. 

 

 

버스에서 내리니 개굴개굴 시끄럽네.

우리 동네 완전 시골같아; 

 

 

집에 오니 헉; 엄마가 가져다놓은 아카시아.

이제 아카시아만 봐도 움찔... 원래 좋아했는데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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