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나쓰메 소세키-

마음 ㅣ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4
나쓰메 소세키 지음, 오유리 옮김 / 문예출판사 / 2002년 8월

- 마음 -

마음은 마음이 먹먹해지는 소설이다. 주인공인 ‘나’와 ‘선생님’을 중심으로 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소설을 읽는 초반에는 ‘나’라는 인물의 행동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말 그대로 호모처럼 선생님에게 집착하고 집까지 자주 드나들고 선생님을 귀찮게 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나’라는 인물을 설정한 이유는 한 인간을 객관적으로 조망해볼 수 있기 때문이지 아닐까?

나 자신은 나를 알 수가 없다. 네 자신을 알라라는 명언이 있듯이 한 평생을 살아도 나는 나를 알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기 때문이다. 제 3자의 입장에서 선생님에게 있었던 일을 볼 수 있기에 실질적인 주인공은 ‘나’라기 보다는 ‘선생님’인 것 같다. 주인공은 선생님에게 무슨 일이 있었기에 젊은 시절 이후로 한 평생을 아무것도 안하고 염세주의자로 지낸 것인지 의문을 품고 계속 쫓는다.

그렇게 추적하다가 3부(선생님과 유서)에서 사건의 전말을 알 게 되는데, 선생님은 한평생을 붙이지 못한 편지처럼 살아온 것이였다. 자신의 사랑하는 연인을 얻기 위해 친구를 배반하는 선생님은 평생 씻을 수 없는 죄를 진 것처럼 절망에 빠져 살아온 것이었다.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아내에게도 말을 할 수 없는 비밀을 간직한 채 살아온 선생님은 속죄의 길을 찾는다. 그러는 도중에 주인공인 나를 만나게 되고 진솔하게 자신의 고백록을 들어줄 사람이라고 여기고 자신의 치부를 들어낸 것이다.

정토종계의 절에서 태어난 친구 K는 ‘정진’과 ‘금욕’을 삶의 모토로 살아왔다. 그런 K는 사랑이라는 감정에 휩쓸려 마음을 잡지 못한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누구의 지원도 없이 사는 이 힘든 시기에 친구에게 자신의 사랑에 대한 감정을 고백하지만, “정신적으로 발전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는 어리석은 사람”이라는 냉소적인 비판을 듣게 되고 사랑을 포기하고 만다. 선생님은 몰래 결혼을 진행을 시키고 K는 큰 배신감을 느끼게 되어 결국 죽음에 이른다. 선생님은 친구의 신념을 건드리고, 사랑하는 마음을 짓밟고, 배신을 함으로써 친구의 죽음의 원인이 자신에게 있다고 여기며 평생 속죄의 길을 찾지만, 어느 누구에게도 자신의 잘못을 고백하지 않고 평생 감춰오다가, 자신의 죽음만이 속죄의 길로 여기고 자살하고 만다.

한 여인을 사랑하게 된 두 친구, 그리고 배신하는 선생님과 실의에 빠져 죽고 마는 친구 K, 진실을 알지 못한 채 평생을 같이 살아온 여인 이중에 누가 잘못을 한 것 일까? 만약에 친구 K가 선생님보다 선생님의 아내에게 먼저 고백을 하게 되고 선생님의 아내가 친구 K랑 결혼을 하게 되었다면, 선생님은 후회하지 않고 살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유대라는 연결고리로 이어진 친구에게 자신도 여인을 좋아한다는 마음을 고백했더라면, 아니면 자신의 좋아하는 마음을 질질 끌지 않고 친구가 좋아하는 마음이 생기기 전에 여인에게 미리 고백했더라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해답은 진심에 달려 있는 것이다. 자신의 마음을 숨기지 않고 진심을 표현했더라면, 이 모든 일들이 벌여지지 않았을 것이다. 마음만 갖고 있어서는 상대방은 알 수가 없다. 자신이 상대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표현해주어야만 상대도 응할 수 있는 것이다. 행복을 나누면 배가 되고, 걱정을 나누면 반으로 줄 듯이 자신의 걱정과 불안, 두려움, 우울함, 슬픔을 마음에 담아두지 말고 담담하게 말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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