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록

 

1. 제인 오스틴의 여성적 글쓰기

제인 오스틴의 저작물을 다시 생각해보게 만든 책. 오스틴의 글 뿐만 아니라 페미니즘 문학에 대해 이야기 하는 부분이 많다. 그로 인해 제인 오스틴의 모든 작품을 좀 더 신선한 관점으로 보게 된 달까. 단지 무난한 전반을 지나 후반으로 가야 보다 흥미로워졌던 점이 아쉽다.

 

 

 

2. 깃털

한 권에 너무 많은 내용을 담으려다가 지루해지고 말았다. 덕분에 단순한 호기심만으로는 마지막 장까지 흥미를 유지하기 어렵다. 마치 활기차게 시작했다가 점점 뒤쳐지게 되는 산행 같은 책.

 

 

 

3. 상대의 속마음이 보이는 심리학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심리 테스트 같은 책. 실제로 심리 테스트가 끼어 있기도 하다. 분명히 실생활에서 쓸만한 부분도 있지만 절대적으로 믿으면 안 될 듯 하다. 간단하게 기술해서 너무 가볍게 느껴진 반면 그로 인해 꽤 재미있는 편이었다.

 

 

 


 

 

 탐나는 책

 

1. 한국 식물 생태 보감

어렸을 때 길을 가다가 꽃, 나무, 수풀 속에 있는 묘한 형태의 잎사귀를 보며 엄마에게 '뭐냐고'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엄마가 시골 출신이라고 해서 다 알지는 않아'였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답이었는데도 호기심을 풀지 못했으니 맥이 빠졌던 기억이 있다.

커서도 이름 모를 들풀을 보면 김춘수의 시까지는 아니라도 묘하게 섭섭해진다. 이름을 알지 못하니 잡초, 알면 전혀 다른 의미가 될 터인데. 그런 마음을 풀어줄 책 한 권을 발견했다. 단순 식물 분류서가 아닌 형태와 생태 분류는 기본이고 그 사회에서 식물이 어떻게 자라나고 있는지까지 설명해준다. 생활에 활용한 예, 이름이 붙여진 유래, 어찌 사람과 부대끼며 살고 있는지까지 덧붙여서 도감이 아닌 보감이란다. 즉, 식물의 삶 연구서라고 표현해야 적합한 책이다.

 

 

2. 마테오 리치 중국 선교사 1, 2

마테오 리치라고 하면 세계사 수업으로 인해 이름만큼은 친숙하다. 교양 수업에선 제국주의가 범람하던 시대에 자문화 중심의 오만함에 젖지 않은 제대로 된 지식인이라는 평을 들었던 적도 있다. 그가 살았던 시대, 중국의 사회에 뛰어들어 그 문화를 향유하는 방식을 보여준 책이라니 자연스레 궁금해졌다.

게다가 거만진 동시대 선교사들과 달리 과학적 재능을 드러내 여러 기구를 만들고 중국의 문화를 존중하며 그 사상을 받아들이는 태도까지 취했다니 더욱 마음에 들었다. 문화 상대주의의 표본인 셈이다. 타 문화권에 들어갔을 때 폭력적인 자문화 중심주의가 얼마나 사람을 불쾌하게 하는가. 누구나가 그럴 때 그러지 않은 사람의 눈으로 본 시대상과 이야기라서 읽어보고 싶다.

 

 

3. 이것만 의식하면 건강해진다

사람은 매일 움직이지만 어째 그 일로 인해 살이 빠지진 않는다. 왜일까. 일상적으로 움직이는 가사 노동 같은 경우 그 일이 얼마나 칼로리를 소모하는 일인지 사람이 의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동작도 중요하겠지만 그 일이 어느 정도의 것인지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살이 빠진다는 것이다.

결국 마음이, 생각이 중요하다는 건데 그게 막상 쉽지가 않다. 걱정하지 말라고 해서 걱정 안 할 수 있으면, 긴장하지 말라고 해서 긴장 안 할 수 있으면 우황청심환이 팔리겠는가. 그런데 의식하기만 하면 건강해진다고 하니 안 그래도 얇은 귀가 절로 솔깃해졌다.

정작 이 책은 제목과 달리 오직 마음만을 중요하다고 하지는 않는다. 자율 신경 건강법을 소개해주는 것은 맞지만 그에 더해 일상 속에서 건강에 도움이 될 126가지 작은 습관을 알려준다. 간단한 것들을 '의식'하면 건강해진다는 게 그런 의미다. 하지만 그게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 이 책을 읽고 한 번 거를 아침에 바나나라도 챙겨 먹고, 부글부글할 일을 심호흡으로 가라앉힐 수 있다면 정말로 건강해질 것 같다.

 

 

4. 레고 창작가를 위한 (비공식) 레고 안내서

책 베스트 셀러가 성경이라면 장난감 베스트 셀러는 레고지 않을까. 바비 인형도 있기는 한데 아무래도 성별이 치우치니까 누구나 한 번쯤은 만져봤을 레고가 1위일 것 같다. 어렸을 때야 무슨 생각으로 그 블럭들을 조립했는지 기억도 안 나지만 사촌동생이 졸라서 대형 전투기를 만들다가 좌절했던 기억이 있던 터라 이 책에 눈길이 갔다.

플레이트와 타일이 어찌 다른지 벽을 왜 한 줄로 쌓으면 안 되는지 기본기부터 가르쳐 준다. 결국 찡찡대는 사촌동생의 레고는 다른 사람의 손에 넘어가 완성이 됐는데 다 만들어진 전투기를 보며 환성을 낼 때의 우울함이란... 요걸 읽고 세계문화유산까지는 몰라도 작은 장원 정도는 도전해 볼 수 있지 않을까.

 

 

5. 알파벳 캘리그래피

어떤 사람을 판단할 때 때로 서체는 묘한 판단 지표가 된다. 털털한 성격인 줄 알았는데 오밀조밀 깔끔한 글씨라든가, 꼬장꼬장한 성격의 사람이 초등학생이나 쓸법한 큼직한 글씨의 악필일 때 느끼는 부조화는 말로 표현하기가 힘들다. 사실 글씨가 그 사람의 성격이나 인품과 무슨 상관이겠냐만은 훌륭한 서체를 가지고 있다면 다시 보게 되는 것이다.

길을 걷다가 마주치게 되는 수많은 간판들의 글씨도 마찬가지. 영화나 드라마의 타이틀의 글씨도 독특한 것이 있으면 잠깐 동안 시선을 빼앗긴다. 그런 캘리그래피의 세계를 슬쩍 들여다보고 따라할 기회를 준다면야 마다할 이유가 없다. <알파벳 캘리그래피>에서는 역사적 서체 이야기부터 다른 작가들의 작품까지 소개해준다고 하니 한 번쯤은 들춰보고 싶다. 운이 좋다면, 혹은 숨은 재능이 있다면 누군가의 시선을 사로잡을 글씨를 쓰게 될 첫걸음일지도 모른다.

 

 

6. 지갑 방 책상

누군가 말했다. 살을 빼는 것은 간단하다고. '먹는 것보다 더 움직이면 된다'고 한다. 그게 말처럼 쉬우면 다이어트 보조제, 헬스클럽이 넘쳐날 리가 없다 싶지만 어디까지나 이론적으로는 그렇다.

돈도 마찬가지다. 소설 <쇼퍼홀릭>에서 보면 항상 돈에 쪼들리는, 정확히는 카드 빚에 허덕이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제목대로 소비를 도저히 줄일 수 없는 그녀는 자기의 연봉을 대폭 상승시키는 기적을 일으킨다. 어디까지나 소설이라서 혹은 자기 계발서에서 일어날 법한 일이다. 일어나지 않는다는 건 아니지만 살을 빼려면 먹는 것보다 더 움직이면 된다는 말 처럼 그게 어디 쉬운가. 실상 저축을 늘리는 방법은 돈을 더 벌거나 소비 패턴을 바꿔 절약을 하느냐다. 앞의 것은 무한한 재능과 상당한 운이 작용해야 한다. 노력도 필요하지만 위험도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반면 이 책 <지갑 방 책상>에서 말하는 법은 후자다. 습관을 바꾸면 돈이 생긴다...저자가 비용 절감 컨설턴트로 무지막지 돈을 모은 사람이라 상당히 설득력이 있긴 하다. 하기야 담배를 끊는 많은 이유 중에 하나가 돈 아끼려고 이지 않던가. 어느 웹툰에서 항상 용돈이 부족한 애인에게 '뭐든 제일 싼 걸로 사!'라고 했던 조언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그래도 통장 안의 숫자들은 조금씩 커질 것 같다.

 

 

7. 뉴욕 홀리데이

미드 속에서 흔히 보게 되는 뉴욕을 실제로 여행한다면 어떤 기분일까. 여행 서적은 대부분 그 곳을 여행하려는 사람들이 사겠지만 때로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속 월터처럼 미처 실행하지 못한 꿈을 담아 읽는 사람들도 많을 것 같다. 남의 이야기가 아니구나. 휴...

 

 

 

그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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