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우리 모지리! 하면서 가벼운 분위기로 폭소를 이끌어내는 즐거운 소설이지만, 의외로 뼈대가 굵습니다. 시리어스로 넘어가면서 감정의 기복을 조절하는 솜씨가 일품이네요. 문장 하나하나의 디테일보단 서사의 디테일이 압도적인, 의외의 웰메이드 작품이었습니다. 개그파트에서 슬쩍 흘러나온 소재가 단숨에 시리어스로, 그리고 시리어스의 주제가 다시 또 개그파트의 흐름으로. 위화감 하나 없이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솜씨가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3권도 기대되네요.
요즘 보기 드문 진지한 연애소설입니다.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이었던 주인공의 파워레벨링이 끝나고, 이젠 고민하고 상담하며 자신의 길을 나아가는 주인공이네요. 연애소설이지만 달콤하지만은 않은 이야기. 작품의 소재상 인물의 행동 묘사가 지나칠만큼 자세히 나오지만, 그렇기 때문에 어째서 이 묘사가 나오는지를 더 고민하게 만드는 그런 작품입니다.갈등이 모세혈관처럼 섬세하고 빼곡하게 뿌리내리고. 내용에서도 철학과 가치관 등을 많이 다루기 때문에 여타 라이트노벨 같은 가벼운 재미는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등장인물들이 개성이 뚜렷하고 매력적이며 스토리 속에서 명확하게 살아숨쉬고 있어 캐릭터성은 다른 작품에게 결코 밀리지 않습니다.자칫 긴장을 풀면 전개를 놓칠만큼 어려운 이야기이지만 그만큼 이것저것 생각하며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인물에 공감하고 비판하며 전개를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푹 빠진채 몇 차례의 소름과 반전을 느끼고, 이윽고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의 충격이 찾아옵니다. 그러면서도 그 와중에 작가가 내려놓은 악센트 하나가 마음을 울리는, 그런 작품이 되겠습니다. 분명 읽기 쉬운 책은 아니지만 읽을 가치는 명확한 이야기였네요. 커다란 한 흐름의 마무리가 느껴지는 만큼 다음 권에서의 새로운 이야기가 기대됩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볼 수 있지만 의외로 내용도 충실해서 푹 빠져 읽을 수 있는 작품입니다. 캐릭터 개성도 확실하고, 읽다보면 간결하지만 허술하진 않은 문장에서 작가의 필력이 느껴집니다. 별 기대 안했는데 의외로 수작을 만났네요. 다음권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도중에 잘린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맺고 끊음이 확실하지 않고, 큰 물줄기보단 중간 물줄기가 여러 갈래 흩어져서 흐르는 이야기라 어색함이 있습니다. 하지만 소재는 확실히 개성을 찾았고 그럭저럭 무게를 잡은 필력이 있어서 꽤 읽을만 합니다. 다만 주인공이 혼란스러울 정도로 장황한 헛소리를 늘어놓을때가 많아서 개그포인트 혹은 짜증포인트로 호불호가 갈릴 것 같네요. 저는 재밌게 봤습니다.
간만에 만나는 정통파 러브코미디. 하지만 너무 정통파라 어디서 본 소재가 반복되는게 문제. 그럼에도 기본적으로 필력이 좋은 편이라 지루하거나 그런 느낌 없이 재밌게 볼 수 있습니다. 4권에서는 작가분이 조금 더 개성을 보여줬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