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보기 드문 진지한 연애소설입니다.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이었던 주인공의 파워레벨링이 끝나고, 이젠 고민하고 상담하며 자신의 길을 나아가는 주인공이네요. 연애소설이지만 달콤하지만은 않은 이야기. 작품의 소재상 인물의 행동 묘사가 지나칠만큼 자세히 나오지만, 그렇기 때문에 어째서 이 묘사가 나오는지를 더 고민하게 만드는 그런 작품입니다.갈등이 모세혈관처럼 섬세하고 빼곡하게 뿌리내리고. 내용에서도 철학과 가치관 등을 많이 다루기 때문에 여타 라이트노벨 같은 가벼운 재미는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등장인물들이 개성이 뚜렷하고 매력적이며 스토리 속에서 명확하게 살아숨쉬고 있어 캐릭터성은 다른 작품에게 결코 밀리지 않습니다.자칫 긴장을 풀면 전개를 놓칠만큼 어려운 이야기이지만 그만큼 이것저것 생각하며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인물에 공감하고 비판하며 전개를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푹 빠진채 몇 차례의 소름과 반전을 느끼고, 이윽고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의 충격이 찾아옵니다. 그러면서도 그 와중에 작가가 내려놓은 악센트 하나가 마음을 울리는, 그런 작품이 되겠습니다. 분명 읽기 쉬운 책은 아니지만 읽을 가치는 명확한 이야기였네요. 커다란 한 흐름의 마무리가 느껴지는 만큼 다음 권에서의 새로운 이야기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