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바야시 씨. 저 사람은 대체 뭐죠?""내가 좋아하는 헌터야.""아하. 그런 거군요. 그래서 얼마나 정신이 이상하죠?""실례되는 소리 하지 마. 뭐, 굳이 말하자면 내 마음에 들 정도겠군.""거참 심각하네요."
척.유메는 나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더니─ 턱을 살짝 기울이며, 고압적인 어조로 말했다."이─ 동정 자식!!"쩌적.나는 돌처럼 굳어버렸다.
가능했을지도 모르는 나날이 머릿속을 스쳤다.보낼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 시간이 머릿속을 스쳤다.만들었을지도 모르는 추억이 뇌리를 스쳤다.분명 즐거웠을 것 같다.분명 행복했을 것 같다.아무리 괴로워도, 슬퍼도, 쓸쓸해도, 그 순간을 맞이할 수 있었다면…….아아─.
남자는 다른 이름으로 저장, 여자는 덮어쓰기 저장─ 누가 그런 유언비어를 퍼트린 걸까?덮어쓰기 저장 같은 게 가능할 리가 없잖아.추억이 너무 많다. 지구상의 그 누구보다도 많은 추억을 지닌 것이다. 그 전부에 덮어쓰기를 한다는 건 대체 몇 년이나 걸릴까?
"……이게…… 저, 라고요……?!""그래.""완전 암컷이잖아요!""그래. 너는 암컷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