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될 일도 되게 하는 대화와 협상의 기술 - 일상의 모든 일이 생각대로 술술 풀린다
마츠우라 마사히로 지음, 조보람 옮김, 조혜영 감수 / 대경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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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의 자기계발서, 주인공 '노교섭 대리'와 함께 '협상'을 배워보자!

회사에서, 학교에서, 각종 모임에서... 우리는 협상의 자리에 마주한다. 협상의 선호여부를 떠나서 우리는 협상의 테이블에 앉을 수 밖에 없다. 핸드폰 1대를 바꾸기 위해 우리는 협상을 한다. 테크노마트와 용산상가를 가는 이유는 대부분 시세보다 저렴한 모델을 손에 넣기 위해서이다. 호갱이라는 말은 이 과정에서 탄생한다.
우리가 호갱이 되는 이유는 가격 흥정에서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또한 회사에서 팀장님과 휴가날짜를 잡을 때, 인사팀과 연봉 협상 테이블에 앉을 때. 우리는 수 없이 협상을 하고, 성공과 실패를 경험한다.
<협상의 정석>에 나오는 협상의 사례들은 국가와 국가간의 조약, 기업과 기업간의 인수합병같은 굵직한 일들이 아니다.거래처와의 발주 건, 휴가 날짜, 사내회의, 연인과의 여행 일정, 이삿집센터와의 협상, 그리고 동창회 기획에 관한 협상 등 일상에서 흔히 마주하는 사례들이었다.

<협상의 정석>에서는 중소 규모 아웃도어 용품 판매사에 근무하는 주인공 노교섭 대리, 네고 플래닛에서 온 외계인 아보트, 코스테로 이 3명의 등장인물과 함께 차근 차근 협상의 개념과 방법론을 공부한다. 이 책은 자칫 딱딱할 수 있는 협상학의 내용을 만화 삽화와 가독성 높은 편집 구성으로 독자들에게 친근하게 전달하고 있다.



저자 마츠우라 마사히로

저자는 20년전 도시개발을 공부하던 중 '합의점'을 연구하면서 협상학을 접했다고 말한다.
MIT에 수학하면서 '어떻게하면 합리적이면서도 과학적으로 합의점을 찾아낼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고 한다. 그는 공공사업 현장에서 일하면서, 그때부터 협상학에 대해서 강의를 하기 시작했다.

저자는 도쿄대 공학부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의 매사추세츠 공대(MIT) 도시계획학과 도시계획학석사(1998년), 미쓰비시 종합연구소 연구원, 매사추세츠 공대 박사(2006년), 도쿄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준교수를 거쳐 현재 메이지대학 공공정책대학원 거버넌스연구과 교수로 재직중이며 <실천! 교섭학 어떻게 합의형성을 도모할까>, 역서로는 <콘센서스 만들기 입문-공공정책의 협상과 합의 형성의 진행방법> 등이 있다.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책의 구성이 결코 가볍지 않다

<협상의 정석>은 가벼운 교양서적 처럼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노교섭 대리와 아보트의 재치있는 대화들로 순식간에 페이지를 넘기는 여러분을 발견할 것이다. 그러나 책을 다 읽고난 후 작가의 '마치며' 글을 읽고 두 번째로 책을 펼쳐 핵심내용들을 정리해보려고 하면 내용이 만만지 않았음을 실감한다. BATNA와 ZOPA의 개념이 머리에 둥둥 떠다닌다. 분명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한 구성력 덕분에 에세이 읽듯이 읽은 것이긴 하지만, 협상의 핵심 개념들을 제대로 정리하고 있는 책이라는 사실은 틀림없다.

"책을 읽으면 개념이 더 확실히 이해된다!"

<협상의 정석> 핵심 내용 및 개념 정리

1. 비즈니스 협상
1.1. 협상의 마음가짐
1) 입장과 이해에 주목한다
2) 새로운 이해의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면, 더 좋은 합의점을 찾기
- 파레토 효율성 (Pareto Efficiency): 이해의 차이를 활용하여 서로가 만족하는 상황
3) 거래 비용과 기회 비용 고려
- 협상에서 비용(cost)을 기억해야 함: 시간비용, 거래비용 등
4) 일을 할 때 중요한 '인간관계' 파악
- 워킹 릴레이션십(Working Relationship; 협업관계): 애정이 없더라도 효율적으로 작업이 이루어지는 인간관계
- 협상은 실리, 심리, 프로세스의 3가지 측면

1.2. BATNA(Best Alternative To a Negotiated Agreement) 활용
1) 협상의 판단 기준, BATNA
- 상대가 내놓은 제안의 수락여부를 BATNA로 판단
2) 상대의 BATNA를 찾는다
- 나의 BATNA 뿐 아니라 상대의 BATNA도 파악
- ZOPA(Zone of Possible Agreement; 합의가능영역):자신의 BATNA와 상대의 BATNA 사이의 합의점 영역
3) 모든 일에는 BATNA가 있다
4) 합의점은 생각 밖에 있다
- Think out of the box: 상자 밖에서 생각하라
- 특정 해결책에 집착하지 말고, 스스로 진짜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폭넓은 해결책 모색
5) 중, 장기적인 시야로 생각
- 합의한 조건이 장기간에 걸쳐 정말 유익한지 생각하라
- Foot in the door(풋인더도어; 낮은 계약을 제시하여 계약한후 그 후부터 가격을 올리는 전략)
- 일관된 행동을 하려는 심리를 이용하여 작은 요구부터 승낙 받고, 큰 것으로 가는 테크닉
6) 협상이란 미래를 위한 것

1.3. 다자간 협상의 기본. 사내 회의에서의 협상
1) 공통의 인식을 구성
- 의견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리프레이밍(Reframing): 인간이 어떤 것을 인식할 때 '틀(frame)'을 씌어서 보는 것
2) 스테이크 홀더가 누구인지 정하기
- Stakeholder: 협상에서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때 반드시 관여해야 하는 사람
- 스테이크홀더 분석. Match Make, 협상 현장을 만드는 일
3) 일정 조정 및 목표달성을 위한 프로세스 맵 구성(process map)
4) 개인의 생각 배제
- 개인적 생각(저질정보) 제외. 업계 상식 배제하고 구체적 데이터와 근거로 합의

2. 프라이빗 협상
2.1. 모든 대화는 협상이다 
1) 입장과 이해를 의식하라
- 상대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이해
2) 우선 순위 정하기
3) BATNA는 어디까지나 판단기준이다
- 단, 프라이빗 협상에는 대체안을 생각하는 것이 때로는 좋지 않다
4) 세간의 평판보다는 자신의 이해를 우선시
- 세간의 평판이 때로는 심리적 함정이 될 수 있음, 매몰 비용에 집착하지 말기

2.2. 올바른 흥정 진행법
1) 다시 강조하는 BATNA, 협상에서는 반드시 대체안을 생각할 것
2) 상대에게 자신의 BATNA를 알려서는 안된다
- 대체안이 없으면 상대에게 양보를 요구하는 프레셔(pressure)를 줄 수 없다
3)합의가능영역(ZOPA)를 그리자
- ZOPA에 들어오면 협상을 하는 것에 의미두기
4) 자신의 BATNA의 약점을 인식하자
5) 화를 내지 않도록 도와주는 제3자를 두자
- 냉정한 제3자를 배석시켜 상대의 감정을 쿨다운 시키자(mediation)

2.3. 대표자끼리 대화
1) 협상의 목적은 승리가 아닌 합의
- 공통의 인식 재확인, 에스컬레이션(escalation)이 멈출 수 있도록 재확인시키자
2) 베스트보다 베터를 목표로!
3) 프라이빗 협상에서도 사전에 대화내용 정해두기
4) 대표가 아닌 사람들의 사정도 생각해보자
5) 스피드보다 중요한 것
- 촉진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는 사람
- 모두의 의견 모으기: 퍼실리테이티브 리더십(Facilitative Leadership)



1인 창업 전문강사가 선택한 책

조혜영 대표가 이 책을 옮겼다.
그녀는 현재 '1인창업스쿨' 이라는 1인 기업을 창업하여 1인 창업전문강사/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단다. 유튜브 크리에이터와 SNS유저들이 자택에서 1인 PR을 하는 시대에 협상은 뗄래야 땔 수 없다.
<협상의 정석>은 필자 개인적으로도 출, 퇴근시간 지하철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협상학을 이해하게 해주었다는 즐거움을 느끼게 한 책이다.
더 이상 개인이 협상을 회피할 수 없는 21세기, 이 책을 통해서 다른 독자들도 협상에 대한 개념들을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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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초라한 스물아홉이 되었다
김세미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6월
평점 :
절판


인생에 대한 사소한 고민들, 20대를 지나는 청춘의 크고 작은 고민이 녹아있는 에세이

작가 말하는 인생관, 오늘을 '잘' 살아가는 소소한 행복에 대한 외침.  


'가질수 없는 것을 바라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불행이 시작되기에 지금 가진 것에 만족해야 한다는 건 매우 공감한다. 그게 행복을 느끼는데 매우 큰 조건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몸이 많이 아팠다. 그때는 정말 행복이니 뭐니 다 포기되고 살아있다는 사실마저 최악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그때 희한한 일이 생겼다. 내가 생각하던 행복, 여유로은 생활이나 좋은 일이 가득한 일상, 고민 걱정없는 삶 등은 전혀 바라지 않던 그때, 그거 지금 사는 집에서 지금처럼 부모님만 곁에 계셔주신다면 다행이겠다며 더 바랄 게 없다고 생각했던 그때 비로소 나는 행복을 느끼기 시작했다.'


'YOLO(You Only Live Once)' 이 말의 뜻은 인생 한번 사는 거 당장 싫은 일은 하지 않고 좋아하는 이만 하라는게 아니라, 당장 하기 싫은 일도 즐겁게 하면서 보내라는 얘기다. 한 번 뿐인 인생 즐겁게 살아야 하니까 말이다'



Jake 평점: ★★★★


작가 김세미


작가는 평범했지만, 이제는 평범하지 않은 29세 젊은 여성이다. 김세미씨 본인은 백수로 자신을 소개하고 있지만, 그녀는 현재 자신의 블로그와 SNS로 자작 시와 에세이, 본인이 앓고있는 '모야모야병' 환우들을 위한 투병생활에 대한 글을 기고하며 자신의 색깔을 만들어가고 있다. 최근 세 권정도의 시집을 출간했고 에세이인 '어쩌다보니 초라한 스물아홉이 되었다'를 출간하였다. 


그녀는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검정고시에 합격했고 대학도 한 학기만 다니고 중퇴할만큼 본인은 끈기가 없고 초라한 삶을 살았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모야모야병을 앓게 된 이후로 소박한 삶에 대해서 감사하게 여길줄 아는, 깊어진 그녀의 생각을 읽어낼 수있다.



서평을 시작하며


개인적으로도 이런 종류의 에세이는 꽤나 오랜만이다. 나의 20대 책 읽기는 대부분 명사들의 글과 행적만을 쫓는 시간들이었다. 위대한 역사적 인물들. 내가 닮고 싶은 인물들의 행적을 쫓기에도 시간이 모자라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독서 편식이 심했다.  그러나 작년 연말 부터 독서 편식이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장르의 책, 명사에세이가 아닌 일반인들의 에세이를 읽기 시작한 것은 이 때부터였다.

서른을 맞은 올해 초 부터, 개인적인 신상에 변화가 생기면서 차츰 블로그나 유튜브, 에세이 등의 매체를 통해 평범한 범인들의 삶을 조망하게 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우리와 많이 닮아 있는 이웃들의 이야기는 더 중요한 함의점을 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한 와중에 김세미 작가의 '어쩌다보니 초라한 스물아홉이 되었다'는 꽤나 반가운 책이었다.

대한민국의 20대 청년 전체를 줄 세워보았을 때, 서울에 소재한 중상위권 대학을 졸업하고 한 두차례의 대외활동, 인턴 경력과 자격증, 외국어 성적을 가지고 중견기업~대기업 수준으로 입사하는 케이스는 대체 얼마나 될까? 다소 평범해 보일 수도 있는 이 경력조차 대다수에게는 허락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 아닌가. 

그래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우리 주변의 자기계발서만 보더라도 화려한 경력의 명사들이 쓴 저서들이 주를 이룬다. 그런 책들이 잘 팔린다. 그들은 우리의 롤모델이자 우리가 꿈꾸는 결과를 손에 쥐고 있는 듯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화 같은 이야기들은 우리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실상, 모든 것이 처음인 초년생들에게는 아주 간단한 것들도 어렵게 느껴진다. 사람마다 수준의 차이라는 것이 반드시 존재하기 때문이다. 사람들 대다수는 소시민적인 삶을 비교적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다. 매일의 삶 속에서 우리는 언제나 크고 작은 해답을 필요로 한다. 누군가에게는 아무렇지 않은 일 일지라도, 그 일이 처음인 초년생에게는 그 어떤 것보다 어려운 도전이 될 수있는 것이다. 아이가 어른이 되어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기까지는 생각보다 많은 노하우들이 요구된다. 그래서 나이가 들 수록, 평범한 범인들을 위한 경험담은 중요한 것이다. 



방황하는10대와 삶에 대해 고민하는 20대 초중반 여성을 위한 가이드북으로​


어느 대학을 갈지 고민하고, 어느 회사를 갈지? 여행지는 어디로 갈 것인지 등, 고민이 있을 때 우리는 주변의 친구들, 선배들로부터 조언을 얻는다. 이 책은 여러가지 고민이 있는 사람들에게 꽤나 유익한 책이 될 것같다. 특히 남성들보다는 20대 초 중반의 여성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이유는 간단하다. 김세미 작가가 20대 여성이 겪을 수 있는 좋지않은 경험들과 시행착오를 많이 겪어보았기 때문이다. 책에는 20대 여성들이 생각할 법한 다양한 카테고리의 고민들을 종류별로(??), 감정선 까지 아주 놀라울 정도로 디테일하게 서술해놓고 있다는 것이다. 좀 더 고생을 많이 해본 누나, 언니에게 듣는 조언이 때로 좋은 처방전이 될 때가 있다.



관심가질 만한 목차 몇 개를 뽑아 보겠다.


고졸일자리/자퇴생활/대학은 가는게 낫다/ 20대 방황고 고민/ 망한 20대는 없다/ 놀때 제대로 놀 걸/ 직업에 대해/ 우울함에서 벗어나는법/ 운동 완전 중요하더라/ 결혼 관련 책읽기/ 사람과의 만남이 불편해/ 이성을 잘 만나야 하는 이유/ 결혼에 대한 착각/ 아이를 갖는다는 것/ 사주팔자, 운세/ 고집이 세면 팔자도 세진다/ 가난해도 행복하다는 말/ 청춘은 좋은 거였다



성공적인 케이스들도 좋지만 워스트(worst)케이스에 대한 간접 경험도 꽤나 도움이 된다. 

김세미 작가역시 독자들은 자신과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를 당부한다. 대학에 대해서, 고졸인 그녀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대학을 가지 않으면 무조건 못살고 성공하지 못한다는 얘기가 아니다. 대학만 간다고 인생이 다 'No Problem. Free Pass!' 표를 얻는다는 것도 아니다. 단지 대학을 가면 조금이라도 넓은 선택권을 가질 수 있다는 얘기다'

-p. 65


'나는 요즘 과거에 명문대 다니는 친구들을 부러워하며 열등감으로 보냈던 시간들이 너무 후회가 된다. 남들은 조금만 부러워하고 내 인생에나 더 집중할걸. 남 부러워할 시간에 스스로 정서적, 경제적 독립하는데 노력했으면 지금보다 더 좋은 삶을 살 수 있었을 텐데... 하면서.'

-p. 70


개인적으로는 10대 후반의 여고생들부터 새내기 여대생들이 한번 쯤 읽어보면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녀 주변의 많은 신변잡기들에 대해서도 논하고 있는데, 필자는 다수가 공감하고 관심을 가질만한 부분들 위주로 몇 자 적어보고자 한다.


90년대생이 마주한 현실의 벽 


요즘 부장, 팀장님들에게 한창 주목받고 있는 젊은 세대가 90년대 생이다. 서평을 쓰는 필자 자신도 90년생으로 기존 세대의 가치관과는 뭔가 다른 점들을 갖고있다고 생각한다. 내 인생에 대한 욕심. 이른바 존버정신의 부족. 인생은 즐겨야 한다는 강박관념. 386 세대들에게도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젊은 세대들은 가족을 위한 희생보다는 내 인생에 대한 욕심과 열정이 비교적 우선인 세대이다. 하지만 한국사회는 엄연히 서열에 의해 구조화 되어있다. 자유분방한 90년대생이 마주한 한국사회. 초라한 경력의 그녀가 마주한 사회는 어떠했을까?


'21살 때인가? 나는 대학에 가서 4년 더 공부한 사람과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취업한 사람의 20대 후반은 별 차이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대졸자의 월급이 더 높다고는 하지만 고졸자는 2~4년 더 일찍 취직한 만큼 더 벌어 놨으니까 차이가 별로 없을 것 같았다.

(중략)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대졸자와 고졸자 사이에는 10~20만원이 아니라, 한 달에 100만원 이상의 월급차이가 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그걸 몰랐다'

-p. 56~57



누구한테 내세울만한 직장은 다녀본적도 없고 29세까지 아르바이트와 파트타임 경력을 다 합쳐도 4~5년정도에 불과하다고 밝히는 초라한? 그녀의 경력에 대비해서 그녀는 하고싶은 것이 많았다고 밝힌다. 인생을 즐겨야 한다는 생각, 하고 싶은일로 성공하는 인생. 대단한 위인이 되려고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자기만의 커리어를 가지고 휴가철에 해외여행을 다녀올 수 있고 알콩달콩 좋은 배우자와 결혼하는 여성의 모습. 매체에서 포장하는 커리어 우먼, 나름의 멋진 여성상을 그녀는 바래왔다고 말한다. 그녀는 모야모야 병에 걸리기 전까지... 


1) 호주워킹홀리데이, 2) 해외봉사활동, 3) 콘서트 4) 사무직 취직, 5) 독립 


이라는 소박하다면 소박한 목표를 그리고 있었다.   


'18~19살, 나는 그 누구보다 청춘을 즐기며 살겠노라고 큰소리 뻥뻥치고 살았다. 아프고 깨져도 다 아름다운 추억이 될거라며 너무나 평범한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꿈꿨다. 툭하면 실패하고 포기해도 나중에는 다 좋은 경험이 될 거라 생각했다. 어디선가 "네가 원하는 삶을 살아라"길래 사서 고생을 해도 그렇게 살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렇게 20대에 이루고자 하는 것들이 있었다.'

-p. 76



현실을 직시하라, 하지만 꿈은 반드시 필요하다 


책 전반에서 그녀 자신은 꿈을 꾸기만 하고 노력은 하지 않은 게으름뱅이로 묘사하고 있다. 29살의 백수가 된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라고 역설한다. (그녀가 하고 있는 블로그와 작품활동들을 보면 그녀가 겸손한 것이지만) 그녀가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꿈을 꾸되 현실을 직시하라는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름 간절히 바라는 꿈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는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에 반감을 품을 게 아니라, 지금 그 꿈을 이룰 수 있는만큼의 노력을 하고 있는지, 노력할 방법이 잘못된 것은 아닌지, 놓치는 부분은 없는지 살펴보는게 먼저였다.'

-p. 86


'당장 나의 생활이 힘들어도 꿈을 찾아 성공한 사람들을 보라며 그게 행복한 인생이라는 듯 말이다. 하지만 20대가 다 지나고 보니 "꿈도 중요하지만 최소 생계유지를 위해 돈을 버는 것, 직업을 갖는 것도 어마어마하게 중요했다. 누구든 현실을 살아가야 하니까 말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나는 커다란 꿈만 꾸면서 현실적인 노력은 하지 않은채 지금 생활에 만족하지 못하고 툭하면 멘탈 흔들리는 사람들보다, 꿈은 특별히 없지만 현실을 직시하며 무난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참 존경스럽다.'

-p. 90



그녀 역시 이웃 주변에서 그저 현실에 맞추어 성실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결국에는 행복하고 여유로운 생활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있다고 말한다. 돌이켜보면 필자의 주변에도 그저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면서 한 걸음씩 진일보 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멋진 모습으로 변화되어 있는 것을 보게된다.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 꿈을 꾸는 것 만큼 중요하다는 것은, 사실 생계가 달린 현실을 치열하게 살아내보지 못한 10대들에게는 직접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부분이다. 작가의 외침이 10~20대의 젊은 친구들에게 주는 함의가 있을 것이다.


절대 실패에 익숙해지지 마라


책 전반에서 느껴지는 작가 그녀의 외칭은 끈기 부족과 실패에 대한 허탄한 심정이다. '하나라도 꾸준히 했으면' 이라는 심정이 책 전반에 후회로 그려져 있다. 그녀는 한 챕터를 할해하여 실패에 익숙해지면 위험하다고 하면서 독자들에게 영민한 사람이 될 것을 부탁하고 있다.



"삶에 좋은 양분이 되는 경험은 따로 있다. 안 좋은 경험은 썩은 피와 썩은 살이돼서 평생 내 인생을 곪게하는데 일조할 뿐이다."

-p. 140


"실패도 경험이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 나는 이 말들을 참 좋아했다. 하고 싶은 것맘ㄴ 골라서 도전할 때마다 거의 대부분 실패했는데 그게 경험이고, 성공의 어머니라고 하니까 얼마나 좋은가! (중략) 하지만 나는 포기가 습관이 되었다는 것도 눈치채지 못했다. 너무 익숙해서였다. 그저  어느 순간부터 나도 모르게 '나는 게으른 사람, 꾸준히 못하는 사람, 뭐 하나도 끝까지 하지 못하는 사람' 이런 생각이 내 마음 깊은 곳에 자리 잡았을 뿐이다."

-p. 141


하지만 한편으로 실패가 두려워 도전을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라고 충고 해주고있다. 삶의 풍요로움까지 잃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그렇다. 끝까지 끈기를 가지고 버티는 것, 속 된말로 소위 '존버' 정신은 중요하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하지만 시작만 하고 끝을 맺지 못하면 작심삼일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실패를 두려워하고 도전을 망설여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건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럼 그만큼 삶이 풍요로워지거나 더 나아질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되는거니까 말이다. 단지 두려워해야 할 건 실패에 익숙해져서 최선을 다하지 않는 행위다."

-p. 143



그녀가 말하는 연애와 결혼에 대하여


또한 책에서 많은 지면을 할해하는 것이 '연애 와 결혼'에 대한 부분이다. 남성들보다는 여성들이 더욱 관심을 갖는 이 결혼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있다. 


필자는 내심 '결혼도 안한 친구가 결혼에 대해 이야기 하다니.'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특수하다면 특수한 그녀의 상황(모야모야병)때문도 때문이거니와 진심이 느껴지는 그녀의 말에 차츰 귀 기울이게 되었다. 


그녀가 최정 작가의 <미친연애2>라는 책에서 인용한 재미있는 구절 몇 개를 소개해본다.



"현재 나한테 어울리는 남자는 바로 지금 나한테 대시하고 있는 남자라고 한다. 만약 "내 이상형은 나한테 관심도 없는데 왜 만날 저런 찌질한 남자들은 꼬이는 거야!?" 이런 상황이라면 내가 그 찌질한 남자에게 어필되는 수준이고 그 찌질한 남자가 지금 나한테 어울리는 남자라는 거다. (중략)


나는 그동안 스스로 발전하는 거 하나 없이 늘 전과 전혀 달라지지 않은 상태에서 더 나은 남자를 바란 것이다. 어쩌면 정말 드라마처럼 백마 탄 왕자님을 바랐던 건지도 모르겠다."

-p. 228 -229



모야모야병이라는 희귀질환을 앓고 있고 지금은 연애를 하고 있지도 않고, 심지어 백수이지만 나름데로 자신의 이상형을 만나기를 기원하고 있다는 그녀.


20대 초의 철없던 그녀는 이제 서른을 앞두고 결혼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내가 20대 중반까지 심하게 착각했던 것 중 하나가 '결혼'만 하면 연인과의 관계가 지금보다 더 좋아질 거라는 것이었다. 연애하면서 쌓이고 쌓인 섭섭함과 상처도 있고, 상대 집안과 내 사이에 생길 문제들도 있고, 계속 지지고 볶았지만 그래도 좋아하니까 가끔 행복하니까 결혼만 하면 더 행복해질 거라는, 둘 사이의 문제들이 자연스레 해결될 거라는 착각 말이다."

-p. 242


 "혹시나 20대 초중반에 결혼을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진심으로 결혼만큼은 20대 후반에 하라고 얘기해 주고 싶다. 어차피 요즘은 여성의 경우 28-30살 전후로 결혼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지만... 어쨋든 나는 빨라도 28세 이후에 하는 것을 추천한다.(중략) 나이가 들면서 자신의 위치가 바뀌게 되고 그에 따라 생활 환경과 가치관이 변하게 되는데 이 때 이성에 대한 생각도 많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p. 245



평소 결혼에 대해 갖고 있던 생각을 그녀가 잘 정리해준 멘트라고 생각했다. 10대와 20대 초는 짧은 자신의 경험보다 또래 집단과 미디어에서 때리는 이미지들에 많은 영향을 받는 시기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사회적 책임과 무게, 변화된 환경 속에서 이성관은 점차 자신에게 맞는 수준으로 맞추어진다. 또한 더욱 현실적으로 바뀐다. 어릴 때의 순수한 마음을 오래도록 지키고 있는 것 역시 아주 가치있는 일이겠지만, 그녀의 말 처럼 성숙의 과정에서 점차 수정되는 것은 거스를수 없는 것이다.


"물론, 20대 초반에도 서로를 잘 이해해주고 아껴주는 배우자를 만났다면 이런 난관도 잘 극복하겠지만 그런 부부들이 생각보다 적다 보니... 차라리 나는 조금 더 안전하게 20대 후반에 결혼을 추천하는  것이다"

-p. 247



서평을 마치며


학창시절, 집안 어른들과 선생님들이 해주는 조언보다 한두 살 터울의 형, 누나, 친구들이 해주는 조언이 더 가슴에 와닿았던 적이 있는가?  이 책을 읽으면 친한 친구, 언니/누나가 해주는 진심어린 조언이 이와 같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신의 처지를 보잘 것 없게 느끼기도 했지만 이제는 소소한 행복에 감사하는 그녀. SNS를 통해서 세상과 소통하며 시와 에세이, 사진들로 자신을 표현하고 모야모야병 환우들과 소통하는 그녀의 에세이. 책을 통해서 건강한 나의 몸과 주어진 여건에 감사하였고 용기를 내어 글을 쓴 그녀에게도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20대 여성분들이라면 충분히 도움을 받으며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J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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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걸음 무거운 당신에게 쉼표 하나가 필요할 때
이창현 지음 / 다연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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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에너지가 바닥난 당신을 위한 피로회복서

비타민을 가득 발산하는 이창현 작가의 희망 에세이

꽃이 가장 많이 피는 시기는 여름이 아닌, 봄과 가을입니다.

혹한기와 혹서기를 견딘 보상으로 꽃을 피우는 것입니다.

지금 많이 지치고, 힘들고, 아파도, 조금만 더 견디세요.

아픔의 시기를 견디면 보상으로 인생의 꽃이 필 것입니다.

-p. 126. 꽃피우다

매일 수 많은 직장인들이 퇴근길에 지친 몸을 지하철과 만원버스에 던진다. 각자가 느끼는 삶의 무게를 견디며 오늘 하루도 최선을 다했지만 누구하나 '수고했어, 넌 오늘도 최고였어'라며 칭찬해주는 사람이 없다. 현대인들에게 산업 전반에서 일상의 무게를 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 우리들에게 긍정의 에너지와 흐뭇한 미소를 띄게 해 주는 책을 한 권 소개하고 싶다.

바로 이창현 작가의 <발걸음 무거운 당신에게 쉼표 하나가 필요할 때>이다.

이 책은 정말 부담이 없다. 처음에는 뭐 이렇게 오글거려? 하는 느낌을 받다가도 읽다보면 아주아주 힐링이 되는 책이다. 표지와 일러스트가 아기자기하고 예쁜 책. 이 책은 일상이 고단하게 느껴지는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저자 이창현

저자는 구수한 대구 사투리가 인상적인 전문강사 이창현씨이다. 가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고 밝힌 그는 가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전문 강사가 되어, 노래가 아닌 강의를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사람이 되었다고 자신을 소개하고 있다. 현재 대구공업대학 외래교수와 '비발디 연구소'의 소장으로 활동하며 글과 강연, 그리고 유튜브 '북스킹' 채널을 통해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항력을 전파하고 있다. 총 10권의 저서를 출간했다. 파워포인트와 블로그 만들기 안내서를 시작으로 <내 마음속의 울림>, <내 마음속의 울림 365>, <비전을 발견하고 디자인하라> 등 다수의 서적을 출간했다.

서류가방. 핸드백에 넣어두면 출, 퇴근길 힘이될 수 있는 책

1) 마음이 복잡한 당신에게 쉼표 하나가 필요할 때.

2) 머리가 복잡한 당신에게 쉼표 하나가 필요할 때.

3) 일상이 복잡한 당신에게 쉼표 하나가 필요할 때

이 책은 크게 3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출퇴근길에 들고다니며 그때 그때 기분에 따라 마음에 드는 단락들을 읽어가는 재미와 활력을 느낄 수 있었다. 골치아픈 업무를 앞둔 무거운 출근길에는 파트 2) 머리가 복잡한 당신에게.. 파트 쪽을 펼쳤고, 퇴근길에 인생에 대한 무게감이 느껴질 때는 파트3) 일상이 복잡한 당신에게 쪽을 펼쳐 마음에 드는 구절들을 되세기면서 위안을 삼았다. 이창현 작가의 노련한 경험들이 바탕이된 제치와 은유, 비유들은 독자로 하여금 회복을 느끼도록 할 것이다.

수능을 말아먹었습니다.

모의고사보다 90점 떨어졌습니다.

수능은 내 인생의 걸림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가수가 되고 싶었습니다.

기획사 오디션, TV 오디션도 봤지만 모두 탈락했습니다.

그 시간을 낭비라고 생각했습니다.

다섯살 때 부모님이 이혼했습니다.

자라면서 계속 엄마가 원망스러웠습니다.

난 부모복도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돌아보니, 수능 덕분에 꿈을 찾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돌아보니, 노래를 부르는 강사가 되었습니다.

돌아보니, 쉽게 꺾이지 않는 잡초 근성을 얻었습니다.

힘듦은 돌아보니, 다 나에게 거름이 되었습니다.

 

 

-p. 138, 돌아보니

하수는 한 번에 만 가지 생각을 하고

고수는 한 번에 한 가지 생각에만 집중합니다.

하수는 한 번에 많은 일을 하려 하고

고수는 한 번에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합니다.

하수는 마칠 시간이 되면 바쁘고

고수는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합니다.

하수는 매번 급한 불을 끄고

고수는 급한 불이 되기 전에 불씨를 끕니다.

 

-P. 244, 하수와 고수

나 역시 그러하였다. 이제 30대에 접어든 젊다면 젊은 청년이지만 돌이켜보면 '이제는 끝이다, 망했다' 라고 생각했던 실수와 좌절들이 결국에는 다 재산이되고 근성이 되었다.

그런 사실을 알면서도, 또 눈 앞에 고난이 나타나면 '왜 또 나에게 이러한 시련이 찾아오는가'하는 생각이 마음을 지배하게 된다. 그럴 때마다 내 자신을 돌아본다. 이창현 작가 역시 살면서 많은 고난을 지나왔을 것이다.

그리고 그 고난들이 그를 단단하게 만들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하게 하였다.

혼자보다는 둘. 하나 보다는 여럿을

책은 조금은 오글거리는(??) 작가의 사랑이야기도 수록되어 있다. 달콤한 신혼생활을 지나, 이창현 주니어를 얻은 그가 느끼는 행복감이 책 전반에 그대로 녹아있다. 몇 구절을 소개해보면 다음과 같다.

당신이 기분이 좋으면 나도 기분이 좋습니다.

당신이 화나 있으면 나도 화가 납니다.

당신이 슬프면 나도 슬퍼집니다.

당신에 따라 나도 닮습니다.

서로가 닮아가는 이유는

바다는 하늘을 품고 있고

나는 당신을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p. 39, 바다는 하늘을 품고

 

 

그 해

봄에 그녀를 처음봄

여름에 그녀와 사귀어 봄

그녀들의 가족들을 만나봄

웨딩드레스를 입은 그녀를 봄

매일 아침 그녀를 봄

그녀 덕분에 오늘도 내 인생의 봄

 

-p. 75, 당신은 나의 봄

물론 각자마다 추구하는 가치는 다르다. 화려한 솔로가 강조되는 시대에 그의 행복한 신혼 생활은 그래도 하나보다는 둘, 혼자 보다는 여럿을 떠올리게 하였다.

행복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

자동차 사이드미러를 바라보았습니다.

'사물이 거울에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음'

내 인생의 사이드미러를 바라보았습니다.

'소중한 사람은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음'

'찾아 헤매는 행복은 생각보다 가까이 있음'

-p. 64, 행복은 가까이

많은 강사님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부분, 물론 이창현 그 역시 강조하는 부분. 바로 '행복은 가까이에 있다'라는 것이다. 세삼스레 고개를 끄덕였던 단락.

우리는 행복을 뒤로 미루는 버릇이 있다. 치열한 일상에서 인상을 찌푸리고 고통을 견디고 불만을 표출하면서 휴가날짜만 세고있지는 않은가? 휴가철에 느끼는 잠시의 행복을 위해 하루하루를 충실하고 행복하게 보내지 못한다면 과연 진정 행복한 삶이라고 할 수 있을까?

책을 통해 우리의 일상을 다시보기, 새롭게 보기

작가는 평범한 우리의 일상과 장면들을 다시보고 새롭게 보는 능력을 갖고있다. 그가 느끼는 긍정에너지가 매사를 아름답고 행복하게 바라보도록 만드는 것이다.

또한 작가가 자주 언급하는 부분은 바로 내려놓음. 비움이다. 비움을 통해서 우리는 다시금 충전할 수 있다고 역설한다.

우리도 이 책을 통해 단조롭다고만 느꼈던 우리의 일상을 감사하고 새롭게 느낀다면, 또 일상의 부담을 조금만 더 내려놓는다면 조금은 더 행복한 나날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글을 쓰는 지금은 기차를 두 번 갈아타고 대구에서 충남 보령으로 가는 중입니다.

대구에서 천안아산역까지는 시속 300킬로미터가 넘는 KTX를 탔고, 아산역에서 보령까지는 시속 100킬로미터의 무궁화호를 탔습니다.

빠른 KTX는 시간을 단축해서 좋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차창으로 밖의 풍경을 잠시만 볼 뿐이었습니다.

무궁화호를 타고는 해 뜨는 모습, 출근길 사람들의 모습, 들판 위의 사람 사는 풍경을 나도 모르게 한참을 쳐다봅니다.

나도 KTX처럼 바쁜 나날은 주위의 풍경을 잘 살피지 못했습니다.

가끔은 무궁화호처럼 느리게 가더라도 주위의 풍경을 구경하며 즐겨야겠습니다.

 

-P. 163, 차창 밖 풍경

얼마 전, 사무실 식구 17명과 함께 필리핀으로 여행을 갔습니다.

바쁜 강의 일정을 끝내고

여행가기 전날까지 원고를 마감하느라 정신업싱 지냈습니다.

여행 가서 맛있는 것도 먹고, 마사지도 받고, 온천도 가고, 쇼핑도 했습니다.

그렇게 새로운 것들을 접하며 휴식을 취했더니

원고와 강의 걱정이 사라졌습니다.

여행을 다녀와서 글을 쓰는 데 훨씬 더 집중되고 좋은 글이 나왔습니다.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 다른 것들은 충전하려면 채워야 합니다.

하지만 사람의 충전은 채우는 것이 아니라 비워야 합니다.

 

-P. 193, 충전

 

하나씩 하나씩. 고수도 초보시절이 있었다

작가 스스로도 처음에는 시행착오가 많은 하수 시절이 있었다. 우리 모두 그러하다. 작가는 실패를 예찬하고, 실패에서 기회를 찾자고 말하였다. 하지만 기본에 충실하고 기본기를 익히면, 실패는 줄어들고 노련해지면서 차츰 성숙의 단계로 나아가게 된다.

필자가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자 위안을 받았던 부분들이 바로 기본기에 대한 강조와 실패에 대한 그의 응원이었다. 우리도 이미 머리로는 안다. 하지만 가슴으로는 좌절하게 만드는 것 또한 순간 순간 우리들의 실패이다.

이러한 행복 메시지를 통해 다시금 재정비하고 달려갈 수 있다면 작가의 집필의도에도 부합할 것이다. 책을 읽으며 나도 목표한 바들을 차근차근 쉬운일부터 해가보자고 다시금 마음먹었다.

마음을 움직인 몇 구절을 소개하겠다.

앞에서 두 자를 읽어도 기본

뒤에서 두 자를 읽어도 기본.

성공한 사람들은

시작할 때부터 '기본'에 충실하고

끝날때까지 '기본'을 잊지 않습니다.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기본기입니다.

 

-p. 252, 기본기

 

책을 읽고 싶다면

짧아서 쉽게 책장이 넘어가는 책부터 보세요.

운동하고 싶다면

무작정 밖으로 나가 걷기부터 해보세요.

소설을 쓰고 싶다면

쉬운 1장짜리 소설부터 써보세요.

쉬운 일부터 시작하다 보면

느끼이 오고 그 일이 점점 커질 거에요.

그 일을 너무 큰 일로 생각하면 시작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쉬운 일부터 하면 서서히 움직여집니다.

 

-p. 239, 쉬운일부터 해보자

서평을 마치며

얼굴을 펴면 인상이 좋아지고

허리를 펴면 일상이 좋아지고

마음을 펴면 인생이 좋아집니다.

이 책이 당신의 인생을 쫙 펴는

행복다리미가 되어 줄 것입니다.

-이창현

거창한 책은 아니지만 힘을 주는 책.

흐뭇한 미소로 하루를 마감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 바로 이 <발걸음 무거운 당신에게 쉼표 하나가 필요할 때>이다.

강사 이창현의 말처럼 책을 읽는 5일동안 행복다리미가 되어 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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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저민 그레이엄 - 월가의 스승 벤저민 그레이엄 회고록
벤저민 그레이엄 지음, 김상우 옮김 / 굿모닝북스 / 2004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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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Jake 평점: ★★★★★

 

벤저민 그레이엄(Benjamin Graham, 1894~1976)을 포스팅 한다는 것 만큼 뜻 깊은 일이 있을까? 이 글을 통해 전설적인 투자자인 워렌 버핏(Warren Buffett)의 스승으로 알려진 이 위대한 사상가이자 증권분석가, Dean of Wall Street로 불린 그레이엄에 대해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더 친숙해진다고 한다면 그보다 더 뿌듯한 일도 없을 것이다. 벤저민 그레이엄의 자서전에 대한 '서평'의 구색을 갖추고 포스팅 하고자 한다. 특히 그의 업적이나 능력보다는 초, 중년시절 삶과 내면적인 부분에 집중해보고자 한다. 업계에 아주 짧은 기간 몸담은 것에 불과한 필자가 그의 성과를 평가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라고 솔직히 고백하면서 짧은 글을 시작한다.

 

 

1. CFA와 그레이엄

CFA의 설립배경에 벤저민 그레이엄이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분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많은 이들이 국제재무분석사(Certified Financial Analyst : CFA)라는 민간 자격시험에 도전할 수 있게 된 것의 상당한 공헌을 한 사람이 벤저민 그레이엄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의 자서전에는 나와있지 않지만, 그는 실제로 공인된 증권분석자격의 필요성과 월스트리트에 필요한 엄중한 금융윤리(Financial Ethics)에 대해 강한 필요성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CFA제도가 자리잡을 때까지 실제로 20여년간 CFA를 후원했다. 1962년에 증권분석사를 전문직화 하기 위한 노력으로 재무분석사 연합(The Financial Analysts Federation)을 설립하는데, 이것이 훗날 투자관리 및 연구협회가 되고 이 협회가 재무분석사에게 시험에 의한 자격증을 부여하게 된다. 그의 자서전 6장에서 그가 월스트리트를 경험하기 시작한 시작점에서 겪었던 놀라운 경험에 대해서 이렇게 밝힌다.

 

나는 금융계가 큰돈을 대충대충 처리하는 방식에 놀랐다. 수표를 확인하고 돌려줄 때 쯤에는 창구직원이 "뉴버거" 혹은 "컨텐트(Content, 예스라는 의미)" 또는 다른 말을 외쳐대고는 했다. 심부름꾼 한 명이 창문 위에 올라가 "뉴버거 수표"라고 말하면 50만 달러짜리 수표가 신분 확인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로 그의 손에 넘겨졌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주식증서의 즉석 발급이었다.(중략)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그런 말도 안되는 시스템에서도 수표나 증권증서가 분실되는 일이 거의 없었다.

-벤자민 그레이엄 자서전

 

2. 가정사

그는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는데 태어난 이듬 해에 그의 가족은 뉴욕으로 이주하게 된다. 아버지의 사업 때문인데, 꽤 유능했던 무역상인 아버지 덕분에 유복한 생활을 하던 그레이엄과 그의 두 형, 어머니는 9살 쯤 되던 1903년에 아버지의 사망으로 급격하게 가난한 생활을 하게 된다. 어머니는 1944년에 친구들과 모임을 하고 귀가하던 중 노상강도에게 피살된다. 그는 첫 부인인 헤젤과의 이혼 뒤에도 캐롤, 에스텔 이라는 두 여인과 두 차례의 재혼으로 관계에서의 아픔이 많은 사람이다.

 

 

어머니는 매우 긍정적인 성격이고 사교적인 사람이었으나 사업수완은 없었기 때문에, 그의 형제들은 어린 시절부터 크고 작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자랐다. 막내였던 베니(그레이엄의 애칭)는 초등학교와 중~고 시절을 아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다. 그는 밖에서 운동하거나 놀기 좋아하던 형들과는 달리 집에서 책을 읽거나 사색하기를 좋아했고, 작은 체구와 남에게 피해끼치기 싫어하는 성격때문에 일찍부터 공부에 매진했다. 그래서 어려운 가정환경 때문에 장학금을 타기 위해 노력했는데 2등이 되거나 아주 약간의 차이로 장학금을 수령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방학 중에 뉴욕에서 멀리 떨어진 농장에서 두 달간 숙식하며 농장일을 할 정도로 그는 어린 시절에 많은 경험을 했다.

 

 

나는 13세 소년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했고, 덕분에 얼마되지 않는 돈을 벌 수 있었다. 나는 석탄난로를 관리하는 일을 했다. 무거운 석탄재를 담은 바구니를 들고 지하실 계단을 올라와 도로의 저지대에 쏟아버리면 허리가 뻐근했지만 이 순간을 제외한다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나는 또 우리집이 있는 길의 모퉁이에서 몇 집 떨어진 곳에 살던 베론디스라는 이름의 소년에게 수학을 가르쳤다.(중략)

-벤자민 그레이엄 자서전

 

3. 학창시절

그는 미국의 명문대학인 컬럼비아 대학의 장학금을 받으면서 학교생활을 할 것으로 보였으나, 장학회의 착오로 수령자 명단에서 제외된다. 그래서 그는 광고 세일즈맨, 영화관 매표원, 전화기 조립공등의 일을 하며 1년의 시간을 보낸다. 1년 뒤에 수령자 명단 제외가 착오 였음이 드러나고 본래 수령해야 했던 퓰리쳐 장학금이 아닌 컬럼비아 대학 동창회에서 제공하는 전액 장학금과 함께 더 나은 대우로 컬럼비아 대학에 입학하게 된다. 그는 회고록에서 이를 불행한 경험으로 회고하면서도 당시의 컬럼비아 대학 학장인 케펠씨가 했던 격려로 그의 고생이 헛수고는 아니었음을 회상한다. 어찌되었건, 그레이엄이 컬럼비아 대학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졸업한 것은 두말할 것 없는 소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졸업 전 후로도 상당히 다양한 일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가 월스트리트에 도입한 증권분석이라는 개념은 순전히 다양한 경험들로 인해서 생겨난 것이 아닌 그의 학문적인 관점과 학교 교육, 스스로 탐구하는 습관때문이라고 정리한다. 우리는 투자라는 분야에서, 업계에서 겪었던 다양한 경험만큼이나 중요한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평소 갖고있는 탐구심과 성찰임을 알게된다.

 

내가 월 스트리트에 도입한 것은 현실적인 문제들에 적용 가능한 근본적이고 학문적인 관점이었다. 나는 학교 교육 덕분에 스스로 탐구하고 생각하고 비판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었다. 나는 이 같은 장점들에다 통상 이론적 경향과 관계없는 다른 두 가지를 보탰다. 첫 번째는 어떤 문제나 상황 속에서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를 분별해 내는 동물적인 본능과 비본질적인 것에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특성이다. 두 번째는 현실적인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완수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며, 특히 새로운 접근방법과 기술을 개발해내는 능력이다.

-벤자민 그레이엄 자서전

 

그러나 그가 학부시절 경제학과 경영학에 매진했는지를 살펴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된다. 이는 필자에게도 큰 놀라움을 주었다. 그가 집중적으로 수강했던 과목들을 살펴보면 한국의 학생들이 추구하는 가치관과는 사뭇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수학과 문학, 철학과목을 집중수강했고 성적 또한 뛰어났던 덕분에 교수들과 두터운 친분을 유지하게 된다. 그는 졸업을 앞두고 컬럼비아 대학의 로스쿨에 1년 장학생에 선정되었으니 이를 받아들일지의 여부를 알려달라는 통보를 받기도 했으며, 철학과 과장인 우드브리지 교수로 부터 철학과 교수제의와, 얼마뒤 수학과 호크스 교수로부터 수학괄르 대표해 교수직 제의를 받게된다. 명문 대학에서 이러한 제의를 받을정도로 학문적인 자질이 뛰어났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는 오랜 가난으로 인해 겪은 어려움 때문에, 학문적인 성과로 이룰 수 있는 명예보다 실질적인 보상을 따르게 된다. 그는 학장의 추천으로 "뉴버거, 헨더슨 & 룁(Newburger, Henderson & Loeb)" 이라는 증권중개회사에 입사하게 된다.

 

말할 것도 없이 나는 이 많은 제의에 대해 기쁨과 당혹감을 동시에 느꼈다. 그러나 케펠 학장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그는 성급하게 결정하지 말라고 내게 조언했다. 그는 유능한 대학생들을 상아탑의 학문적 삶 속에 가둬놓기 보다는 제계로 내보내려는 강한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 아마도 그는 나의 삶을 인도하는 일에 어떤 흥미를 느꼈을 것이다.

-벤자민 그레이엄 자서전

 

 

4. 커리어

그가 증권분석사로서 본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낸 시기는 1919년부터 1929년 사이이다. 이 당시는 오늘날의 금융감독체계와 연례보고서(Annual Report)개념이 흐릿한 시기였으며 매우 약식의 대차대조표가 작성되는 시기였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기본적 분석을 실시하지 않던 시기이다. 1920년 무렵에 뉴버거, 헨더슨 & 룁의 주니어 파트너가 되면서 본격적인 채권 중개 및 증권분석을 시작한다.

 

 

학창시절 나는 다양한 분야에서 열 가지도 넘는 파트 타임 일을 했다. 그러나 월 스트리트에서 나의 경력은 오직 두 가지 뿐이었다. 하나는 처음에 들어간 중개회사에서 일반직원으로 일한 뒤 주니어 파트너가 된 것이었다. 또 하나는 내가 시작한 사업의 사장이었다. 나는 독자적인 사업을 싲가하기 전에 <월스트리트 매거진>의 금융 분야 필진이 되기 위해 중개회사를 떠나고 싶은 유혹을 강하게 느꼈다. 글쓰기는 내가 좋아했던 일이었고 <월스트리트 매거진>의 금융 필진으로 일하는 것은 "문학"과 금융을한데 묶을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러나 내가 뉴버거, 헨더슨 & 룁에서 "파트너들" 에게 나의 이 같은 잠정적인 결정을 통보했을 때 그들은 나를 설득해 떠나지 못하도록 했다.

-벤자민 그레이엄 자서전

 

이후 1923년에 새로운 사업으로 그는 "그레이엄 코퍼레이션(Graham Corporation)" 이라는 법인을 설립한다. 고작 29살의 나이였다. 지금 관점에서 볼 때는 상당히 어린 나이에 자신의 회사를 세운 것이다. 물론 한국 정서를 반영하자면, 그가 대학에 일찍 입학한 것과 군복무 기간을 제하고 나면 우리나라 수준에서 대략 32~34세 사이에 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보면 된다. 회사 설립당시에도 월스트리트의 기준으로 그는 부자가 절대 아니었다고 고백한다. 그레이엄 코퍼레이션는 2년 6개월간 운영된 후 청산했으며 높은 자기자본 이익률을 달성하며 성공적으로 마무리 한다. 그가 이러한 중대한 결정을 내린이유중 하나로 그가 읽었던 버나트 M. 바루크의 회고록 제 1권을 인용한다. 버나드의 회고록에는 버나드 바루크가 중개회사를 그만두고, 일반 대중과의 접촉이나 그들에 대해 아무런 의무감도 갖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계좌만을 증권시장에서 운영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그레이엄은 바루크가 자기 계좌로만 거래하겠다는 다짐을 수치스럽게 생각했지만, 한편으로 자신이 회사를 설립하겠다는 결정이 버나드와는 다른 것인지, 또한 명예로운 것인지 고민한다.

 

 

1923년 7월 1일 나는 주당 12달러의 급여로 뉴버거, 헨더슨 & 룁에서 일한 지 정확히 9년만에 구시대를 끝내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가기 시작했다. 나는 후회 없이 변화를 선택했다. 나는 오랫동안 중개회사가 오로지 고객의 피해를 대가로 번성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중개업무에 대한 소속감을 느끼지 못했으며, 그런 생각으로 인해 내 감정도 바닥을 기고 있었다. (중략) 그러나 내가 내렸던 결정은 바루크보다 더 명예로운가? 나 역시 오직 돈버는 일에 전념하기 위해, 적어도 일반 대중들에게 도움이 되는 조언을 주고 있던 중개회사를 떠날 예정이었다. 그러나 나는 돈을 필요로 하는 친구와 친척들을 위해 상당한 수익을 올려주었다.

-벤자민 그레이엄 자서전

5.

새로운 회사의 설립, 워렌 버핏과의 만남

제롬 뉴먼과 함께 설립하는 그레이엄, 뉴먼 파트너십이 1925년 설립된다. 그레이엄이 은퇴할 때 까지 31년간 유지되는 이 회사에 1954년 어린 워렌버핏이 채용된다. 제롬 뉴먼과는 원만한 관계였으나 개인적인 긴밀한 친분이 아닌 철저히 동업자적 관계로 유지되면서 30여년간 운영되었던 것이 놀랍다. 그레이엄은 업계에서 수 많은 지인들과 친분을 가졌고 또 꽤 인기있는 인물이었으나 정작 절친한 친구는 거의 없었다. 그만큼 조심스러웠으며 사려깊었지만 상대방의 영역에 침범하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소극적인 면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그레이엄에게 워렌 버핏은 아주 적극적으로 들이대었는데, 그를 채용하지 않으려고 했으나 결국에는 마음이 약해져 버핏을 고용한다.

 

다시 한번 내 성격상의 주요 결점 중 하나인 어떤 무덤덤함으로 인해 제리(제롬 뉴먼)와 나는 막역한 친구가 되지는 못했다. 우리는 늘 최상의 조건에 있었지만 실제로 일하는 시간 외에는 거의 서로를 보지 않았다. (중략) 나는 뉴욕주와 코네티컷주의 경계에 위치한 그들의 시골별장에서 며칠간을 보낸적이 있다. 그러나 그들이 우리와 함께 한 시간이 있었는지 기억이 없다. 또 우리는 함께 여행을 가지도 않았다. 각자의 사생활에 대해 거의 얘기를 나눈 적이 없었다.

-벤자민 그레이엄 자서전

6. 그가 들려주는 재미있는 일화

논외로 잠시 이야기하자면, 자서전에서 등장하는 일본인 투자회사 직원 "미키 준키치"씨와의 일화를 보면서 여러가지 기분이 들었다. 이제 막 1차세계대전이 끝난 당시에 벌써 일본의 증권거래소 두 곳에서 그레이엄 회사의 영업 방식과 기법을 배우기 위해 사찰단을 보내기도 했고, 일본의 후지모토 증권사와 그레이엄의 회사는 채권을 거래하고 있었으며, 뉴욕에는 요코하마 정금은행(Yokohama Specie Bank)이라는 일본 정부 소유의 금융기관이 자리하고 있었다. 국내에도 증권회사는 60년대 부터 있었지만 한국의 유가증권시장이 1980년대에 비로소 태동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한국의 금융업계가 매우 늦은 시기에 발돋움했다는 것을 실감한다.

 

 

7. 끝맺으며

그는 에필로그에서 63세 때의 본인의 자화상을 이렇게 묘사한다.

 

 

그는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조심했으며, 자신을 끔찍이 사랑했던 사람들을 포함해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해서 아무생각 없이, 또는 악의를 가지고 그에게 종종 상처를 입혔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어렸을 적부터 그는 마음의 장벽을 쌓기 위해 비버처럼 노력하기 시작했다.

-벤자민 그레이엄 자서전

 

 

그의 명저인 <증권분석>, <현명한 투자자>, <비축과 안정>, <재무제표의 해석> 외에도 그가 쓴 몇 개의 희곡 작품과 수 많은 시들을 통해 사업적, 학문적 성과를 칭송하기 이전에, 우리는 그가 어린 시절부터 고난과 역경을 묵묵히 받아들이며 세상을 헤쳐나간 끈기있는 인간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어려운 가정 환경을 극복하며 출중한 능력으로 컬럼비아 대학을 최우수로 졸업했던 비범함 뒤에 있는 그의 인간적인 모습, 평범한 필자와 여러분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항상 용기를 주는 나의 영웅, 벤저민 그레이엄의 말 한구절로 포스팅을 마무리 하고 싶다.

 

 

"투자는 IQ와 통찰력 혹은 기법의 문제가 아니라, 원칙과 태도의 문제이다"

- Benjamin Grah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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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20세기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
칼 포퍼 지음, 이상헌 옮김 / 생각의나무 / 2000년 1월
평점 :
절판


■ Jake 평점 : ★★★★

열린사회와 그 적들은 인간적인 삶을 보장해 주는 사회는 열린사회 뿐이며, 점진적 사회공학에 의해서만 그런 사회를 실현할 수 있다는 대답을 엄밀한 논증에 기초하여 제시한다.

'열린사회'는 비판을 수용하는 사회이며, 전리의 독점을 거부하는 사회이다. 또한 인간의 존업성을 추구하는 사회이다. 이러한 사회를 추구할 때, 우리는 역사의 능동적인 창조자로 등장한다. 이때 우리는 우리 자신이 역사의 주체자임을 주장하고, 스스로의 결단과 행위에 의해 역사가 진전되어 간다는 것을 확신한다.

반면, 열린사회와 대립되는 닫힌사회는 전체주의의 사회이다. 전체주의가 기초하고 있다고 판단되는 역사법칙주의의 정체가 하나의 허구적 신화라는 것을 폭로함으로써 포퍼는 전체주의를 근원적으로 비판한다.

전체주의의 닫힌사회는 열린사회의 신념이 약화될 때는 언제나 다양한 모습으로 부활할 가능성이 높다. '열린사회와 그 적들'이 계속 의미를 갖는 것은 문명사에서 이성에 대한 반역과 옷을 갈아입은 전체주의와의 대결이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한구 성균관대학교 명예교수

포퍼는 현재 세계적인 거부가 되었으며 아주 유명해진 그의 학생, 즉 헝가리계 미국 금융가 조지 소로스가 1992년 8월에 발간된 <타임스>에 게재한 호소문에서 표명한 견해를 전적으로 공유하고 있다.

만일 민족적 동일성이 국가의 교리가 되고 시민의 기준이 된다면, 인권은 침해되고 우리 문명의 기초는 위협받을 것이라고 그는 주장한다. 그것은 경쟁 집단의 파괴를 정당화하는데 사용될 것이며, 연쇄반응이 더욱 넓게 퍼져 나가서 우리의 행성 전체를 삼켜버릴 것이라는 것이다.

-지안카를로 보세티(Giancarlo Bosetti)


1. 책소개

이 책은 1991년과 1993년에 이루어진 이탈리아의 언론인 지안카를로 보세티(Giancarlo Bosetti)와 칼 포퍼(Karl Raimund Popper)의 인터뷰를 정리해 놓은 책이다. 그가 세상을 떠난 1994년을 얼마 남기지 않고 이루어진 인터뷰라 나름의 의미가 있다. 그는 20세기 대표 철학자 중 한 명으로 유럽의 한가운데에서 제1차 세계대전과 2차세계대전, 그리고 서구와 공산진영의 대립을 온몸으로 겪은 지식인이었다. 그는 제1차 세계대전 이후, 공산주의에 매료되어 '사회주의중등학생연맹'의 당원으로 활동하였으나 이내 공산주의에 대한 회의감을 느끼기 시작하였고,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검토하면서 공산주의의 오류를 인식하게 되었다. 이후 독일의 바이마르 공화국의 붕괴와 히틀러의 등장, 전체주의 사회의 대두와 광기를 목격하면서 1945년 그의 명저 '열린사회와 그 적들'을 출판하였다.

필자가 그를 알게 된 것은 그가 조지 소로스(George Soros)가 열렬히 존경해 마지않는 런던정경대학의 스승이었다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소로스가 만든 오픈소사이어티재단(Open Society Foundations)은 칼 포퍼의 열린사회(Open Society)에서 차용되었다. 그 역시 2차세계대전의 한가운데서 전체주의의 공포와 광기를 경험한 세대로 인간의 불확실성, 불완전성, 개인의 자유에 대해 깊은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정작 칼 포퍼는 소로스의 학생시절을 잘 기억하지는 못했지만 우연하게도 조지 소로스라는 거물을 제자로 둔 덕에 더욱 유명세를 떨치게 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2. 저자 약력

1902년 7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출생하였다. 그의 아버지는 유대인 출신의 변호사였으며 사회적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고 전해진다. 칼 포퍼는 아버지 시몬 포퍼(Simon Sigmund Carl Popper)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1918년부터 빈대학에서, 1925년부터는 빈교육연구소에서 철학·수학·물리학·심리학 등을 배우고, 1928년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이 당시 칼 포퍼의 주된 관심사는 과학철학이었으며 1934년 《탐구의 논리 Logik der Forschung》를 출간하였다. 이 저술로 자신의 존재를 알리게 되었고 영국의 여러 대학교에서 강의하게 되었다. 1937년 뉴질랜드 캔터베리대학의 철학교수로 초빙되어 이주하였다가 1946년 영국으로 돌아왔다. 런던대학교 강사를 거쳐 논리학·과학방법론 교수를 지내고, 1965년 기사 작위(爵位)를 받았다.

최초의 저서 《탐구의 논리》(1934)에서, 과학(지식)은 합리적인 가설의 제기와 그 반증(비판)을 통하여 시행착오적(試行錯誤的)으로 성장한다는 ‘비판적 합리주의’의 인식론을 제창하였다. 그 후 이러한 기본사상을 바탕으로 사회과학론·역사론·인간론 등을 전개하였는데, ‘실수로부터 배움’으로써 진리에 접근한다는 생각은 현대의 지적(知的) 세계에 광범한 영향을 미쳤다. 1963년에 저술한《추측과 반박 Conjectures and Refutations》, 1972년 영국 옥스포드대학교에서 출간한《객관적 지식 Objective Knowledge》 등의 저서가 있다. 칼 포퍼는 《객관적 지식》에서 귀납적 논리에 대해 부정적이지만 가설과 연역적인 논리에 의해 합리적인 지식의 도출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언어의 기능에 의해 주관적이거나 심리적인 관계에 속박되지 않는 객관적인 지식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리고 사회철학에 대한 비중있는 저서를 남겼는데 《열린사회와 그 적들 The Open Society and its Enemies》, 《역사주의의 빈곤 The Poverty of Historicism》등이 유명하다.


3. 책 내용 소개(인상깊은 구절)

질문자:

선생님은 자사전에서 실제로 어떻게 해서 마르크스주의의 핵심을 파악하게 되었는지 밝히셨습니다. 그것은 '불가피한 일을 해낼수 있도록 도와라!' 라는 도덕 법칙에 대한 암묵적인 호소와 결합된 역사적 예언으로 이루어졌다 라고 선생님은 쓰셨습니다. 덭에 대한 이런 생각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말씀해 주실 수 있습니까?

칼 포퍼:

공산주의자의 교의는 보다 나은 세상이 도래할 것이라고 약속하며, 그것은 역사의 법칙에 대한 지식에 기반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래서 어떻든 간에 도래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태를 달성해 내거나, 달성하는데 도움을 주는 공산당을 지원하는 일은 분명히 모든 사람의 의무, 특히 전쟁과 폭력을 증오하는 나와 같은 사람의 의무였습니다. 만일 공산주의의 도래를 방해하여 저항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범죄자입니다.

왜냐하면 그 사람은 반드시 도래해야 하는 어떤 것에 저항한 것이고, 그의 저항으로 인해서 공산주의가 불가피하게 스스로를 확립할 때 일어나게 될 모든 지독한 폭력과 죽음에 대해서 그는 책임을 지거나 또는 공동책임을 지게 된 때문입니다. 공산주의는 도래하지 않으면 안 되었으며, 스스로 확립되지 않으면 안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최소한 저항이 있기를, 가능하면 희생되는 사람이 적기를 바랐습니다.

그래서 사회주의의 불가피성이 과학적으로 입증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한 사람들은 누구나 사회주의의 도래를 위해서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면 무엇이든 해야하는 의무를 가졌습니다. 이것은 공산주의의 지도자들이 그렇게 이상한 일을 하고 어제와 오늘이 모순되는 태도를 보인 이유였습니다. 그들은 공산주의 권력을 확립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었기 때문에 모든 것들이 정당화 되었습니다. 그것은 역사의 중대한 의문이었으며, 모든 행위에 대한 주요 이유였으며, 모든 선택을 정당화하는 것이었습니다.

지도자들을 비롯하여 사람들이 실수를 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작은 문제입니다. 중요한 점은 공산주의자들은 종국에 도래해야 하는 것을 위해서 싸우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그것이 내가 덫이라고 말한 것의 의미입니다. 그리고 나 스스로가 한때 그 덫에 걸렸었습니다.

(p. 60~62)

질문자:

최근 몇 년 사이에 러시아에서는 입회점(point of entry)이라고 부르는 것, 즉 '실수' 또는 '부정적 과정'이 시작되는 점에 대한 논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사실에 의해서 대체된 것 같지만 그 이념은 '탈퇴점(point of exit)', 다시 말해서 오류에서 벗어나는 길을 찾는데 사용되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이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그리고 선생님께선 '입회점'을 다른 어떤 사람들보다 훨씬 뒤쪽에 놓으시는 것 같은데 그렇게 하시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

칼 포퍼:

나는 마르크스 주의가 출발점에서부터 잘못되었다고 이미 말했습니다. 왜냐하면 마르크스주의의 이념은 친구를 발견하는 대신에 적을 발견함으로써 인류를 돕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당신과 나는 인류의 주요문제를 푸는 해결책을 발견하여 인류를 돕는 일에 협력하는데 관심이 있습니다.

이와는 달리 마르크스는 근절되어야 할 적을 발견하기를 원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자본주의라는 적을 만들어 냈습니다. 마르크스에서 시작해서 흐루시초프에 이르기까지 그것이 얼마나 커다란 오류였는지는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거기에 '입회점'은 없었습니다. 출발에서부터 오류였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책임대신 증오를 선택했으니까요. 커다란 야망을 지니고 그 야망을 달성할 수 없기 떄문에 세계를 증오하는 모든 사람들은 커다란 오류를 저지른 사람들이었습니다. 따라서 어떤 일이 다르게 실행되었더라면 모든 것이 옳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전혀 잘못된 것입니다.

(p.127~128)

질문자:

선생님께서는 현대는 이데올로기적 갈등을 넘어섰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공산주의와 반 공산주의 사이의 이데올로기적 갈등은 종결된 것으로 또는 거의 종결된 것으로 간주될 수 있는 지금, 좌파와 우파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칼 포퍼:

내 대답은 이미 말한 것에 함축적으로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좌파의 원래 기능은 약자의 편에 서는 것이었으며, 그것은 매우 훌륭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기능은 변질되었습니다. 이데올로기적인 이유들로 인해서 좌파는 이른바 노동자를, 그들이 더 이상 약자가 아닌 경우에도 노동자 편에 계속해서 섰습니다.

(p.132~133)

질문자:

'전쟁은 전쟁으로' 라는 원칙은 어떻게 적용될 수 있습니까?

칼 포퍼:

제2차 세계대전은 처음 시작할 때부터 정확하게 '전쟁은 전쟁으로' 라는 원칙에 부합하는 것으로 인정되었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부터 제2차 세계대전에 이르는 기간은 실제로 평화를 유지하는데 정부의 책임이 얼마나 큰 지를 보여주었습니다. 네빌 체임벌린(Naville Chamberlain)의 경우 흥분한 나치 독일을 달래는 것이 분명한 의무일 것이라고 생각했으며, 평화의 이름으로 양보하는 것이 자신의 주요한 임무라고 여겼습니다. 그는 오랫동안 히틀러를 도왔습니다. 그 당시 그는 나치의 지배를 강화하는데 있어서 이미 상당히 진보적이었습니다.

(p. 142~143)

나는 마르크스 주의를 거부한 후에도 몇 년 동안은 사회주의자였다. 개체적 자유와 결함된 사회주의와 같은 것이 있을 수 있다면, 나는 여전히 사회주의자였을 것이다. 왜냐하면 평등주의적 사회에서 수수하고, 단순하고, 자유로운 삶을 사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런 생각이 한낱 아름다운 꿈에 불과하다는 것, 자유가 평등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 자유를 잃어버린 부자유한 사람들 가운데에는 평드잉 있을 수 없다라는 것을 얼마동안 알아채지 못하고 있었다.

(p. 184)

탐미주의와 급진주의는 우리로 하여금 이성을 던져 버리게 하고, 그 대신 정치적 기적을 바라는 절망적인 희망을 갖도록 한다. 그러나… 지상에 천국을 건설하고자 하는 최선의 의도가 있다 해도, 그것은 단지 하나의 지옥, 인간만이 그의 동포를 위해 준비하는 그런 지옥을 만들 뿐이다.

(p. 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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