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쩌다 보니 초라한 스물아홉이 되었다
김세미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6월
평점 :
절판
인생에 대한 사소한 고민들, 20대를 지나는 청춘의 크고 작은 고민이 녹아있는 에세이
작가 말하는 인생관, 오늘을 '잘' 살아가는 소소한 행복에 대한 외침.
'가질수 없는 것을 바라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불행이 시작되기에 지금 가진 것에 만족해야 한다는 건 매우 공감한다. 그게 행복을 느끼는데 매우 큰 조건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몸이 많이 아팠다. 그때는 정말 행복이니 뭐니 다 포기되고 살아있다는 사실마저 최악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그때 희한한 일이 생겼다. 내가 생각하던 행복, 여유로은 생활이나 좋은 일이 가득한 일상, 고민 걱정없는 삶 등은 전혀 바라지 않던 그때, 그거 지금 사는 집에서 지금처럼 부모님만 곁에 계셔주신다면 다행이겠다며 더 바랄 게 없다고 생각했던 그때 비로소 나는 행복을 느끼기 시작했다.'
'YOLO(You Only Live Once)' 이 말의 뜻은 인생 한번 사는 거 당장 싫은 일은 하지 않고 좋아하는 이만 하라는게 아니라, 당장 하기 싫은 일도 즐겁게 하면서 보내라는 얘기다. 한 번 뿐인 인생 즐겁게 살아야 하니까 말이다'
Jake 평점: ★★★★
작가 김세미
작가는 평범했지만, 이제는 평범하지 않은 29세 젊은 여성이다. 김세미씨 본인은 백수로 자신을 소개하고 있지만, 그녀는 현재 자신의 블로그와 SNS로 자작 시와 에세이, 본인이 앓고있는 '모야모야병' 환우들을 위한 투병생활에 대한 글을 기고하며 자신의 색깔을 만들어가고 있다. 최근 세 권정도의 시집을 출간했고 에세이인 '어쩌다보니 초라한 스물아홉이 되었다'를 출간하였다.
그녀는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검정고시에 합격했고 대학도 한 학기만 다니고 중퇴할만큼 본인은 끈기가 없고 초라한 삶을 살았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모야모야병을 앓게 된 이후로 소박한 삶에 대해서 감사하게 여길줄 아는, 깊어진 그녀의 생각을 읽어낼 수있다.
서평을 시작하며
개인적으로도 이런 종류의 에세이는 꽤나 오랜만이다. 나의 20대 책 읽기는 대부분 명사들의 글과 행적만을 쫓는 시간들이었다. 위대한 역사적 인물들. 내가 닮고 싶은 인물들의 행적을 쫓기에도 시간이 모자라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독서 편식이 심했다. 그러나 작년 연말 부터 독서 편식이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장르의 책, 명사에세이가 아닌 일반인들의 에세이를 읽기 시작한 것은 이 때부터였다.
서른을 맞은 올해 초 부터, 개인적인 신상에 변화가 생기면서 차츰 블로그나 유튜브, 에세이 등의 매체를 통해 평범한 범인들의 삶을 조망하게 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우리와 많이 닮아 있는 이웃들의 이야기는 더 중요한 함의점을 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한 와중에 김세미 작가의 '어쩌다보니 초라한 스물아홉이 되었다'는 꽤나 반가운 책이었다.
대한민국의 20대 청년 전체를 줄 세워보았을 때, 서울에 소재한 중상위권 대학을 졸업하고 한 두차례의 대외활동, 인턴 경력과 자격증, 외국어 성적을 가지고 중견기업~대기업 수준으로 입사하는 케이스는 대체 얼마나 될까? 다소 평범해 보일 수도 있는 이 경력조차 대다수에게는 허락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 아닌가.
그래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우리 주변의 자기계발서만 보더라도 화려한 경력의 명사들이 쓴 저서들이 주를 이룬다. 그런 책들이 잘 팔린다. 그들은 우리의 롤모델이자 우리가 꿈꾸는 결과를 손에 쥐고 있는 듯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화 같은 이야기들은 우리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실상, 모든 것이 처음인 초년생들에게는 아주 간단한 것들도 어렵게 느껴진다. 사람마다 수준의 차이라는 것이 반드시 존재하기 때문이다. 사람들 대다수는 소시민적인 삶을 비교적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다. 매일의 삶 속에서 우리는 언제나 크고 작은 해답을 필요로 한다. 누군가에게는 아무렇지 않은 일 일지라도, 그 일이 처음인 초년생에게는 그 어떤 것보다 어려운 도전이 될 수있는 것이다. 아이가 어른이 되어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기까지는 생각보다 많은 노하우들이 요구된다. 그래서 나이가 들 수록, 평범한 범인들을 위한 경험담은 중요한 것이다.
방황하는10대와 삶에 대해 고민하는 20대 초중반 여성을 위한 가이드북으로
어느 대학을 갈지 고민하고, 어느 회사를 갈지? 여행지는 어디로 갈 것인지 등, 고민이 있을 때 우리는 주변의 친구들, 선배들로부터 조언을 얻는다. 이 책은 여러가지 고민이 있는 사람들에게 꽤나 유익한 책이 될 것같다. 특히 남성들보다는 20대 초 중반의 여성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이유는 간단하다. 김세미 작가가 20대 여성이 겪을 수 있는 좋지않은 경험들과 시행착오를 많이 겪어보았기 때문이다. 책에는 20대 여성들이 생각할 법한 다양한 카테고리의 고민들을 종류별로(??), 감정선 까지 아주 놀라울 정도로 디테일하게 서술해놓고 있다는 것이다. 좀 더 고생을 많이 해본 누나, 언니에게 듣는 조언이 때로 좋은 처방전이 될 때가 있다.
관심가질 만한 목차 몇 개를 뽑아 보겠다.
고졸일자리/자퇴생활/대학은 가는게 낫다/ 20대 방황고 고민/ 망한 20대는 없다/ 놀때 제대로 놀 걸/ 직업에 대해/ 우울함에서 벗어나는법/ 운동 완전 중요하더라/ 결혼 관련 책읽기/ 사람과의 만남이 불편해/ 이성을 잘 만나야 하는 이유/ 결혼에 대한 착각/ 아이를 갖는다는 것/ 사주팔자, 운세/ 고집이 세면 팔자도 세진다/ 가난해도 행복하다는 말/ 청춘은 좋은 거였다
성공적인 케이스들도 좋지만 워스트(worst)케이스에 대한 간접 경험도 꽤나 도움이 된다.
김세미 작가역시 독자들은 자신과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를 당부한다. 대학에 대해서, 고졸인 그녀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대학을 가지 않으면 무조건 못살고 성공하지 못한다는 얘기가 아니다. 대학만 간다고 인생이 다 'No Problem. Free Pass!' 표를 얻는다는 것도 아니다. 단지 대학을 가면 조금이라도 넓은 선택권을 가질 수 있다는 얘기다'
-p. 65
'나는 요즘 과거에 명문대 다니는 친구들을 부러워하며 열등감으로 보냈던 시간들이 너무 후회가 된다. 남들은 조금만 부러워하고 내 인생에나 더 집중할걸. 남 부러워할 시간에 스스로 정서적, 경제적 독립하는데 노력했으면 지금보다 더 좋은 삶을 살 수 있었을 텐데... 하면서.'
-p. 70
개인적으로는 10대 후반의 여고생들부터 새내기 여대생들이 한번 쯤 읽어보면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녀 주변의 많은 신변잡기들에 대해서도 논하고 있는데, 필자는 다수가 공감하고 관심을 가질만한 부분들 위주로 몇 자 적어보고자 한다.
90년대생이 마주한 현실의 벽
요즘 부장, 팀장님들에게 한창 주목받고 있는 젊은 세대가 90년대 생이다. 서평을 쓰는 필자 자신도 90년생으로 기존 세대의 가치관과는 뭔가 다른 점들을 갖고있다고 생각한다. 내 인생에 대한 욕심. 이른바 존버정신의 부족. 인생은 즐겨야 한다는 강박관념. 386 세대들에게도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젊은 세대들은 가족을 위한 희생보다는 내 인생에 대한 욕심과 열정이 비교적 우선인 세대이다. 하지만 한국사회는 엄연히 서열에 의해 구조화 되어있다. 자유분방한 90년대생이 마주한 한국사회. 초라한 경력의 그녀가 마주한 사회는 어떠했을까?
'21살 때인가? 나는 대학에 가서 4년 더 공부한 사람과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취업한 사람의 20대 후반은 별 차이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대졸자의 월급이 더 높다고는 하지만 고졸자는 2~4년 더 일찍 취직한 만큼 더 벌어 놨으니까 차이가 별로 없을 것 같았다.
(중략)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대졸자와 고졸자 사이에는 10~20만원이 아니라, 한 달에 100만원 이상의 월급차이가 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그걸 몰랐다'
-p. 56~57
누구한테 내세울만한 직장은 다녀본적도 없고 29세까지 아르바이트와 파트타임 경력을 다 합쳐도 4~5년정도에 불과하다고 밝히는 초라한? 그녀의 경력에 대비해서 그녀는 하고싶은 것이 많았다고 밝힌다. 인생을 즐겨야 한다는 생각, 하고 싶은일로 성공하는 인생. 대단한 위인이 되려고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자기만의 커리어를 가지고 휴가철에 해외여행을 다녀올 수 있고 알콩달콩 좋은 배우자와 결혼하는 여성의 모습. 매체에서 포장하는 커리어 우먼, 나름의 멋진 여성상을 그녀는 바래왔다고 말한다. 그녀는 모야모야 병에 걸리기 전까지...
1) 호주워킹홀리데이, 2) 해외봉사활동, 3) 콘서트 4) 사무직 취직, 5) 독립
이라는 소박하다면 소박한 목표를 그리고 있었다.
'18~19살, 나는 그 누구보다 청춘을 즐기며 살겠노라고 큰소리 뻥뻥치고 살았다. 아프고 깨져도 다 아름다운 추억이 될거라며 너무나 평범한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꿈꿨다. 툭하면 실패하고 포기해도 나중에는 다 좋은 경험이 될 거라 생각했다. 어디선가 "네가 원하는 삶을 살아라"길래 사서 고생을 해도 그렇게 살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렇게 20대에 이루고자 하는 것들이 있었다.'
-p. 76
현실을 직시하라, 하지만 꿈은 반드시 필요하다
책 전반에서 그녀 자신은 꿈을 꾸기만 하고 노력은 하지 않은 게으름뱅이로 묘사하고 있다. 29살의 백수가 된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라고 역설한다. (그녀가 하고 있는 블로그와 작품활동들을 보면 그녀가 겸손한 것이지만) 그녀가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꿈을 꾸되 현실을 직시하라는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름 간절히 바라는 꿈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는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에 반감을 품을 게 아니라, 지금 그 꿈을 이룰 수 있는만큼의 노력을 하고 있는지, 노력할 방법이 잘못된 것은 아닌지, 놓치는 부분은 없는지 살펴보는게 먼저였다.'
-p. 86
'당장 나의 생활이 힘들어도 꿈을 찾아 성공한 사람들을 보라며 그게 행복한 인생이라는 듯 말이다. 하지만 20대가 다 지나고 보니 "꿈도 중요하지만 최소 생계유지를 위해 돈을 버는 것, 직업을 갖는 것도 어마어마하게 중요했다. 누구든 현실을 살아가야 하니까 말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나는 커다란 꿈만 꾸면서 현실적인 노력은 하지 않은채 지금 생활에 만족하지 못하고 툭하면 멘탈 흔들리는 사람들보다, 꿈은 특별히 없지만 현실을 직시하며 무난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참 존경스럽다.'
-p. 90
그녀 역시 이웃 주변에서 그저 현실에 맞추어 성실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결국에는 행복하고 여유로운 생활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있다고 말한다. 돌이켜보면 필자의 주변에도 그저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면서 한 걸음씩 진일보 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멋진 모습으로 변화되어 있는 것을 보게된다.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 꿈을 꾸는 것 만큼 중요하다는 것은, 사실 생계가 달린 현실을 치열하게 살아내보지 못한 10대들에게는 직접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부분이다. 작가의 외침이 10~20대의 젊은 친구들에게 주는 함의가 있을 것이다.
절대 실패에 익숙해지지 마라
책 전반에서 느껴지는 작가 그녀의 외칭은 끈기 부족과 실패에 대한 허탄한 심정이다. '하나라도 꾸준히 했으면' 이라는 심정이 책 전반에 후회로 그려져 있다. 그녀는 한 챕터를 할해하여 실패에 익숙해지면 위험하다고 하면서 독자들에게 영민한 사람이 될 것을 부탁하고 있다.
"삶에 좋은 양분이 되는 경험은 따로 있다. 안 좋은 경험은 썩은 피와 썩은 살이돼서 평생 내 인생을 곪게하는데 일조할 뿐이다."
-p. 140
"실패도 경험이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 나는 이 말들을 참 좋아했다. 하고 싶은 것맘ㄴ 골라서 도전할 때마다 거의 대부분 실패했는데 그게 경험이고, 성공의 어머니라고 하니까 얼마나 좋은가! (중략) 하지만 나는 포기가 습관이 되었다는 것도 눈치채지 못했다. 너무 익숙해서였다. 그저 어느 순간부터 나도 모르게 '나는 게으른 사람, 꾸준히 못하는 사람, 뭐 하나도 끝까지 하지 못하는 사람' 이런 생각이 내 마음 깊은 곳에 자리 잡았을 뿐이다."
-p. 141
하지만 한편으로 실패가 두려워 도전을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라고 충고 해주고있다. 삶의 풍요로움까지 잃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그렇다. 끝까지 끈기를 가지고 버티는 것, 속 된말로 소위 '존버' 정신은 중요하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하지만 시작만 하고 끝을 맺지 못하면 작심삼일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실패를 두려워하고 도전을 망설여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건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럼 그만큼 삶이 풍요로워지거나 더 나아질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되는거니까 말이다. 단지 두려워해야 할 건 실패에 익숙해져서 최선을 다하지 않는 행위다."
-p. 143
그녀가 말하는 연애와 결혼에 대하여
또한 책에서 많은 지면을 할해하는 것이 '연애 와 결혼'에 대한 부분이다. 남성들보다는 여성들이 더욱 관심을 갖는 이 결혼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있다.
필자는 내심 '결혼도 안한 친구가 결혼에 대해 이야기 하다니.'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특수하다면 특수한 그녀의 상황(모야모야병)때문도 때문이거니와 진심이 느껴지는 그녀의 말에 차츰 귀 기울이게 되었다.
그녀가 최정 작가의 <미친연애2>라는 책에서 인용한 재미있는 구절 몇 개를 소개해본다.
"현재 나한테 어울리는 남자는 바로 지금 나한테 대시하고 있는 남자라고 한다. 만약 "내 이상형은 나한테 관심도 없는데 왜 만날 저런 찌질한 남자들은 꼬이는 거야!?" 이런 상황이라면 내가 그 찌질한 남자에게 어필되는 수준이고 그 찌질한 남자가 지금 나한테 어울리는 남자라는 거다. (중략)
나는 그동안 스스로 발전하는 거 하나 없이 늘 전과 전혀 달라지지 않은 상태에서 더 나은 남자를 바란 것이다. 어쩌면 정말 드라마처럼 백마 탄 왕자님을 바랐던 건지도 모르겠다."
-p. 228 -229
모야모야병이라는 희귀질환을 앓고 있고 지금은 연애를 하고 있지도 않고, 심지어 백수이지만 나름데로 자신의 이상형을 만나기를 기원하고 있다는 그녀.
20대 초의 철없던 그녀는 이제 서른을 앞두고 결혼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내가 20대 중반까지 심하게 착각했던 것 중 하나가 '결혼'만 하면 연인과의 관계가 지금보다 더 좋아질 거라는 것이었다. 연애하면서 쌓이고 쌓인 섭섭함과 상처도 있고, 상대 집안과 내 사이에 생길 문제들도 있고, 계속 지지고 볶았지만 그래도 좋아하니까 가끔 행복하니까 결혼만 하면 더 행복해질 거라는, 둘 사이의 문제들이 자연스레 해결될 거라는 착각 말이다."
-p. 242
"혹시나 20대 초중반에 결혼을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진심으로 결혼만큼은 20대 후반에 하라고 얘기해 주고 싶다. 어차피 요즘은 여성의 경우 28-30살 전후로 결혼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지만... 어쨋든 나는 빨라도 28세 이후에 하는 것을 추천한다.(중략) 나이가 들면서 자신의 위치가 바뀌게 되고 그에 따라 생활 환경과 가치관이 변하게 되는데 이 때 이성에 대한 생각도 많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p. 245
평소 결혼에 대해 갖고 있던 생각을 그녀가 잘 정리해준 멘트라고 생각했다. 10대와 20대 초는 짧은 자신의 경험보다 또래 집단과 미디어에서 때리는 이미지들에 많은 영향을 받는 시기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사회적 책임과 무게, 변화된 환경 속에서 이성관은 점차 자신에게 맞는 수준으로 맞추어진다. 또한 더욱 현실적으로 바뀐다. 어릴 때의 순수한 마음을 오래도록 지키고 있는 것 역시 아주 가치있는 일이겠지만, 그녀의 말 처럼 성숙의 과정에서 점차 수정되는 것은 거스를수 없는 것이다.
"물론, 20대 초반에도 서로를 잘 이해해주고 아껴주는 배우자를 만났다면 이런 난관도 잘 극복하겠지만 그런 부부들이 생각보다 적다 보니... 차라리 나는 조금 더 안전하게 20대 후반에 결혼을 추천하는 것이다"
-p. 247
서평을 마치며
학창시절, 집안 어른들과 선생님들이 해주는 조언보다 한두 살 터울의 형, 누나, 친구들이 해주는 조언이 더 가슴에 와닿았던 적이 있는가? 이 책을 읽으면 친한 친구, 언니/누나가 해주는 진심어린 조언이 이와 같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신의 처지를 보잘 것 없게 느끼기도 했지만 이제는 소소한 행복에 감사하는 그녀. SNS를 통해서 세상과 소통하며 시와 에세이, 사진들로 자신을 표현하고 모야모야병 환우들과 소통하는 그녀의 에세이. 책을 통해서 건강한 나의 몸과 주어진 여건에 감사하였고 용기를 내어 글을 쓴 그녀에게도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20대 여성분들이라면 충분히 도움을 받으며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Ja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