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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요일의 여행 - 낯선 공간을 탐닉하는 카피라이터의 기록
김민철 지음 / 북라이프 / 2016년 7월
평점 :
품절
여행에세이를 꽤 읽어서인지 어느 순간부터 특이할만한 부분이 없으면 크게 기억에 남지를 않는다. 이 책은 카피라이터가 기록한 여행기라고 해서 궁금증이 생겼다. 초반부는 그냥 그랬는데 무능해서 유능한 여행 짝꿍인 남편 얘기와 보석같은 청춘의 팬이 여행, 출장 차 가게 된 스리랑카에서 마주친 희망, 그리고 국내 여행을 다룬 후반부는 참 좋았다.
저자가 카피라이터여서 그런지 중간중간 사진과 함께 들어가 있는 시(?), 여튼 짧은 글들이 인상적이었다. 나는 전에 우리 모두에게는 행복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고 적었었는데 저자는 촬영 차 출장 온 스리랑카에서 해맑게 웃는 아이들을 보며 '어떤 희망은 의무다'라고 말한다. 어쩌면 여행의 모든 순간은 늘 우리에게 행복과 희망을 얘기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늘 여행을 꿈꾸는지 모르겠다.
저자는 마지막 챕터에서 자신이 살고 있는 망원동 여행을 통해 일상과 여행이 떨어져 있지 않음을, 일상이 얼마든지 여행이 될 수 있음을 말하고, 그 여행을 꾸준히 해나가겠다는, 동네 여행자가 되겠다는 다짐을 한다. 문득 나도 30년 가까이 살고 있는 동네 탐방을 틈틈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 때는 뒷산의 약수터도 다니고, 골목골목 누비며 싸돌아다녔는데 오래 살게 되니 동네라는 게 찬밥이 되어 가는 거 같다. 이제 더 이상 아는 애들도, 친근한 아주머니들도 없지만, 더 많은 것들이 사라지기 전에 조금씩 돌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