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오로라 레베카 시리즈
오사 라르손 지음, 신견식 옮김 / arte(아르테)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역시 여름에는 이렇게 더울 때는 스릴러나 미스터리 추리소설 만한 게 없다. 자주 접하던 작가가 아니면 취향에 맞는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오프라 윈프리 쇼에서 선정했다는 홍보문구도 그렇고 기본은 하겠지 싶어서 샀다는...! 하지만 저런 홍보문구에 낚일 수 있는 가능성을 무시하지 않은 게 나의 실수??? ^^;;;


오사 라르손이라는 작가의 스웨덴을 배경으로 한 「블랙 오로라」는 낯선 북유럽 풍광과 발음도 어려운 인물 이름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만큼 친숙한 미스터리 소설로서의 골격을 가지고 있다. 다만 마지막 장을 넘긴 후에도 뭔가 명쾌하지 않고 찜찜한 기분이 남는다는 게 나한테는 옥의 티였다. 그게 더 좋은 독자들도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개인적으로 이런 소설 안에서 전반적인 사건의 상황과 결론이 뚜렷이 보이지 않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 부분을 제외하면 이 더운 여름에 시원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스톡홀름에서 세무변호사로 일하는 레베카는 종교 지도자로 활동중이던 빅토르가 참혹하게 살해당했다는 뉴스를 보게 되고, 빅토르의 누이이자 어린 시절 동무였던 산나의 전화를 받는다. 산나와 그녀의 두 딸을 외면할 수 없었던 레베카는 키루나로 향하고, 용의선상에 오르게 된 산나의 변호사 역할을 자처한다. 산나를 도우면서 보이지 않는 위협까지 받게 된 레베카는 진실에 가까워지기 위해 세무변호사로서의 인맥을 활용하고, 빅토르가 몸 담았던 종교단체의 비리까지 알게 되는데... 과연 빅토르는 왜, 어떻게 죽게 된 것일까?

 

읽다가 얼마 전에 봤던 영화 <스포트라이트>까지 겹쳐져서 교회라는 단체에 대해 참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사실 이 책에서 그 부분이 크게 중요한 거 같지는 않고, 비정상적인 가정사가 모두의 침묵으로 인해 대를 잇는 비극으로 치닫게 된 게 포인트인 거 같았다. 아버지에게서 시작된 친족 성추행이 침묵과 무관심으로 인해 발각되지 않은 채 아들로 이어지고, 결국에는 살인이라는 극단적인 해결책으로 결말이 난 것이다.

하지만, 난 아직도 모르겠다. 빅토르가 정말 그런 삼촌이었을까? 부패하고 이기적인 목회자였던 토마스와 베사는 쿠르트를 이용하고 조종한다고 생각했지만 그 반대가 아니었을까? 산나는 어릴 때부터 상처받은 희생자이자 모성애 넘치는 엄마, 그게 진짜 모습인 걸까? 이 책은 코난이나 김전일처럼 주인공 레베카가 '비밀은 모두 풀렸어'라며 '범인은 000야!'라고 시원하게 외치지도 않고 그렇다고 작가가 독자에게 다 말해주지도 않는다. 딱 주인공 레베카만큼만 독자들도 알게 되는데 그게 전혀 명쾌하지가 않다. 내 입장에서는 그게 너무 찝찝해서 이 더운 밤에 약간 짜증이 났다.


살면서 확실하게 명쾌한 게 얼마나 될까... 작가가 이 작품을 필두로 레베카를 주인공으로 한 범죄소설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론칭한 모양이던데 이제 이 찝찝한 기분은 버리고 의외의 활약(?)을 보여준 레베카의 상사 몬스의 로맨스같지 않은 로맨스가 후속작들에서 성공적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본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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