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큰 하버 ㅣ 더블린 살인수사과 시리즈
타나 프렌치 지음, 박현주 옮김 / 엘릭시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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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큰 하버』 역시 뉴욕 타임스 선정 21세기 최고의 스릴러 50선 중에서 보고 골랐는데 작가 이력을 읽으면서 보니 전에 읽었던 『시크릿 플레이스』의 작가였고, 작품 역시 같은 더블린 살인수사과 시리즈에 속하는 것이었다. 『시크릿 플레이스』보다 이전에 출간된 소설로, 개인적으로는 타나 프렌치의 다른 작품 말고 이 작품이 선정된 이유가 궁금했다.



더블린 살인수사과의 베테랑 케네디 형사가 신입인 커런과 함께 부동산 경기 침체로 몰락한 주택단지 '브라이언스타운'에서 벌어진 스페인 가족의 몰살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을 다루는 이 소설은 솔직하게 말하면 앉은 자리에서 쭉 읽어나가는 게 쉽지는 않았다.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지. 네가 정의하기에 달렸어. 리치, 너도 봤듯이 내게 냉정한 새끼란 제니퍼 스페인의 눈을 똑바로 보고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야. 미안합니다, 부인. 가족을 살육한 자를 잡지 못할 거 같습니다. 저는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하게 만드느라고 너무 바빴거든요. 나중에 보죠. 그래놓고는 집에 총총 돌아가서 근사한 저녁 식사를 하고 푹 자는 거지. 나는 그런 짓은 못 해. 그래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그 과정에서 사소하게 냉정한 짓을 해야 한다면 난 그렇게 할 거야."

- 『브로큰 하버』 中 p.261


이 사건을 제대로 해결하고 싶은, 그리고 그만큼의 기대를 받고 있는 케네디 형사는 신입과 함께 수사하기에 증거, 용의자, 관련자를 다루면서 그 방법에 대해 꼼꼼하게 교육하는 것도 잊지 않는데 그게 읽는 사람까지 같이 훈련받는 느낌을 준다. 결과적으로는 이 때문에 흥미진진하다기보다는 숨이 막힌달까.

배경이 되는 '브라이언스타운'은 케네디 형사의 어린 시절 자살한 어머니와도 연관된 '브로큰 하버'의 장소인 데다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여동생 디나까지 등장해서 수사에 몰두하면 할수록 그의 피로감과 심적인 불편감도 고조된다. 예상보다 잘해낸다는 느낌을 주기는 했지만 처음 합을 맞추는 커런 형사의 능력치도 불안 요소였다.


대체 커런 형사는 왜 그랬을까? 책을 다 읽고 나서 가장 크게 드는 의문이다. 그의 망설임은 누구에게도 어떤 도움도 되지 않았다. 사건을 해결하려는 케네디 형사에게도, 유일하게 살아남은 제니퍼 스페인에게도, 그리고 주요 용의자인 코너에게도… 그냥 케네디 형사가 코너의 집을 수색할 때 느꼈던 쎄함이 맞았다는 거 알려주려고 그랬던 것인가?

이전에 읽었던 『시크릿 플레이스』처럼 이 작품의 인물들도 진짜 소통을 하지 못한다. 속 사정은 감추고,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는 피하고 마음속에 담는다. 스페인 가족을 누구보다 아꼈던 코너가 차라리 처음부터 그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면, 파산 지경이었던 제니퍼와 패트릭이 자신들의 처지를 있는 그대로 인정했다면, 증거를 발견했던 순간 커런이 케네디와 공유했다면, 이 3가지 중에 하나라도 이루어졌다면 결말에서 누구 하나는 비극을 피할 수 있었을 거 같다.



개인적으로는 『시크릿 플레이스』가 더 좋았다. 그럼에도 이 작품이 스릴러 50선에 선정된 이유를 굳이 찾아보자면 마지막까지 팽팽하게 유지되는 심리적인 서스펜스 때문일 수도 있겠다. 그게 읽는 사람을 더 어렵게 만들기는 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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